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다시 활력을 잃은 모습입니다. 지난 여름에만 해도 코스피는 2100 포인트에 육박하며 전고점을 뛰어넘을 기세였는데요. 최근에는 다시 1900 선 붕괴마저 위협받고 있죠. 주가가 상승 탄력을 잃고 하락한 대표적인 이유는 바로 국내 기업들 의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는데요. 주가는 궁극적으로 기업이 창출하는 이익에 연동돼서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의 실적이 양호하면 주가는 상승하고 실적이 부진하면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소극적 투자 vs 적극적 투자
일반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답니다. 흔히 소극적 투자와 적극적 투자로 나누는 것이죠. 소극적 투자는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것이고 적극적 투자는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시가총액이 높은 상위 100여개 주식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가 바로 소극적 투자 방식이죠. 국내 증시 혹은 코스피의 움직임은 시가총액이 큰 주식들의 영향을 받으므로, 대형주에 두루두루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는 시장 전반과 유사하게 오르내릴 것이니까요. 아래 그래프에서 지난 1년 동안 코스피와 H운용사 인덱스 펀드가 비슷하게 움직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 인덱스 펀드란?
국내 주식형 펀드의 투자성과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코스피 변화율과 비교하기 마련인데요. 상당수 우량한 펀드들은 코스피보다 많이 오르고 또 적게 떨어지기도 하지만, 코스피 보다 덜 오르면서 더 떨어지는 펀드들도 많지요. 이에 딱 시장 만큼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펀드를 찾는 투자자들도 늘어났는데요. 인덱스 펀드는 바로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펀드로 코스피와 같은 대표적인 주가지수를 기준으로 삼고, 주가지수와 유사한 수익률이 나오도록 구성한 펀드입니다. 주가지수에 편입돼 있는 종목들을 골고루 포함시키고 그 편입 비율도 비슷하게 가져가면, 시장과 유사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면 개별 주식은 시장 전반과는 완전 딴판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이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도 개별 종목에 따라서는 크게 오를 수도 있고, 물론 크게 떨어질 수도 있죠. 아래 그래프는 개별 주식이 코스피와 얼마나 다르게 움직일 수 있는 지를 보여줍니다. 2013년 9월 초 당시의 주가를 100으로 놓고 이후 현재까지 1년여의 기간 동안 코스피와 S식품 주가를 비교해 보면, 코스피는 100.12로 0.1% 오르는데 그친 반면 S식품 주가는 340.80으로 240.8% 급등한 것이죠. S식품은 매출과 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상당수 투자자들은 시장 전반에 투자하기 보다는 몇몇 개별 종목을 선별해서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지요. 국내 증시가 제자리에 머물자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과 같은 맥락이죠.
그렇다면 국내 주식시장 전반은 못 오르더라도 개별 주식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려면 기업의 어떤 내용을 중점적으로 봐야 할까요. 개별 주식에 투자해서 돈 버는 투자자들이 반드시 확인하는 사항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데요. 물론 수많은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지요.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흔하고요.
여기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비교적 간편하게 기업을 파악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그 방법은 바로 기업의 성적표를 확인하는 것이죠.
1. 기업의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의 확인
기업은 원재료를 구매하고 제품을 생산하며 마케팅과 판매에 나서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다양한 활동 결과는 재무제표에서 나타납니다. 재무제표는 기업 활동의 성적표로,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등 여러 가지 보고서를 총칭하지요. 재무상태표는 기업의 자산, 부채, 자본 등 재무상황을 보여주고, 손익계산서는 기업의 매출, 비용, 순익 등의 성과를 파악할 수 있게 합니다. 현금흐름표로는 기업의 자금 조달과 운용을 알 수 있는데요. 상장 기업의 재무제표는 포털 사이트, 해당 업체 홈페이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 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고요.
투자하기에 좋은 주식은 부도날 위험이 적은 재무적으로 탄탄한 기업이며, 수익을 잘 내고 있고, 실적이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겠죠. 다시 말해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을 두루 갖춘 기업일 것입니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통해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을 평가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일반 투자자들이 재무제표의 각 항목을 일일이 찾아보기는 번거로우며, 찾았다고 해도 결과치만 봐서는 기업의 성적이 우수한지 혹은 부진한지를 평가하기는 쉽지 않죠. 기업마다 규모가 다르고 속한 산업이 상이하며 이전에 비해 나아졌는지의 여부는 곧바로 알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간편하게 확인하는 것이 재무비율입니다. 재무비율은 재무제표 항목을 보고 계산할 수도 있지만, 포털 사이트와 HTS 등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고도 있지요. 재무비율은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알아보는 손쉬운 방법이죠.
