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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정보의 홍수 속 투자와 시행착오

 

작년 3월 이후 어마어마한 유동성과 함께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주식 상승기와 겹쳐 주식투자를 시작하신 분들이 또 다른 투자자들을 이끌면서 주식투자는 대중화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주식투자에 재미를 붙이며 정보를 더 찾아보고 공부를 하지만, 정작 처음 투자했을 때보다 수익률이 낮아지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됩니다. 시황이 달라진 것도 있지만, 너무 많은 정보가 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주린이를 탈출한 분들이 많이 겪는 시행착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넘쳐나는 정보, 정보의 홍수 시대

 

먼저, 언급하는 내용은 투자를 잘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투자에는 왕도가 없으며 법을 어기지만 않았다면 결과가 좋은 투자가 성공한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즉, 일반적인 투자자들이 겪는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투자를 시작하며, 투자의 정보 접근성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유튜브에는 수많은 전문가가 나와 개인투자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며, SNS에서는 애널리스트/전문투자자들이 투자자들과 1:1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주식 예능도 방영되고 있고요. 이런 정보들은 이전에는 기관투자자들에게만 공유되거나 오프라인 모임 등에서만 공유되었던 내용입니다. 즉, 코로나 이전에는 세미나, 강의를 듣기도 어려웠던 분들이 지금은 클릭 몇 번만 하면 그들의 세미나, 강의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개인과 기관들의 정보격차는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오히려 기관들보다 한발 앞서서 투자를 하는 스마트 개인투자자들도 이전보다 더 늘어났고요. 그러나 다른 방면으로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너무나도 많은 정보가 쏟아지니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보에 휩쓸려 투자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처음 투자할 때는 내가 좋아하는 기업, 실생활에서 자주 만나는 기업을 주로 투자하지만, 수익을 보거나 투자에 재미를 붙이고 나서는 다른 종목들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요즘 A 섹터가 좋다더라, 요즘 인플레이션이 심하다더라 ⋯ 등 정보만 듣고 투자를 하는 것이 그 예시입니다.

 

 

▶ 정보에 휩쓸리는 사례

 

사례1) 증권사 리포트를 잘못 해석한다

왜 목표주가를 올렸는데 주가는 내려가나요? 전문가가 A 종목이 좋다고 했는데 떨어지기만 하네요 등 기업의 목표가만 보고 매수를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순순하게 주식은 목표가처럼 가지 않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내 증권사 현실을 파악해야 합니다. 국내증권사는 매도의견 리포트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매도의견 리포트를 내는 경우 기업탐방의 불이익이나 투자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목표주가가 유지되더라도 사실상 비중축소 의견일 수도 있으며, 리포트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주가가 올라서 어쩔 수 없이 올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리포트를 읽어야 할까요? 해당 기업에 대해 쓰는 리포트들이 여러 개가 있다면 그 중에서 리포트의 톤이 달라지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근거를 가지고 먼저 목표주가를 올리거나 다른 곳에서 이야기하지 않는 내용(예 : 현장을 다녀온 것)이 담겨있다는 등의 형태로 말이죠. 이런 경우 애널리스트도 좀 더 강한 어조로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리포트를 볼 때 목표주가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리포트의 행간을 읽어야 합니다. 


나아가 각 증권사의 리포트는 애널리스트와 그 밑의 리서치 인력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만드는 작품입니다. 간단하게 개인이 A종목을 위해 정보를 찾는 노력을 개인이 일하는 시간에 대신 찾아주는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이 좋으며 자신의 생각도 기록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례2) 숫자를 있는 그대로만 본다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당황할 수 있던 부분이 “실적이 좋은데 왜 떨어지나요?” 입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부터 화학업종의 역대 순이익 기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들이 해당합니다. 이 경우는 “2분기 실적 역대 최고”와 같이 실적이 좋다는 숫자 자체의 정보만 접했을 뿐 산업과 주식시장의 속성에 대한 정보는 따라가지 못한 경우일 확률이 높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는 메모리 반도체 업종으로서 수요와 공급 때문에 철저하게 가격이 결정되는 업종입니다.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의 업종도 수요와 공급의 논리로 가격이 결정됩니다. 수요증가  업황 개선  공급증가, 증설  가격하락  업황 하락의 패턴을 보이며 이런 순환주기를 가지는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산업을 시클리컬 업종이라고 합니다. 

