2012년은 무려 60개국에서 대선 혹은 총선이 이뤄지면서 지구촌의 판도가 뒤바뀌는 특별한 해라고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올해 선거의 메인 이벤트이자 전세계에 이슈가 되었던 미국 대선이 시작된 지난 11월 6일, 치열한 경합 끝에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다시 화려한 막이 시작되고 있지요.
<2012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 출처: 트위터@Barack Obama>
대통령이 바뀌면서 정권이 교체되면 기존의 정책들에 많은 변화가 생기곤 하는데요.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기존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던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급격히 하향세를 보이게 되는데요. 바로 재선으로 인해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를 함께 알아보도록 할까요?
▶재정절벽(Fiscal Cliff) 이란?
‘재정절벽(Fiscal Cliff)’이란,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시행하던 재정지출 정책들의 시효가 만료되면서 더 이상 재정을 풀어 경기를 진작시킬 수 없고, 오히려 자동적으로 재정감축을 실행해야 하기 때문에 급격한 정부지출 감소가 일어나고, 가계나 기업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재정절벽이 현실화 될 경우 미국 전체 GDP의 3~5%에 달하는 5,720억 달러 규모의 재정긴축 효과가 발생해 미국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출처 : The Miami Herald>
문제는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 재정절벽의 해결 방법에 대한 합의가 완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앞으로도 두 정당이 합의점을 끌어내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데요.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층에 대한 감세만 연장하고 부자들에게 증세하자는 의견이 강합니다. 특히, 최고세율을 상향조정하고 자본이득과 배당소득에 대한 세율도 인상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공화당은 부시 정부의 감세안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의료비와 공무원 감축을 통해 재정을 확보하자는 주장입니다.
<출처: 동부리서치>
이번 총선 결과 상원은 민주당이, 하원은 공화당이 계속 과반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재정절벽을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대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재정절벽에 대한 리스크가 급부상하게 된 것입니다.
▶타협이 어려워 재정절벽(Fiscal Cliff) 가능성 높아
그렇다면 재정절벽 해결을 위한 가장 긍정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연말이 오기 전, 공화당과 민주당이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인상과 재정지출 삭감을 통한 재정긴축 방안에 합의함으로써 ‘대타협(Grand Bargin)’을 이끌어 내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부유층 세금인상 관련 이슈로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강한데요. 이와 같이 오바마와 공화당의 이견이 좁혀지지 못하고 타협에 실패할 경우, 2013년 초에 재정절벽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장기적으로 신뢰할만한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기도 합니다.
▶단기적인 충격은 있겠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제한적
재정절벽이 현실화 될 경우 금융시장에는 단기적으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압박으로 연초 이후에는 양당이 합의되는 법안들을 빠르게 처리할 것이며, 실제 재정긴축 규모도 미국 경제가 충분히 감내할 만한 규모인 3천억 달러 내외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편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재정절벽’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 단계적인 합의와 시한 연장 등으로 시간을 버는 방법을 쓸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임시방편일 뿐이며, 잠재적인 재정절벽의 위험을 계속 떠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금융시장에는 오히려 긍정적이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With MBC>
결과적으로 재정절벽은 ‘대타협(Grand Bargin)’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단기적인 관점에선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바라봤을 땐 절충안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제한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