2. 기업의 수익창출 능력의 확인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회사의 수익창출 능력은 수익성 지표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익성은 영업이익률, 총자산이익률, 매출원가율 등으로 분석하는데요.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 비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냈는지를 봅니다. 영업이익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이고요. 일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어서면 수익성이 양호하다고 보고, 20%를 넘으면 우수하다고 평가합니다. 10% 미만이면 불량이겠죠.
총자산이익율은 회사에서 투입한 전체 자산에 비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달성했는지를 분석합니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총자산을 활용해 어느 정도의 수익능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지표지요. 물론 동일한 자산으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회사가 바람직하겠죠. 통상적으로 총자산 이익률이 3% 이상이면 양호하고, 6% 이상이면 우수한 것으로 봅니다.
매출원가율은 총매출액 중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데요. 한 단위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얼마의 비용이 드는가를 알아보는 지표입니다. 그러므로 비용은 적을수록 좋겠죠. 대체로 매출원가율이 90% 이하이면 양호하고 70% 이하이며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3.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 확인
기업의 수익성이 아무리 좋아도 재무적으로 불안정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돼 있는지, 즉 부도가 나거나 파산할 가능성은 없는지의 여부를 측정하는 지표가 바로 안정성 지표인데요. 유동비율, 부채비율, 자기자본비율 등이 대표적입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눠서 계산합니다. 단기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유동자산)이 단기간 내 갚아야 하는 부채(유동부채)를 상환하기에 충분한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대체로 유동비율이 150%는 넘어야 단기부채 상환 능력이 양호하다고 평가하는데요. 반면 100%보다 낮으면 유동자산이 유동부채보다 적어 유동자산으로 유동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움을 의미합니다.
부채비율은 부채와 자기자본(자산-부채)과의 관계를 나타냅니다.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눠서 계산하는데요. 부채가 많을수록 재무적으로는 불안정하겠죠.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자기자본 만으로는 사업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단기 채무의 압박이 심하지 않는 한, 자기자본을 초과하는 부채는 어느 정도 용인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 이하이면 양호하다고 보고, 400% 이상이면 불량하다고 파악합니다.
자기자본 비율은 총자본(자산) 중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부채는 이자와같은 금융비용이 부담되는 반면, 자기자본은 금융비용을 부담하지 않죠. 자금 상당 부분을 부채로 조달하면 금융비용으로 인해 이익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자기자본 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안정성이 높아집니다. 20% 이상이면 양호하고 30% 이상이면 우수한 것으로 봅니다.
4. 기업의 장래 성장성 확인
기업의 주가는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수익성 뿐만 아니라 미래의 수익 창출 능력 즉 성장성도 중요하겠죠. 다만 미래의 성장성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전년도에 비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미래 성장성의 근간으로 파악합니다. 총자산 증가율, 매출액 증가율, 영업이익 증가율 등으로 성장성을 평가하는데요.
총자산 증가율은 기업 경영을 위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총액이 전년도에 비해 어느 정도 증가했는가를 나타냅니다. 기업의 전체적인 성장 규모를 측정하는 것이죠. 10% 이상이면 양호하다고 보고, 20% 이상이면 우수하다고 파악합니다.
매출액과 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기업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매출액 증가율은 회사의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어느 정도가 늘어났는지를 알려주지요. 경쟁 업체보다 매출액 증가율이 높다는 것은 시장 점유율이 확대됐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10% 이상이며 양호하고 20% 이상이면 우수한 것으로 봅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얼마나 증가했는가를 나타내는데요. 영업이익은 매출총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 및 일반관리비를 뺀 결과로, 기업 고유의 영업활동 성과를 의미합니다. 영업이익에 포함되지 않는 영업외 이익은 이자, 배당, 임대료, 유가증권 처분 이익 등이겠죠. 일반적으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10% 이상이면 양호하고, 20% 이상이면 우수한 것으로 판단하고요.
돈 버는 투자자들은 회사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 현황을 반드시 확인합니다. 기업의 재무비율을 파악하는 것은 기업의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고요. 물론 기업마다 혹은 속한 산업마다 상황이 다르고, 산업에 영향을 주는 경제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재무비율의 양호 혹은 불량의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가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을 대략적으로 간편하게 파악해 보는 가이드라인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관심 있는 주식의 재무비율은 어떤지 당장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꼼꼼히 따져보고 분석하는 것은 올바른 투자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