이런 산업들은 현재 시점의 최대실적보다, 다음 분기 다음다음 분기에도 이 수요증가가 유지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익이 일정하지 않고 사이클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피크아웃 논쟁에 항상 휩쓸리게 됩니다. 해당 주식들은 업황 개선 초기에 어마어마한 상승을 보이고 실적을 최고점을 찍을 때부터는 계단식 하락을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시클리컬 업종들은 고 PER에 사서 저PER에 팔아라 (실적기대감에 사서 실적 최대 때 팔아라) 가 유명한 격언입니다. 실제로 많은 시클리컬 업종 주식들이 올해 1~2월에 어마어마한 상승을 보였고 이후에는 피크아웃이라는 명목으로 올해 내내 하락하였습니다. 이렇게 최대실적 달성 숫자만을 본다면 투자의 큰 함정에 빠질 수 있으며 산업의 속성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사례3) 과도하게 매크로에 신경 쓴다 
올해는 상승피로감, 금리 인상, 테이퍼링 등의 뉴스가 1년 내내 지배하며 뉴스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2~3월의 금리 상승기에 따른 조정은 상승만 맛봤던 투자자들에게는 큰 충격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 이후 테이퍼링을 언제 할 것이며, FOMC에서는 무엇을 말했으며, 미국 실업청구수당은 매주 어떠하며 등 매크로에 신경 쓰게 됩니다. 금리가 조금만 튀어도 현금화를 하고 떨어질 이유를 더 찾게 됩니다. 요약하면 매크로를 공부하는 것은 좋지만, 매크로 예측은 어렵기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당장 작년의 코로나 급락 때 급반등을 예측한 전문가들은 드물었으며, 백신이 이렇게 빨리 나올 것이라는 전문가도 드물었으며, 올해 초에 금리가 치솟을 것이라는 점, 델타 변이로 인해 그 금리가 다시 폭락한 것을 예측한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더 나아가 원자재, 환율 등은 항상 다수가 생각하는 속도와 방향과 같이 간 적이 드뭅니다. 또한 그것을 투자로 연결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상승하니 금융주를 사자” 라는 것에 대해서는 금융주는 금리수준 자체가 아닌 장단기 스프레드가 중요하며,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대출규제 등 익스포져 자체가 줄어들고 규제산업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요약하면 매크로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자신만의 현금, 위험자산비중 등을 설정하고 기업의 가치, 투자 포인트가 훼손되지 않았다면 매수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대가들이 시장을 예측하지 말라고 하며, 기업가치가 훼손되지 않았다면 하락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례4) 자신만의 기준이 없다
적어도 어떤 기업을 매수하려면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기술적 분석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기술적 분석의 근거, 가치투자를 하는 분들이라면 이 기업이 싸다는 근거 등이 말이죠.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① 이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② 이 회사가 영위하는 업황은 어떤지 ③ 회사만의 투자 포인트가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투자 포인트를 세워놓아야 매수/매도를 할 때도 기준을 가지고 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기준이 과도한 확신과 편향으로 바뀌면 안 됩니다. 

기업을 매수했으면 애완동물처럼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합니다. 가격에 일희일비하라는 것이 아닌 자신이 세운 투자 포인트가 잘 실현되고 있는지, 혹시 변수는 없는지 등을 체크해야 합니다. 투자 포인트가 깨질 땐 과감하게 손절매도 할 수 있습니다. 독점적 지위라는 이유로 기업에 투자했는데 독점적 지위가 위협받는다면? 이런 경우 투자포인트에 훼손이 간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장기투자라는 것이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이 아닙니다. 언젠가는 오르겠지 하면서 수익률이 -40% 되도록 두는 경우도 자신만의 기준

이 없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 통계가 보여주는 자료들

 

투자자들의 행동을 보여주는 두 통계자료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2014년 뱅가드에서 발표한 『Quantifying the impact of chasing fund performance 』 보고서입니다. 즉, 최근 실적이 좋은 펀드를 따르며 매수하기 (Performance Chasing) VS 어떤 펀드든 투자하고 홀드 하기입니다. 


단, 투자하는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결과는 어떨까요? 놀랍게도 전 유형별 펀드에서 모두 Buy & Hold 전략이 이겼습니다. 즉, 특정펀드/ETF/섹터 수익률이 높다고 추종한다면 평균적인 수익률보다 못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주식으로 치면 A가 좋다 B가 좋다 정보에 휘둘려 수익률만 추구한다면 평균적인 수익률을 이기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자료는 자본시장연구원에서 나온 코로나19 국면의 개인투자자 : 투자행태와 투자성과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보면 기존투자자보다는 신규투자자의 거래회전율이 높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남성일수록, 투자금액이 낮을수록 거래회전율이 높았습니다. 
(통계 기간 2020년 3월 ~ 2020년 10월)

 

 

수익률 부분에서는 거래비용 포함 기준 기존투자자의 수익률은 15%, 신규투자자의 수익률은 -1.2% 였으며 1천만원 이하 자산의 경우 거래비용 차감 후 수익률이 -13.3%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 말미에도 신규투자자의 저조한 투자성과는 행태적 편의에 쉽게 노출되며 잦은 거래, 투자대상 및 시점 선택의 비효율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해당리포트의 통계 기간은 대세상승이 이루어졌던 2020년 11월~2021년 1월의 기간을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해당 기간을 제외한다면 여러 기사들을 종합했을 시 위 보고서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투자하면서 겪는 시행착오와 관련 통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돈을 벌기 쉬울 때도 있지만 반대로 이상하게 안 풀릴 때도 많습니다. 반대로 너무 잘 풀릴 때도 있고요. 그러나 투자의 세계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추구한다면 자신만의 투자 원칙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여러 계기로 투자를 시작하셨겠지만,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서 한다면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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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