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추억의 크리스마스 영화 <솔드 아웃>을 기억하시나요? 평소 아이에게 소홀했던 아빠가 아이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싶어하는 인기 장난감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내용의 영화였는데요. 영화 속 연말 미국 쇼핑몰은 마치 전쟁터를 연상하게 했죠. 미국에서는 각종 쇼핑몰이 소비자들로 들썩이는 이런 연말 기간을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부르는데요. 최근 해외 직구가 늘어나면서 미국의 쇼핑시즌이 한국의 소비 패턴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이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해외 직구를 이용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한 주간의 이슈들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있었던 설문조사. 무려 8%의 응답자가 ‘이것’ 때문에 과속운전을 한 적 있다고 답했는데요. ‘이것’은 바로 ‘블랙 프라이데이’입니다. ‘블랙 프라이데이란 11월 4주차 목요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최대 쇼핑시즌을 가리키는 용어인데요. 소매업체의 1년 매출 중 70% 이상이 이때 이루어져 ‘흑자가 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요즘 해외 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블랙 프라이데이’는 한국에서도 중요한 쇼핑 시즌으로 자리를 잡았죠. 이 시즌에는 최대 90% 이상 할인을 하기 때문인데요. 국내 인터넷 쇼핑몰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한 소비자 중 71% 이상이 이 기간에 해외 구매 대행업체를 통해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해외 직구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피해 상담 건수 또한 배 이상 늘고 있는 상황. 공정거래 위원회에서는 ‘해외 구매 관련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피해 사례는 아주 다양한데요. 제품 하자로 환불을 요청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해외 배송비를 문다거나, 국내에서는 무상수리가 불가능한 제품을 구매하고 당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해외 구매 대행업체의 문제로 제품을 아예 받지 못한 피해자도 있고요.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구매 전 여러 가지를 살펴봐야 하는데요. 교환이나 환불에 관한 규정을 체크하고, 혹시 모를 쇼핑 사기에 대비해 결제 방식을 신용카드 할부로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혹시 제품에 문제가 있을 때에는 ‘구매대행 업체’ 역시 국내법에 따라 7일 이내에 청약 철회가 가능하다는 사실도 알아두어야겠죠. 성공적인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을 위해서 교환, 환불 규정 먼저 살펴보는 것도 잊지 마세요.
▶ 고령층 가계부채 적신호, 은퇴 후 파산 우려
흔히 전후에 태어난 사람들을 가리켜 ‘베이비붐 세대’라고 부르는데요. 한국의 경우에는 55년에서 64년에 태어난 약 990만 명이 ‘베이비붐 세대’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한국 근대사의 파도를 헤쳐온 5~60대들은 이제 은퇴를 앞둔 상황. 그러나 치열하게 보냈던 젊은 시절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가계부채가 주로 50대가 가장인 가구에 집중되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죠.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발표한 ‘가계부채의 연령별 구성변화’ 보고서를 살펴보면, 가구주 연령이 50대인 가구가 진 빚은 전체 가계부채의 35.1%에 달합니다. 50대 가구의 평균 부채는 약 7,959만 원. 전 연령대 평균 가계 부채를 훨씬 웃돌고 있는데요. 이렇게 50대의 가장을 둔 가구의 부채가 다른 연령대보다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내집마련’에 있습니다. 그들이 40대였던 2000년대 초반, ‘내집마련’을 위해 은행에서 진 빚을 아직 갚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요. 만약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앞으로 이에 따른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차후에 생길 가계 부실과 노후불안 문제를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 대출규제 등의 대안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가계 부채로 인한 노후 불안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찍부터 노후를 대비한 재정설계가 필요해 보입니다.
