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가에 슈퍼히어로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그 중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슈퍼히어로는 배트맨인데요. ‘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통해 국내외 영화팬들에게 이미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등 승승장구 하고 있지요.
여기에 대항하여 나름 선전하고 있는 순수 국산 슈퍼히어로가 있습니다. 바로 ‘각시탈’입니다. 물론 ‘각시탈’을 슈퍼히어로 라고 칭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만 최근 안방에서의 활약상으로 볼 때 배트맨에 대적할 만 하다고 볼 수 있죠.
이 둘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우선 가장 큰 공통점이‘가면’ 입니다. 필요한 순간에 어디선가 가면 하나 쓰고 나타나 정의를 위해 싸우는 영웅으로 변신하지요. 또 혼자서 다수의 적과 싸우지만 언제나 승리한다는 점에 있어서도 비슷합니다.
▶갑부 배트맨 vs 서민 각시탈
그러나 이 둘은 경제력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배트맨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기업의 CEO에 오른 재벌형 슈퍼영웅으로, 웅장하고 거대한 성에 사는 것은 물론 개인 집사까지 두고 있습니다. 또 초인적인 능력이 없는 그는 재산으로 마련한 배트카나 배트바이크, 비행기 이외에도 기상천외한 최첨단 무기들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추정한 배트맨의 재산은 약 800억 달러(약 90조원)에 이른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면 조선의 영웅 각시탈은 일본 제국경찰 하급 간부이며, 극중 보이는 재산은 허름한 집, 말 한필, 각시탈 한 개 그리고 무기로 쓰는 쇠퉁소 하나 입니다. 다시 말하면, 수중에 가진 재산이 거의 없다는 얘기입니다.
▶효율 측면에서는 각시탈의 승!!
그렇다면 배트맨과 각시탈 중 누가 더 뛰어난 '슈퍼히어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비용 대비 효율'입니다.
미국의 경제 전문 블로그 센티브즈가 배트맨이 되는 비용을 약 32억원으로 계산했다는 기사가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사실 이 금액은 단단한 몸을 만들기 위한 개인 트레이너와 집사 고용비용, 배트맨 전용 특수복장, 전용 스텔스기, 비행기, 배트카 등의 무기 제작비용 등을 감안했다고는 하나 첨단무기들이 대량생산이 아닌 주문제작인 점, 특수기술 개발에 엄청난 비용이 투입되는 점, 전투로 인한 첨단무기의 손실과 그에 따른 수리 및 교체비용 등을 감안할 때 실제 ‘슈퍼히어로 배트맨’의 운용에 드는 비용은 32억원 보다 훨씬 큰 금액일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렇게 큰 금액을 들인 배트맨이지만 악당들로 인해 고담시가 거의 박살이 난 후에야 겨우 출동해서 그들로부터 도시와 시민을 구합니다. 결국 배트맨은 운용비용도 크고 피해비용도 엄청나게 크다는 말입니다.
<출처 : 배트맨 홈페이지>
한편 각시탈이 가진 가장 비싼 장비는 현재 기준으로 200만원이면 살 수 있는 말 한마리 입니다. 각시탈은 주 무기인 무술을 배우기 위해 도장에 다닌 것도 아니며, 심지어 출동할 때도 배트맨처럼 연료비가 드는 것도 아닙니다.
반면 각시탈이 출동하기 전에 일본인들로부터 받는 피해라고는 고문에 의한 몇몇 인물의 신체적 고통 수준이며, 가장 심한 경우가 시장에 진열되어 있는 물건들을 뒤엎는 정도, 또는 종로경찰서 기물파손 정도입니다. 결국 각시탈은 배트맨에 비해 최소의 운용비용으로 피해상황이 극히 작은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배트맨 보다 각시탈이 훨씬 효율적인 슈퍼히어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 각시탈 홈페이지>
▶슈퍼히어로의 한계
그러나 이 둘 모두 활동 영역에 있어 분명한 한계를 보입니다. 이들은 슈퍼맨과는 달리 초능력을 지니지 못한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에 배트맨은 고담시에서만, 각시탈은 종로에서만 활동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효율성 여부에 상관없이 고담시민에게는 배트맨이, 종로구민에게는 각시탈이 각각 최고의 슈퍼히어로일 것입니다.
한편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배트맨과 각시탈 같은 슈퍼히어로의 혜택을 받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혹시 이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면, 배트맨 또는 각시탈이 좋아할 만한 미녀를 특별 섭외하는 것이 한 방법일 수는 있어 보입니다.
아니면 거미가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을 자주 방문해 혹시라도 초능력 거미에 물리거나, 직접 각시탈을 구입해 쓰고 다니며 본인 스스로 히어로가 되는 것도 한 방법이겠죠?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히어로들이 활약할 만큼 무법천지나 범죄의 도시가 없다는 점이 함정이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