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산골 마을에 마음씨 착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나무를 하러 갔다가 목이 말라 옹달샘을 마시고 깜빡 잠이 들었죠. 집에 돌아온 할아버지를 보고 할머니는 깜짝 놀랐습니다. 할아버지 대신 청년이 서 있었기 때문이에요. 자초지종을 들은 할머니도 역시 깊은 산 속 옹달샘을 마셔 다시 젊어졌어요. 두 부부는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잠깐.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미 연금보험을 수령하고 있던 상태였다면 어떻게 될까요? 연금보험을 계속 받을 수 있을까요? 만약 받을 수 있다면 연금보험 중에서 확정형, 종신형 중 어느 것이 더 유리할까요?
▶ 우리는 이미 젊어지는 샘물을 마시고 있다?
1955년부터 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노후는 불안합니다. 그 누구도 겪어보지 않았던 긴 미래를 맞이해야 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베이비부머의 아버지 세대, 즉 193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50대에 불과했어요. 통계청에 의하면 1950년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54세였죠. 그러나 최근 평균수명은 81세에 달해요. 약 30년 길어진 것이죠. 우리는 모두 알게 모르게 젊어지는 샘물을 마시고 있는 셈입니다. 요컨대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그들 아버지가 겪지 못했던 길고 긴 노후를 처음으로 맞이하게 되는 것이죠.
지금껏 이렇게 긴 노후를 맞이해본 세대는 없었어요. 때문에 문제가 심각합니다.
예를 들어보죠. 후배를 만나러 가는데 지갑을 안 가져갔다면 후배에게 참 미안하겠죠. 해외여행을 갔는데 지갑을 잃어버렸다면 이 역시 난감할 것입니다. 충분한 연금이 준비되지 않았는데 길고 긴 노후를 맞이하는 것은, 30년 동안 지갑 없이 후배를 만나는 것보다 심각해요. 어쩌면 지갑을 잃어버린 채로 해외에 혼자 떨어져 있는 것과 같죠. 연락할 곳도 도움을 받을 사람도 없이 혼자 막막한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지금 베이비부머 세대들 중 상당수는 해외여행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것과 상황이 비슷해요.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알면서도, 대부분이 준비를 하지 않은 탓이죠.
▶ 노부부가 가입한 연금보험은 종신형? 확장형?
노후 준비 최적의 상품은 바로 연금입니다. 여기까지는 더 이상 듣기도 싫은 잔소리 같은 얘기죠. 그런데 연금 중에서도 상품마다 특징이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연금에 대해 알아야 자신에게 적합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겠죠.
수많은 연금상품 중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봐야 할 것은 ‘종신형’인가 ‘확정형’인가라고 할 수 있어요. 만약 종신형에 가입되어 있으면 ‘젊어지는 샘물’을 마시는 게 두렵지 않아요. 종신형, 말 그대로 사망시까지 평생 연금이 지급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은퇴 시점인 60세에 연금보험에서 매월 연금을 수령한다고 가정하죠. 연금보험은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 즉 연금개시시점에 확정형과 종신형을 선택할 수 있어요. 물론 종신형을 선택하는 게 돈 없이 오래 사는 노후를 대비하기 좋은 선택이죠. 종신형을 선택하면, 100세까지 살던 200세까지 살던 보험사는 계속해서 연금을 지급해야 해요. 소득이 없는 노후에도 매월 연금보험에서 월급을 받는 셈이죠.
그러나 종신형을 선택하고 예상보다 빨리 사망한다면? 보험사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 이럴 경우에도 유가족에게 남은 적립금은 연금 혹은 일시금으로 지급해요. 고객들은 종신형으로 선택하면 덜 받을 걱정 없이 오랫동안 더 받는 기쁨만 있는 것이죠.
반면 확정형을 신청했는데, 예상보다 오래 살면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요. 60세에 연금을 개시하고, 100세 확정형을 선택했다고 하죠. 100세까지는 매월 연금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100세를 초과하면서부터는 더 이상 연금이 없어 곤란한 상황에 빠지죠.
물론 확정형을 선택하고 확정 기간이 짧을수록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어요. 다만 짧고 굵게 받냐, 아니면 길고 가늘게 받냐의 문제죠. 연금 전문가 대부분은 노후 생활 안정을 위해서 가늘고 길게 받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입을 모아요. 게다가 확정형을 선택해도 연금액은 별로 차이가 나지 않기도 하죠. 그런데 연금저축보험이든 연금보험이든 ‘종신형’은 생명보험 상품에서만 선택 가능해요.
▶ 손해 보지 않는 투자까지 가능하다고?
연금보험의 종류에는 여러가지 형태들이 있겠지만,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변액연금보험과 일반연금보험으로 구분할 수 있어요. 일반연금보험은 공시이율로 적립금을 굴려요. 공시이율이란 은행 적금 금리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워요. 보험가입자들은 매월 보험료를 내죠. 그러면 가입한 연금에 자금이 차곡차곡 쌓이겠죠. 이 적립금에 은행 적금금리보다 1~1.5% 정도 높은 금리인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거죠. 연금보험 가입자 입장에서는 은행 적금처럼 절대 안정적으로 연금액을 확보할 수 있어요.
반면 변액연금보험은 적립금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데요. 저금리 때문에 시중 금리는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금리에 오랫동안 투자하면 구매력 저하가 발생하죠. 즉 저금리로 장기투자하면 할수록 가난에 빠질 위험이 있는거죠. 하지만, 변액보험은 적립금을 투자해 은행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해요. 따라서 장기투자하면 할수록 더 많은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는 거죠. 물론 투자로 발생한 수익은 연금을 받을 때 더 많은 연금으로 되돌려주죠.
그럼, 종합해 볼까요? 우리는 지금도 젊어지는 샘물을 마시고 있어요. 기대수명이 늘어난 요즘은 노후 준비는 필수죠. 돈이 없이 오래 살기만 한다면 너무 힘들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연금이 필요하답니다. 연금 중에서 창업이나 자녀 결혼자금 등을 위해 단기간에 목돈이 필요할 경우엔 짧은 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확정형’이 좋아요. 반대로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연금을 받고 싶을 때는 ‘종신형’이 좋답니다.
아울러 젊은 시기에 연금을 가입할 경우 오랫동안 납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해 수익률을 높여 최종 연금 수령액을 늘리는 게 좋아요. 그렇다고 무조건 큰 돈을 납입하면 안되겠죠? 연금에 가입하기 전, 전문가와 상담은 필수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