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금융

‘아편전쟁’과 ‘오즈의 마법사’의 공통점은?


<출처: 네이버 영화 (바로가기)>



세계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으로 꼽히는 아편전쟁은 왜 일어났을까요? 미국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도로시라는 주인공은 왜 황금구두 대신 은구두를 신었을까요?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이야기가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 믿어지시나요?

흔히 화폐는 경제의 혈맥이라고 하죠. 돈이 돌지 않으면 기업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이 제대로 활동을 못해서 경제침체에 빠지기 때문인데요. 시장에 돈이 부족하면 경기가 급격히 식어버리고 반대로 돈이 많이 풀리면 경기가 급격히 살아나거나 나아가 버블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 말은 돈줄을 통제할 수만 있다면 경제를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도 있다는 얘기이기도 할 텐데요. 이제 두 이야기로 들어가 볼까요?



 돈의 흐름을 되찾기 위해 시작된 '아편전쟁' 





아편전쟁은 1840년~1842년에 걸쳐 일어났습니다. 청나라 도광제가 인체에 해로운 아편 매매를 금지하자 영국이 계속 아편을 팔기 위해 일으킨 전쟁이죠. 그렇지만 그 배경에는 중국과 영국 사이에서 돈줄을 쥐고 흔들려는 갈등이 깔려 있었답니다.

사실 영국이 중국에 아편을 팔기 시작한 것은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무렵 영국은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인 동인도회사의 지배권을 통해 확보한 엄청난 양의 금과 은으로 중국과의 교역에 나섰지요. 당시만 해도 중국은 세계의 명품공장(?)이었습니다. 당시 유럽 사람들의 눈에 비친 중국산 차나 도자기는 최고의 인기 품목이었죠.

그 물건들을 사려니 영국이 식민지에서 수탈한 거대한 양의 은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왜 금이 아니냐고요? 당시중국 돈의 바탕은 은이었기 때문입니다. 교역이 어찌나 활발했는지, 어느 순간부터 영국 내에 은이 부족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영국인들이 중국으로 흘러간 많은 은을 되찾아오자고 궁리해낸 게 '아편무역'입니다. 영국은 4만 상자나 되는 아편을 중국에 내다 팔았습니다. 결국 청나라는 아편 때문에 큰 손해를 보았습니다. 아편이 들어오기 전 청나라 조정엔 7000만 냥의 은이 있었으나 아편전쟁 당시엔 800만 냥 정도로 줄었다고 합니다.

참다 못청의 도광제는 아편거래를 막으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영국은 싸움을 걸기로 작정했지요. 민간이 팔던 아편을 영국 관리가 인수해놓고 중국이 빼앗아 불태우기를 기다린 겁니다. 중국이 거기에 말려들자 영국은 20척의 군함을 보내 중국 남경까지 치고 들어갔습니다. 함포로 무장한 영국군을 당해내지 못한 중국은 결국 홍콩을 할양하고 나라의 돈줄까지 넘겨줬습니다. 결국 아편전쟁의 실제는 돈의 흐름을 되찾기 위해 벌어진 싸움이었던 셈이죠.


<출처: flickr (바로가기)>



▶ 돈을 늘려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오즈의 마법사' 




영국이 아편전쟁에서 중국에 대승을 거둘 무렵, 태평양 건너 미국에선 금과 은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전쟁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금과 은을 모두 화폐의 기준으로 삼고 있었지요. 그런데 1873년 화폐주조법이 제정돼 금이 화폐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금이 경제가 필요로 하는 만큼 많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통화당국이 돈을 찍어내려면 그만한 양의 금을 확보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금이 없으니 마음대로 돈을 찍을 수가 없었죠. 경제는 커지는데 시중에 돈이 필요한 만큼 없으니 돈 가치는 수직으로 치솟았고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았습니다.