▶ 한국 오면 비싸지는 수입약~ 약값도 천차만별
최근 유명 해외 업체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제품가격이 현지보다 비싸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는 호구’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런 문제는 ‘약값’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최근 한국소비자연맹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다국적제약사가 국내에 판매하는 일반의약품 가격이 해외와 비교해 최대 149%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는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 6개국의 단위가격을 비교한 것인데요. 그중 가장 많은 가격의 차이를 보인 제품은 A사의 소화제로, 해외보다 무려 149.5%나 비쌌습니다. 의약외품 역시 마찬가지. B사의 모이스쳐 크림이 해외평균가격보다 57%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약값은 국내 약국 유형에 따라서도 천차만별이었는데요. 동네약국, 클리닉 약국, 병원 문전 약국, 대형약국 등 의 약국 유형 중에서 동네 약국이 가장 비싼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69.6%의 응답자들은 약값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답했는데요. 소비자 대부분은 처음 들어간 약국에서 약사가 권유하는 약을 바로 사기 때문에, 가격 비교가 어려운 것이죠. 의약품은 다른 무엇보다 합리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중요한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선택폭이 좁아 보이는데요. 유통채널을 개선하고 가격정보 공개를 확산한다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게 되지 않을까요?
▶ 따뜻한 겨울 예상에 아웃도어 브랜드 울상
최근 미국에서는 38년 만의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 때문에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일부 지역에서는 이틀 만에 1년 치 적설량이 한꺼번에 내렸다고 하죠. 그러나 국내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지난해에 이어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앞으로도 큰 강추위는 예상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이런 따뜻한 겨울 날씨 소식에 울상 짓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아웃도어 브랜드들인데요. 지난해 강추위를 위해 만들었던 겨울철 아웃도어들이 재고로 남아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최근 내수시장까지 바싹 얼어붙어, 아웃도어 업계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인데요. 이런 상황 때문에 대부분의 아웃도어 브랜드가 때 이른 파격 세일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각 백화점에서는 적게는 30%, 크게는 5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겨울 다운점퍼 등의 아웃도어 상품 판매에 나섰는데요. 이런 아웃도어 업계의 잇따른 세일은 겨울 상품을 장만하기에 최적의 기회! 겨울 아웃도어 패딩은 세일을 해도 꽤 고가의 가격이므로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는데요. 가격이나 브랜드보다는 패딩의 충전재를 살펴야 합니다. 보온력이 떨어지는 오리털을 사용하는 유명 브랜드 패딩이 거위털 제품보다 고가인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죠. 또 헤비다운, 미들다운, 라이트다운 등 기온에 최적화된 여러 종류의 제품들이 많아 구매가 까다로운데요. 그중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 무엇인지, 구매 전 확실히 따져봐야겠죠?
예금이나 적금을 담보로 은행에 대출을 받았을 때, 제때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은행은 예•적금을 통해 이 돈을 충당하게 되는데요. 고객이 원리금을 갚지 못했을 때, 해당 예금과 대출을 상계하고 남은 돈을 가리켜 ‘상계잔액’이라고 하죠. 이런 경우 대부분의 고객은 이 잔액에 대해서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이러한 상계 잔액은 은행이 업무처리를 위해 개설한 계좌에 편입되어 관리되므로 고객이 확인하기도 어려운데요. 지금까지 은행들은 이 잔액에 대해 고객들에게 특별히 알리지 않았습니다.
지난 7월, 금감원이 은행들을 대상으로 예•적금 대출과 관련해 실태점검에 들어가자, 예•적금 잔액을 고객에게 반환하지 않고 오랫동안 보유 중인 사례가 무려 4,700건(21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죠. 이는 고객명의 입금 계좌가 없다거나, 연락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었는데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감원은 내년부터 은행 내규를 개정하기로 했습니다. 고객에게 상계잔액 유무를 알려주고, 돈을 돌려받는 절차를 의무적으로 통지하는 것인데요. 이런 경우를 피하기 위해서는, 은행뿐 아니라 고객들도 항상 자산관리에 신경을 쓰는 게 좋을 텐데요. 오늘부터 간단히 ‘가계부 쓰기’부터 시작해봐도 좋겠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 , ’아웃도어 패딩 세일’ 등 연말을 맞아 쇼핑에 관한 이슈들이 많았죠? 성공적인 재테크의 ‘첫걸음은 절약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요. 들뜬 연말 분위기일수록 소비에는 신중을 기해야 하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경제 브리핑’으로 경제 지식 온도를 1’c 올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