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는 우리의 일상은 물론 세계 경제도 휘청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대로 지난해 평균(64.16달러, 브렌트유 기준) 대비 반 토막이 났습니다. 코로나 19로 글로벌 경제·산업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한때 마이너스를 나타낼 정도로 기록적인 초저유가가 계속되고 있는 것인데요. 이렇게 초저유가가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렇게 유가가 싸지면 주유소 기름값도 영향을 받을 텐데, 주유소 기름값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세계 석유 매장량 순위는 1위 베네수엘라, 2위 사우디아라비아, 3위 캐나다 순입니다. 원유 생산량 순위는 매장량과 다른데요. 지난 2019년의 원유 생산량은 미국이 1위, 사우디가 2위, 러시아가 3위 순입니다. 미국은 셰일 보유량이 풍부해 석유를 탐사 추출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원유생산이 상당히 증가해 단일 국가로서는 원유생산이 늘어 연간 최대를 기록한 것이죠.
지난해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은 16.5%에 달하는 미국의 폭발적인 증가에 힘입어 2%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제 원유시장에는 유례없는 급등락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6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3%(0.57달러) 하락한 23.99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오다 하락세를 보인 것인데요.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는 5월 7일 배럴당 4.04%(1.25달러) 내린 29.7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렇게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 사태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정유업계나 항공 업계의 실수요가 사라진 상황인데요. OPEC이라는 거대 카르텔이 나섰으나 코로나 19로 인한 수요부족에는 전혀 위력을 보이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또한, 최근까지 OPEC과 러시아 등의 주요 산유국들은 감산 합의에 동의해 꾸준히 원유 생산량을 줄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에 열렸던 OPEC 회의에서 석유를 생산하는 국가 중 사우디와 러시아가 갈등을 빚게 됩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석유 생산 국가로서 자신들이 생산량을 조절하여 가격을 유지하는 현상을 보였었죠.
그 와중에 미국이 셰일 가스(Shale Gas)를 싸게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러시아는 그 압박으로 원유 가격을 혼자 내려버린 상황이 됩니다. 이에 사우디도 공급을 늘리면서 가격을 낮추겠다고 하자, 유가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석유 전쟁이 시작된 거죠.
더불어 미국 셰일가스 업계도 말 그대로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사실상 수요가 없다는 의견이 팽배하면서 수급 거래 자체가 붕괴한 현상을 보입니다.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의(WTI) 5월분 유가가 역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그렇다고 주유소에서 이 가격으로 기름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제 유가와 주유소 기름값은 서로 다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5월분 원유 가격’은 2020년 5월, 그러니까 지금부터 약 열흘 뒤부터 거래될 원유 가격을 의미합니다. 당장 거래되는 ‘현물’ 가격이 아니라 특정 시점까지의 석유 가격을 정한 뒤, 나중에 그 석유를 받을 권리를 거래하는 ‘선물’ 시장에서의 가격이죠. 그래서 보통 선물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선물 증서를 쥐고 거래를 하다, 만기일이 오기 전 실제로 물건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 증서를 팝니다. 그러나 코로나 19 사태로 생산과 소비가 줄자, 선물 증서를 사가던 항공업계나 정유사도 석유가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결국, 만기일이 코앞에 닥치고서도 트레이더들이 선물을 처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코로나 19 사태가 지속하며 트레이더들이 저장능력을 모두 소진한 상태라는 것이죠. 석유를 팔 곳도, 저장할 곳도 없는 상황이 온 것이죠. 석유가 아니라 석유 저장 공간이 고갈되다니, 코로나 시국은 여러 분야에서 예측을 뛰어넘는 진풍경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이로 인해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안팎의 가격이 형성되면서 기름값이 물보다 더 싸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라고 가정하면, 기름 1ℓ당 가격은 12.6센트로 계산됩니다. 4월 17일 환율 기준으로는 153원 정도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생수 1ℓ짜리를 검색했더니, 24개들이를 12,000원 안팎에 판다고 올라와 있는데요. 이를 기준으로 생수 1ℓ는 500원입니다. 그러니 기름값이 한국의 생수보다 훨씬 싸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런데 원유를 정유회사가 정제해 생산한 석유제품인 휘발유와 비교하면 어떨까요? 오피넷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전국 평균 휘발유 값은 리터당 1,391원이었습니다. 분명 물보다 싼 가격은 아닙니다. 왜 그럴까요? 이는 한국에선 휘발유 등에 세금이 붙기 때문인데요. 세금은 △교통세 529원 △교육세 79.35원 △주행세 137.54원 등 745.89원입니다. 여기에 유통비용을 포함한 가격에 부가가치세도 더해지는데요. 이렇게 따지면 휘발유 1ℓ를 살 때 내는 세금은 872.4원으로, 세금을 제외한 순수 휘발유 값은 ℓ당 518.6원으로, 생수 가격과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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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뚝 떨어지는 세계 경제와 국제 유가,
언제까지 이 사태가 지속할까요?
”
코로나 19 영향으로 정유업계나 항공 업계의 실수요가 사라진 지금, 실수요자가 아닌 선물 트레이더들로서는 최대한 인수를 늦추면서 장기계약으로 갈아타는 전략을 고민하는 상황입니다. 예전의 대공황과 상황은 다르지만, 문 닫은 공장, 셧다운, 없어진 일자리 등의 이유로 경제의 위기,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다만, 6~7월쯤부터는 경제활동이 정상화하면서 서서히 국제유가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이고 있는데요. 하루빨리 코로나 19의 확산에서 벗어나 경제가 회복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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