시장에 돈이 부족하면 돈 가치가 오르고 물가가 하락합니다. 물가가 안정되는 것은 좋지만 물가가 내린다면 누가 물건을 사겠습니까? 물건 살 사람이 없으니 물가가 계속 떨어지고 경기가 후퇴하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했습니다. 1880년부터 1896년 사이에 물가가 23%나 하락했다니 경제가 얼마나 어려워졌을지 짐작이 가시죠? 돈 가치가 급등하면서 돈 많은 계층(돈을 빌려준 사람)은 이익을 보았지만, 돈을 빌려 쓴 농민이나 근로자들은 부채의 실질적 부담은 더욱 늘어나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는 돈의 흐름이 막혀버린 당시의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캔자스에 살던 도로시라는 여자아이가 어느 날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날아가 사방이 사막으로 둘러싸인 오즈의 세계에 떨어지게 됩니다. 도로시는 오즈의 땅 중에서도 나쁜 동쪽 마녀가 지배하던 뭉크킨 나라에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우연히도 도로시의 집이 나쁜 동쪽마녀를 깔아버렸습니다. 파란색 옷을 입은 난쟁이들은 자신들을 괴롭히던 마녀를 처치한 도로시에게 감사해 합니다. 도로시는 캔자스의 집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만 오즈의 땅은 사방이 죽음의 사막이란 얘기를 듣게 됩니다. 여기서 오즈(Oz) 금이나 은의 단위인 온스(Ounce)를 뜻하는 축약어인데 대통령을 뜻한다고도 하네요. 또 동쪽마녀는 미국 동부의 고약한 은행가들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바로가기)>



한편 난쟁이들과 함께 온 북쪽의 착한 마녀는 도로시에게 집으로 돌아가려면 에메랄드 시티로 가서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만나야 한다며 이마에 입맞춤으로 축복해줍니다. 오즈가 캔자스로 보내줄 것이란 희망을 갖고 도로시는 동쪽마녀가 사라진 곳에 남겨졌던 은구두를 신고 토토와 함께 에머랄드 시로 가는 노란 벽돌길을 따라 여행을 합니다. 여기서 도로시가 신은 은구은본위제, 노란 벽돌길금본위제를 뜻한다고 합니다.


금본위제, 은본위제
금이나 은의 가치에 화폐의 가치를 고정시켜 금이나 은을 화폐로 사용하는 것 


도로시는 에메랄드 시티로 가면서 이후 모험을 함께 할 여러 친구들을 만납니다. 뇌가 없는 허수아비, 마음이 없는 양철나무꾼, 겁쟁이 사자를 차례로 만나 다같이 오즈를 만나러 갑니다. 여기서 허수아비농민을, 양철나무꾼공장노동자를, 사자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세 번이나 나왔던 윌리암 제닝스 브라이언을 암시한다고 하네요. 민주당이 시민들을 위한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시민들을 위해 잘못된 화폐제도를 뜯어고치지 못한 것을 비판했다고나 할까요? 결국 금본위제로 돈이 줄어들면서 동부 은행가들은 떼돈을 벌지만 시중에 돈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 노동자, 농민들은 힘이 든다는 얘기지요.

이야기의 마지막엔 도로시가 은구두의 뒤축을 박차서 캔자스의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 나옵니다. 금본위제에 은본위제를 더해 돈을 더 찍어내면 경제가 쉽게 풀릴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죠. 이 동화의 지은이인 프랭크 바움은 기자였습니다. 기자의 감각으로 통화량을 늘려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보고 금본위제를 금과 은을 동시에 사용하는 제도로 바꾸자는 주장을 편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정부가 돈줄을 움켜쥐면 경제는 아주 어려워지고 반대로 돈줄을 풀면 자금사정이 넉넉해져 경제가 잘 돌아갑니다. 시장에서의 돈의 흐름을 알아야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동희

  • 쩡하나 2014.04.15 1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막연히 알고 있던 아편전쟁과 어릴 적 읽었던 오즈의 마법사...
    생각도 못한 연결고리인데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블링블링제니 2014.09.24 02: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오즈의마법사에 대해서 과제를 하게됬는데 그 안에서 이런 이야기가 있는것에대해 놀랍고 배운점이있는거같아서 좋았습니다! 좋은정보 감사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