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얘기겠지요. 삼국지를 보면 천하의 조조도 승패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 했습니다.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흔한 일이니 한 번 실수에 연연하지 말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끊임없이 실수를 반복하고, 또 시행착오 과정에서 귀중한 깨달음을 얻기도 합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 투자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투자자들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단번에 대박을 내겠다는 욕심에 무리수를 뒀다가 후회의 나날을 보내기도 하고, ‘인생 뭐 있어’라는 쿨(?) 한 마음에 작전주에 몰빵했다가 심신이 붕괴되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투자에 있어서만은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며 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 그 한 번의 실수가 그 동안 애써 모아 온 금쪽같은 내 돈을 모조리 앗아갈 수도 있고, 길고 긴 노후생활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투자 실수를 줄이고 소중한 자산을 안전하게 지켜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은 남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짚어보고, 나만은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투자자들은 때로는 알면서도 실수를 하고, 때로는 모르기 때문에 실수를 하는 거겠죠.
▶ 스스로에 대한 과대평가는 자제
많은 투자자들이 주가가 낮을 때 사서 높을 때 팔면 그 뿐이라며 야심 차게 주식 투자를 시작합니다. 주식 투자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연간 10% 안팎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크게 실망하기도 하지요. 그도 그런 것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8월부터 올 5월 사이의 9개월 동안 100% 이상 급등했고 현대차 주가도 이 기간에 70% 이상 올랐으니, 주식에 투자하면 적어도 20~30% 정도의 수익률은 나와줘야 할 듯 하기 때문입니다.
절묘한 매매 타이밍을 잡아서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시도는 스스로의 투자 능력에 대한 과대평가에서 기인한 뼈아픈 실수로 끝날 확률이 높습니다. 꾸준한 적립식 투자(월납)를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주가는 한 시도 쉬지 않고 오르내리기 때문에 매매 타이밍만 제대로 맞춘다면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주식을 사고 팔아도 만족할 만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매매 타이밍이 자산 포트폴리오의 전반적인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미미하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알려진 내용입니다.
▶ 몰빵은 No! 분산 투자는 Yes!!
몇 개 주식 혹은 하나의 자산(부동산 등)에 가진 돈을 전부 투입하는 것은 결정적인 실수입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50~60 개 이상의 우량주에 골고루 분산 투자하는 펀드나 변액과 같은 금융상품은 움직임이 지루해서 개별 주식을 선호한다고 말합니다. 개별 주식은 상한가를 치면 하루에 15% 가까이 오르는데 코스피는 올 들어 최대 상승률이 2.7%였습니다. 주식시장 전반에 골고루 분산 투자해서는 주가가 올라봐야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적다는 것이지요.
문제는 그 반대도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개별 주식은 하루에 15% 가까이 폭락할 수 있지만 코스피는 올 들어 최대 하락률이 3.4%로 기록됩니다. 시장은 2% 이상 오르는 날이 적지만, 2% 이상 떨어지는 날도 마찬가지로 적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수익을 늘이기 위해서는 많이 오르는 것뿐 아니라 얼마나 덜 떨어지느냐가 중요한데요. 예금, 채권, 주식, 펀드, 보험, 부동산 등 투자자산 간 분산과 더불어 단기, 중기, 장기 등 투자기간 별 분산도 필요하겠죠. 그리고 집중 투자보다 심각한 실수는 빌린 돈으로 집중 투자하는 것이고, 이 보다 최악의 실수는 빌린 돈으로 묻지마 집중 투자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인플레, 세금, 비용 등 3종 세트
투자자들이 놓치기 쉬운 세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바로 인플레이션과 세금 그리고 투자하는데 드는 비용인데요. 투자자들이 실제로 손에 쥐게 되는 투자 수익의 가치는 이 3종 세트에 따라 결정됩니다. 장기적으로 물가가 계속해서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인플레를 뛰어넘는 투자 수익률을 추구해야 합니다. 또한 세금이 특히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금융상품 별로 세금은 얼마나 부과되는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가연계증권(ELS)은 주가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지만, 그 수익에는 이자에 부과되는 세율이 적용됩니다. 그리고 상품마다 상이한 투자비용도 간과해서는 안되겠지요.
투자를 시작할 때에는 이것저것 확인하고 비교하고 검토하면서도, 일단 투자한 이후에는 방치하는 실수도 피해야 합니다. 투자 환경은 예기치 못하게 급변하기 마련이므로, 가입한 상품을 꾸준히 모니터링 하고 필요하다면 적절하게 조정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과거의 수익률이 미래에도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실수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 MBC 무한도전>
▶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
지금까지 투자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살펴봤고,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아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겁니다. 저만치 보이는 산에 금괴가 묻혀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안다고 해도, 결국 그 금괴를 가장 먼저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이는 직접 산에 올라가 금을 캐내는 사람들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