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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노부부의 행복 재테크! 통장 잔고보다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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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의 유통기한은 3년까지라더니, 결혼 30년차 부부 케이와 아놀드는 각방을 쓴지 오래됐고, 화끈한 스킨쉽도 전혀 없지요. 하숙생과 별반 다를게 없는 무뚝뚝한 남편 '아놀드'와 달리 소녀감성 아내 '케이는 식어버린 사랑을 되돌리기 위해 '일주일 간의 부부관계 힐링캠프'를 덥석 예약합니다. 영화 '호프 스프링즈'의 주인공인 노부부, 그들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요?

 

#2. ‘남아있는 나날들’은 은퇴한 60대 후반의 남편 조르주와 70대 초반의 아내 마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요. 두 부부는 젊은 시절을 보낸 아공당주(프랑스 남부의 도시)를 떠나 아담한 시골집에서 은퇴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부부에게 유일한 자녀인 딸 이본느는 결혼 후 독립해 집에는 부부 둘만 남게 됩니다. 


 

위 이야기는 28일 개봉예정인 영화 '호프 스프링즈'와 연극 '남아있는 나날들' 속 은퇴한 노부부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인생 2막이 시작된다는 은퇴! 요즘 은퇴 후 풍경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 사이 출생자) 100명 중 99명은 자녀의 경제적 지원을 바라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자식들이 부모 부양하는 것이 더 이상 사회적 규범이 아니게 되면서, 은퇴 후 부부간의 협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평균 은퇴시기가 현재 53~54세로 빨라지고 기대수명은 100세 이상으로 늘어난 요즘 은퇴한 노부부는 자식을 제외한 둘 만의 노년을 계획합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호프 스프링즈'>



실감나지 않는 은퇴! 연극 ‘남아있는 나날들’은 부부의 노후 생활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집니다. 진한 여운을 남긴 연극 ‘남아있는 나날들’의 은퇴한 노부부의 이야기, 당장 노년을 맞는 부부 뿐 아니라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30대 젊은 부부에게까지 추천합니다. 연극 속 노부부를 통해 준비해야할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요. 



▶ 남아있는 나날, 은퇴 후 통장잔고보다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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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극 남아있는 나날들 >



연극 ‘남아있는 나날들’ 의 '조르주와 마리'처럼 우리나라도 노후에 부부만 사는 가구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2011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노인 가구 중 부부만 거주하는 가구가 48.5%로 자녀와 동거하는 가구27.3%를 제치고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어요. 자녀가 제 짝을 찾아 독립하면 은퇴 후엔 부부만 남는 이른바 ‘빈둥지(Empty Nest)’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죠. 베이비붐 이전 세대의 경우 ‘빈둥지’ 기간이 1.4년에 불과했지만,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평균 19.4년으로 조사됐어요. 고령화와 함께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자녀 중심의 생활에서 부부 중심의 생활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 경제력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배우자와의 관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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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먼센스>



10가지 체크리스트 중 여러분의 부부관계에 해당하는 것은 몇개인가요? 아래 평가표를 보고 은퇴를 준비하며, 통장 잔고보다 더 중요하다는 배우자와 나 사이의 관계를 체크해보세요. 


10개 >> 당신과 남편은 주위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진정한 커플. 은퇴남편증후군 따위는 남의 얘기일 뿐이군요. 

7~9개 >> 그럭저럭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편입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차근차근 다음 계획을 세워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4~6개 >> 나쁘지는 않지만, 노력이 필요하네요. 서로에게 좀 더 귀 기울이고,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상대방과 공유하는 연습을 하세요. 

1~3개>> 어디선가 위험신호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배우자의 면면이 불만스럽지는 않은지요? 은퇴남편증후군으로 부부관계에 비상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 부부 간의 역할 체인지, 현명한 노후 대처법!  


조르주: “당신은 정말 아무 것도 몰라...난 항상 일을 해왔어...난 죽더라도 쇠 더미에서 죽을 거야...가 버려.” 

마  리: “싫어! 여기 있을꺼야. 안 가...당신을 바라보고 당신과 얘기하고 싶어...내가 당신한테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면 살아 있는게 아니야...참을 수가 없어.” 

<출처: 연극 남아있는 나날들 >


평생철공업에 몸바친 조르주는 은퇴 후에도 자신의 작업실에서 쇠를 만지며 일에 집착합니다. 마리는 그런 남편을 보면서 청소와 화단을 가꾸는 일로 시간을 보내지만, 공허함과 외로움에 힘겨워하게 되죠. 지금까지 남편은 일을 하고 아내는 가사와 양육을 전담하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졌는데요. 부부의 인생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지금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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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 아무르>



최근 중∙장년층 사이에서 부부의 역할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업에서 물러난 남편들은 인생 2막의 즐거운 시작을 위해 취미생활을 찾아 나서죠. 요즘은 베이킹학원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빵을 굽는 중년의 남성을 찾는 일이 어렵지 않습니다.  은퇴 후 남편들이 하루 세 끼니를 모두 집에서 챙겨 먹는다고 ‘삼식이’라 불리던 기존의 모습과는 다른 현상이죠. 한편 여성들은 집에서만 안주하지 않고 일자리를 찾아 밖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 남성들이 퇴직을 시작하면서 취업을 택하는 아내들이 늘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고정적인 역할이 변화되면서 부부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변화하는 가정에 위기가 없다’는 표현처럼, 은퇴 후 부부 서로 간의 이해와 역할 변화는 노후의 행복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 노년의 충성스러운 친구 셋 “현금, 개 …그리고?” 


연극은 조르주가 마리의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으로 마무리 됩니다. 자녀의 독립으로 쓸쓸한 노후에 부부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세상을 떠나는 것만큼 좋은 일도 없지만, 일반적으로 배우자 중 한 명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겠지요. 마지막 장면 속 딸 이본느에게 편지로 아내의 소식을 전하는 조르주는 다음 노래 가사와 같은 심정이 아니었을까요.


‘곱고 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큰 딸아이 결혼식 날 흘리던 눈물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세월이 흘러감에 흰머리가 늘어가네 모두 다 떠난다고 여보 내 손을 꼭 잡았소...다시 못 올 그 먼 길을 어찌 혼자 가려 하오...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故김광석,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中>



대학로의 여느 공연과는 다르게 중∙장년 세대가 많았던 소극장. 극장을 나서는 중년 부부들 가운데 아내는 눈물을 훔치고, 그런 아내의 손을 남편이 꼭 잡아준 이유는 노후의 단짝 ‘배우자’의 소중함에 대해 서로가 공감했기 때문이겠지요.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존경 받는 벤자민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우리에게는 충성스러운 친구가 셋 있다. 늙은 아내, 늙은 개, 그리고 현금”이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여기에 한마디 더 보태겠습니다. “그 중의 제일은 아내더라” 여러분의 노후준비, 배우자와 함께하세요~!




김종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