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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11시콘서트

[11시 콘서트 초대 이벤트] 봄의 태동을 알리는 올해의 첫 공연, 3월의 11시 콘서트


코로나 19로 한동안 멈춰 섰던 11시 콘서트가 어느덧 찾아온 봄의 초입을 맞아 드디어 재개되었습니다. 오랜 기다림 때문이었을까요. 무대에 올라선 연주자도, 기대에 들뜬 청중도, 얼굴 한가득 물든 설렘으로 밝게 빛났습니다. 이처럼 훈훈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던 올해 첫 11시 콘서트 현장을 생생히 전해드리겠습니다.

 

 

 

공연의 갈증을 말끔히 해소한 3월 11시 콘서트

 

3월 11시 콘서트의 첫 곡은 번스타인의 <캔디드> 서곡이었습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문학자인 볼테르의 원작(캔디드 혹은 낙관주의)을 바탕으로 만든 곡인데요. 주인공 캔디드가 곤경을 겪는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번스타인이 이 곡을 쓰던 1950년대의 미국은 무분별한 반공주의(매카시즘)의 광풍이 휩쓸던 시기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작곡가들 역시 피해를 보았고 번스타인도 마찬가지였죠. 그렇기에 본인의 경험을 <캔디드>에 투영해 오페레타를 창조한 것입니다.

 

원래는 뮤지컬로 쓰였으나 안타깝게도 브로드웨이에서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캔디드> 서곡만은 그가 지휘하던 뉴욕 필하모닉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클래식 음악계에서 자주 다뤄지고 있습니다. <캔디드> 서곡은 시작부터 화려한 팡파르가 시원하게 터져 나오는데요. 격동의 시기를 이겨내려 했던 힘찬 기운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3월 11시 콘서트의 서막을 알리기에 제격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진 곡은 경기 필하모닉과 원재연 피아니스트의 협연이 돋보인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A장조 S.125였습니다. 리스트는 수많은 곡을 작곡했지만, 그중에서 공식적으로 ‘피아노 협주곡’이라 명명한 것은 이 곡을 포함해 두 곡이 전부이죠. 그런데 그가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1839년에 완성된 이 곡은 어쩐 일인지 무려 10년이나 서랍 속에서 빛 볼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다 리스트가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1957년에 드디어 무대에 올랐죠.

리스트는 피아노의 기교를 자랑하기보다 오케스트라에 자연스레 녹아들기를 바랐습니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A장조 S.125 악보에 ‘협주적 교향곡’이라고 적을 정도였죠. 의도대로 곡은 피아노에 스포트라이트를 맞추다가도 클라리넷의 서정적인 음색과 수석 첼리스트가 솔로 연주를 하는 대목까지 섬세한 연출로 이어집니다. 특히 원재연 피아니스트의 현란한 피아노 반주와 수석 첼리스트가 놀라운 집중력으로 호흡을 맞추는 대목은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하모니였습니다.

 

 

독보적인 개성을 뽐내며 봄의 제전을 가득 채운 3월의 작곡가들

 

잠시 간의 인터미션 이후에도 1부 공연의 여운이 공연장에 진하게 내리깔려 있었는데요. 이 분위기를 이어받아 2부에서는 박혜지 퍼커셔니스트와 경기 필하모닉이 세조르네의 현악오케스트라를 위한 마림바 협주곡을 선보였습니다. 마림바는 20세기에 새로이 등장한 악기로 실로폰과 비슷하지만 공명관이 달려 독특한 울림을 내는 악기입니다. 클래식 작곡가들이 재즈의 영역에 머물던 마림바를 클래식으로 수용한 것이죠. 

세조르네의 현악오케스트라를 위한 마림바 협주곡은 루마니아 태생의 마림바 주자 보그단 바카누의 위촉으로 만들어진 곡인데요. 그래서인지 다소 생소한 악기였던 마림바의 매력이 현악오케스트라와의 앙상블을 통해 온전히 드러났습니다. 특히 박혜지 퍼커셔니스가 손에 쥔 4개의 말렛을 현란하게 움직이며 만드는 청아한 화음은 그 어떤 악기보다 두드러지는 존재감으로 좌중을 사로잡았습니다. 마림바라는 타악기의 서정성과 낭만성 그리고 오케스트라에 녹아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죠. 그래서인지 객석에 앉은 수많은 청중은 공연이 끝난 후 연주자를 3번이나 다시 불러낼 정도로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연이어 마지막 곡인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4번 f단조 Op.36이 시작되었습니다. 시간 관계상 3,4악장만 연주되었는데요. 차이콥스키는 1877년, 음악원의 제자였던 안토니나 밀류코바와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차이콥스키는 이성이 아닌 동성에게 더욱더 마음이 끌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성 정체성을 편히 드러낼 수 없는 보수적인 러시아 사회에서 격정에 휩싸인 내면을 음계 위에 그려내는 게 전부였습니다.

이렇게 롤러코스터를 타듯 격렬하게 날뛰는 감정이 이 교향곡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먼저 3악장에서는 현악기와 목관악기 그리고 금관악기 그룹이 번갈아 가며 변화무쌍한 악상을 흩뿌립니다. 이어서 마지막 4악장에서는 절정에 치달은 웅장한 선율이 대미를 장식하는데, 피날레 부분에서 공연장이 음의 폭죽으로 가득 들어차죠. 그렇게 선율의 방점이 찍힌 후 잠시 정적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이내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는데요. 3월의 11시 콘서트를 직관한 감동과 어느덧 끝나버렸다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연주자와 관중 모두, 3월의 11시 콘서트를 통해 오랜만에 공연장에서 조우할 수 있었습니다. 얼음이 녹고 다시 흐르기 시작한 계곡물처럼 공연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주었죠. 끝이 보이지 않던 겨울이 가고 온기가 감도는 봄이 찾아온 것처럼, 코로나 19를 하루빨리 극복하여 다음 4월 11시 콘서트도 마음 편히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완연한 봄의 기운을 담은 4월의 11시 콘서트를 직접 느껴보세요.

 

다음 달에 진행될 11시 콘서트에서는, 만개한 꽃처럼 찬란하고 풍성한 곡들이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인데요. 봄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4월 11시 콘서트 관람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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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