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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잇단 고속도로 사고, 도로의 암행어사가 뜬다!

지난 17일,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입구에서 관광버스가 서행하고 있던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사고로 휴가를 마치고 돌아가던 꽃다운 20대 탑승자 4명이 숨지고, 3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사고의 원인은 버스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밝혀졌는데요.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 많은 분이 충격을 받고, 애도를 표했죠. 한창 여름 휴가로 붐비는 고속도로, 안타까운 제2의 사고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도로교통 관리 공단이 발표한 도로 종류별 교통사고 통계를 살펴보면, 최근 5년 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는 총 18,659건으로, 2015년에는 2011년 3,800건에서 18% 늘어난 4,495건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고속도로 사고가 특히 위험한 것은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2014년 발생한 고속도로 부상자는 8,578명이었지만, 2015년에는 11,014명으로 무려 28% 증가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차량이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기 때문에 제동 시간이 길고, 2차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사상자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휴가철 고속도로 사고의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안전운전 불이행, 안전거리 미확보 등과 같은 법규위반 유형과 함께 운전자가 위험을 인지하고도 반응속도가 현저히 늦어지는 ‘졸음운전’을 들 수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중 화물차와 같은 대형차량이 원인이 된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41%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화물차의 경우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82%로, 승용차 55%, 승합차 54%의 사망률과 큰 차이를 보이는데요. 졸음운전은 면허 취소 수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만취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위험합니다. 덥고 막히는 휴가철 고속도로에서 졸음을 막기 위해서는 틈틈이 차량 환기, 스트레칭과 휴게소에서의 휴식이 꼭 필요하겠죠?


 


2014년 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해 들어간 사회적 비용은 무려 26조 5천억 원. 이는 한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8%이며 국가 전체 예산의 9.7%에 이르는 규모죠. 이 중 사상자의 발생 등과 같은 인적 피해비용이 59.0%, 15조 6,750억으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경제협력기구(OECD)가입 국가 중 세 번째로 무척 높은 편입니다. 안전의식 결여, 법규 위반, 음주나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사회적, 인적 피해가 막심한 셈입니다. 



선진국의 경우, ‘비노출 단속’이라 불리는 암행순찰차는 물론, 다양한 방법으로 교통법규를 강화하여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보다 한층 강력한 처벌과 규정으로 사고를 예방하고 있는 것이죠. 프랑스의 신호, 속도 위반 평균 범칙금은 17만 원 가량이며 영국은 무려 25만 원 이상입니다. 두 번 이상 규정 속도를 위반하면 500만 원 벌금에 3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되기도 합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관광버스에 의무적으로 음주측정기를 달도록 했죠. 심지어 음주운전을 할 것이라 생각되는 사람에게 술을 판매하면 판매한 사람까지 처벌합니다! 핸들을 잡기 전에 긴장하게 되는 강력하고 적극적인 사고 예방법이죠?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고속도로 사고를 줄이기 위해 알람 순찰, 졸음쉼터 설치, 반사판 정비 등 졸음운전 예방 캠페인이 진행 중입니다. 또 안전거리 미확보나 전방주시 태만 등 운전법규 위반에 의한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도 속속 등장하고 있죠. 국토교통부에서는 사업용 차량 운전자의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4시간 이상 연속 운전 후 최소 30분의 휴식시간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봉평터널 사고로 인해 대형차량의 교통 법규 위반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경찰은 고속도로에 암행순찰차를 추가 배치하기도 했는데요. 경부고속도로를 시작으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영동-서해안고속도로(7월 1일~10월 31일)까지 암행순찰차 배치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 암행순찰차는 이미 2016년 3월부터 도입된 차량으로, 평소에는 일반차량처럼 보이지만 과속, 지정차로 위반 여부, 갓길 운행 위반 차량을 단속할 때는 경광등, 사이렌, 전광판을 사용합니다. ‘고속도로의 암행어사’인 셈이죠. 


교통사고의 원인과 그로 인한 피해, 선진국의 교통 법규와 한국에서 실시한 암행어사 제도를 살펴봤는데요. 아차 하는 순간에 일어나는 교통사고. 사회, 경제, 정신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무척 심각합니다. 이런 불행한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운전자들도 교통 법규를 준수하는 등 교통문화를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