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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주식시장 핫 키워드 '후강퉁' 제대로 알기

  

 뉴스를 읽다보면 중국어가 어느덧 우리 생활 깊숙히 파고들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국내 유명 백화점과 면세점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뜻하는 “요우커”(遊客)를 잡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요. 중국 신세대를 의미하는 “바링허우”(八零后)는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인데요. 바링허우는 중국의 소비와 유행을 주도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집중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세대랍니다.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가장 핫한 중국어는 바로 후강퉁(沪港通)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핫 키워드 '후강퉁'으로 중국과 홍콩 주식 교차거래


후강퉁중국 상하이 증시 홍콩 증시 교차 거래허용하는 제도입니다. 후강퉁은 2014년 11월 17일자로 시행된 그야말로 따끈따끈 한 제도라고 할 수 있죠. 글자 그대로 중국을 나타내는 후(沪)와 홍콩을 나타내는 강(港)이 통(通)한다는 것인데요. 후강퉁은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중국 본토 주식을 매매하는 “후구퉁”(沪股通)과 중국 본토 거래소에서 홍콩 주식을 사고 파는 “강구퉁”(港股通)으로 나뉩니다. 그 동안 우리나라를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본토 주식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없었는데요. 홍콩 주식 투자는 이전부터 가능했으므로 후강퉁이 이슈가 되는 것은 강구퉁 보다는 바로 '후구퉁' 때문이랍니다.   


현재 중국의 주식시장상하이거래소와 선전거래소로 나눠져 있고, 홍콩홍콩거래소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또한 중국 본토 주식은 중국인만 거래할 수 있는 A주와 외국인도 매매할 수 있는 B주가 있는데요. A주는 2002년 말부터 적격외국인투자기관(QFII)에게 개방돼 왔었죠. 다만 중국 기업들 중에서 규모가 큰 우량기업들은 본토뿐만 아니라 외국인 거래가 자유로운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QFII가 아닌 투자자(개인 포함)들은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H주)들에 투자해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효과를 노렸던 것이죠. 국내에서 판매되는 상당수 중국 펀드들이 중국 본토 주식보다는 H주에 투자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죠. 

  

 

  

  

▶ 적격외국인투자기관(QFII)


   QFII(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는 중국 상하이와 선전 주식시장에서 중국인 투자전용 주식(A)을 직접 매수할 수 있는 자격을 중국 정부로부터 부여 받은 외국 투자기관입니다. 중국은 2002년 말 QFII를 도입했고 2003 5 UBS와 노무라에 QFII 자격을 준 것을 시작으로, 201410월 현재 총 258개 기관에 약 641억 달러(70조 원 정도)의 투자 한도를 부여하고 있지요.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유안타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한국투자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이 QFII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중국 주식과 홍콩 주식의 격차는?

    

물론 중국 주식 중에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면서 홍콩증권거래소에도 상장한 종목들이 있지요. A주와 H주에 동시에 상장되어 있는 종목은 총 86개 인데요. 사실 A주와 H주는 외국인들의 투자 기회도 다르고 환율 차이도 존재하므로, 같은 종목이라도 상장되어 있는 시장에 따라 주가가 다르게 평가된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에 후강통이 시행됨에 따라 상하이와 홍콩 간에 자유로운 주식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이 같은 주가 차이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로 이뤄진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주)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 중 우량주 40개로 구성되어 있고,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 주식 1,000개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A주)와 항셍중국기업지수(H주)가 항상 유사한 폭으로 오르내린 것은 아니지만, 과거 주가 움직임을 보면 대략 유사한 방향으로 등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즉 중국 본토 주식이 오르면 홍콩 H주도 오른 경우가 많았고, 중국 본토 주식이 떨어지면 홍콩 H주도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죠.  


       

                   

 

사실 중국은 외국인들이 중국의 금융시장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왔는데요. 적격외국인투자기관(QFII) 외에도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기관(RQFII) 제도도 도입해 금융시장을 조금씩 개방해 왔지요. RQFII는 90개 정도인데,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주석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800억 원 위안(약14조원) 규모의 RQFII 한도를 부여하기도 했답니다. RQFII는 위안화로 투자하고 자산 운용에 있어서 제한이 없다는 점이 QFII와 다르고요. 

 


▶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기관(RQFII)

   RQFII(Renminbi 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는 외국 투자자들이위안화로 중국 본토의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자격부여한 것입니다. QFII는 외국 통화로 투자해야 하나 RQFII는 위안화로 투자하며, QFII가 주식에 50% 이상 투자해야 하는 반면 RQFII는 투자 대상에 규제가 없어 100% 채권도 가능하지요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 및 유의사항

  

우리나라 투자자가 후강퉁으로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후강통 매매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7개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야 합니다. 현재 대신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가 매매시스템을 갖추고 있답니다. 해외 주식 매매가 가능한 종합계좌를 개설해야 하고요. 중국 본토 주식 매수에 필요한 위안화로 환전한 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도 되고 모바일도 가능하며 영업점에서도 매매 주문을 낼 수도 있지요. 


투자자들은 거래 대상확인해야 합니다.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전체가 거래 대상은 아니지만, 시가총액의 약 90%를 차지하는 568개 종목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일일 매수한도는 130억 위안(2조 3,200억 원)으로 정해져 있어, 한도에 도달하며 매수 주문을 낼 수 없고요. 총액 한도는 3,000억 위안(약 54조 원) 입니다. 후강퉁 시행 첫날인 지난 11월 17일에 국내에서 중국 주식 매수에 유입된 자금만 150억~200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죠.  


투자자들은 거래 시간도 알아야겠죠. 상하이거래소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시간은 우리나라 시간 기준으로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오전장)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오후장) 인데요. 상하이 증시나 홍콩 증시 혹은 국내 증시 등 셋 중 하나라도 휴장이면 중국 주식을 거래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일단 주문이 접수되면 취소가 불가능하고 정정 주문도 안 되므로 신중하게 주문을 내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일 매수한 주식을 당일 매도할 수도 없는데요. 데이 트레이딩이 안 된다는 얘깁니다. 중국 주식 매수 단위는 100주이고요. 매도 시에는 100주 아래로도 가능합니다.. 

     

                


  놓쳐서는 안 되는 환율 변동, 세금, 수수료

  

중국 본토 주식 투자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그에 따른 위험도 꼼꼼히 따져봐야 하겠죠. 무엇보다도 중국 기업들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국내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습니다. 중국 증시의 하루 상하한가 폭은 ±10%로 우니나라(±15%)에 비해서는 낮지만, 중국 시장은 세계에서 변동성이 가장 높은 증시 중 하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죠. 또한 중국 주식은 위안화로 거래되는 만큼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환율 변동에 따른 환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고요.  

    


   

      

세금도 발생하는데요. 우리나라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데 따른 시세차익은 비과세이지만, 해외 주식 직접 투자에 따른 시세차익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22%를 내야 하죠. 다만 중국 정부는 후강통 출범과 함께 투자유인책으로 2017년 11월까지 3년 동안 자본이득세(매매차익의 10%)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네요. 이 외에도 중국 주식 투자에 따른 수수료는 국내 주식에 비해 높습니다. 평균적으로 온라인 0.3%이고 오프라인 0.5% 정도로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보다 10배 정도 높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중국은 우리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는데요. 주식도 예외는 아니죠. 또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은 투자처로서 적합한 시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식은 막연한 기대로 묻지마 투자를 재현하기 보다는 이익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재무구조가 탄탄한 우량주를 골라야 한다는 진리, 중국 주식 투자에도 예외는 아니겠죠? 






이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