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씨의 봄을 맞이하는 2018년 4월 둘째 주 목요일 오전에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11시 콘서트> 가 열리기 때문이었는데요. 얼마 전까지 쌀쌀했던 날씨도 공연장을 찾은 관중들과 하나가 되었는지 제법 화창한 분위기로 다정한 봄의 목소리가 연주되었습니다. 이날 연주된 곡들은 다정한 봄 날씨에 더없이 어울리는 왈츠 곡과 오페라 넘버들이었습니다. 그럼 4월의 <11시 콘서트>가 들려준 봄의 목소리, 어떤 음악들이었는지 함께 보시죠.
▶산뜻한 왈츠에 경쾌한 오페라가 반짝이던 축제 한마당 - 4월의 <11시 콘서트>
4월의 11시 콘서트는 악단부터 참 특별했는데요. 협동조합의 프로 오케스트라로 창단 때부터 화제를 모았던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가 이날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능숙하면서도 여유 있게 이어나가 처음 마주하는 관객들에게도 과연 명불허전이라는 찬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콘서트의 처음 시작은 왈츠 음악 중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 Op.410> 였습니다. 왈츠의 황제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작곡한 이 곡은 본래 소프라노 독창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곡의 유래를 아는 분에게도 모르는 분에게도, 그 뒤로 이어진 다른 오페라 독창곡들과 매우 잘 어울리는 느낌을 주는 절묘한 시작이었는데요. 2월의 11시 콘서트에 이어 다시 지휘봉을 잡은 김광현 지휘자가 이날 평소의 세심함에 유쾌한 분위기까지 더함으로써 악단과 지휘자의 서로 어울림이 마치 멋진 왈츠를 추는 듯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멋진 첫 곡 연주의 박수 소리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날도 부드러운 웃음의 카리스마를 띈 채 등장한 조재혁 피아니스트는 1부의 프로그램들에 대해 작곡자부터 곡에 담긴 메시지까지 피아노 해설을 곁들여 알차게 소개를 했는데요. 청중들에게 무려 5개의 곡을 한 번에 안내하면서도 어렵거나 지루하긴커녕 참 재미있는 해설로 프로그램의 흥미를 끌어내 많은 웃음과 감탄이 쏟아졌습니다.
이윤정 소프라노와 우경식 바리톤의 아름다운 아리아와 바이올리니스트 웨인 린의 명상곡까지 시간이 짧게만 느껴졌던 1부가 끝나자 인터미션에서도 그 여운이 가시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2부에서는 더욱 본격적으로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하이라이트만을 선곡하여 서곡까지 모두 7곡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요. 아리아가 연주될 때마다 콘서트홀 스크린에는 잘 번역된 노랫말도 함께 비쳤기에, 가수분들의 뛰어난 성량은 물론 그 연기와 제스쳐까지 큰 호응을 끌어낸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이윤정 소프라노와 김정미 메조소프라노의 <피가로의 결혼, ‘편지 이중창’>은 모차르트 오페라의 정수를 보여준 무대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2부의 메인을 이뤘던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하이라이트>는 그 선곡이 너무나 알맞은 구성이라 마치 해당 오페라의 전곡을 감상한 것처럼 큰 만족감을 객석에 선사했는데요. 앞서 1부에서 다양하면서도 풍부한 오페라 곡의 배역을 한목에 소화하느라 긴장감마저 흘렀던 악단과 가수들도 한 테마에 집중한 무대를 보여주게 되니 더욱 뛰어난 음색과 연주의 현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2부 프로그램의 이해를 위해 ‘음악 교실’을 방불케 하는 멋진 해설로 ‘피가로의 결혼’과 ‘세비야의 이발사’를 소개했던 조재혁 피아니스트의 열정이 있었기에 청중 분들이 더욱 깊게 악극의 매력에 빠져들어 간 무대가 되었고요.
1부와 2부의 프로그램 목록만 보더라도 과연 이날 11시 콘서트에서 이 곡들이 다 연주될까 싶을 정도의 노래들이었지만, 유려하면서도 힘차게 끝까지 악단을 지휘한 김광현 지휘자의 관록과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의 완벽한 호흡이 콘서트홀을 감동의 오페라로 가득 채운 날이었습니다.
곡과 곡 사이 한 번의 앙코르도 주어지지 않은 것이 여느 때의 11시 콘서트와 다른 점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많은 음악으로 채워진 이 날의 프로그램이었기에 관객 중 그저 그 감동을 박수로 표현하느라 한껏 뜨거워진 손바닥을 비비며 마지막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위기였는데요.
그칠 줄 모르는 박수에 식사하러 가시자는 손짓을 보내는 김광현 지휘자의 제스처에 웃으며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는 청중들은 봄날의 음악을 그렇게 만끽하고서 다음 달 프로그램의 기대에 부풀어 콘서트홀을 나섰답니다.
▶묵직한 명곡들이 깃드는 시간 - 5월 11시 콘서트 - [명곡 퍼레이드 1]
지난 두 달이 따뜻한 계절의 소식이었다면 5월은 보다 깊은 명곡들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베르디부터 드보르작까지 그야말로 무게감 있는 음악의 달인들이 예술의 전당에서 관객 여러분의 귀와 마음을 그윽한 랩소디로 채워갈 것입니다.
라흐마니노프 -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Op.43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의 24개 카프리스를 후세대의 라흐마니노프가 변주하여 협주곡으로 만든 이 곡은 그의 마지막 협주곡이기도 합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의 매력이 파가니니의 원곡에 더해진 이 곡은 솔로 연주자와 오케스트라의 절묘한 기교를 보실 수 있죠.
드보르작 - 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 제1악장
‘신세계’ 교향곡으로 유명한 작곡가 드보르작은 당시 ‘신세계’와 함께 이 첼로협주곡도 작곡하였습니다. 오랫동안 이방인의 마음으로 출신지인 체코와 자신이 머물던 미국의 색채를 잘 조화시켜나가던 드보르작은 너무나 고향을 그리워하던 마음에 이 첼로 협주곡을 떠올리게 되었고, 곡을 완성했을 때 비로소 체코로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합니다.
특히 이 곡은 미국에서 활동하던 체코 첼로 연주자들에게서 영감을 얻고, 그 배경에는 다시 아메리카 원주민의 민속적인 음색을 불어넣어 첼로 협주곡 중에서도 보기 드물게 이국적이면서도 명상적인 대곡이 될 수 있었다 합니다.
멘델스존 - 교향곡 제5번 D장조 Op.107 ‘종교개혁’ 제4악장
멘델스존이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3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이 곡은 작곡을 상당히 빨리하는 멘델스존이었음에도 2년의 세월이 걸려 완성해낸 매우 장중한 교향곡입니다.
곡의 초연을 기획하던 때는 공교롭게 프랑스에서 7월 혁명이 발발하는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말미암아 결국 멘델스존은 생전에 악보의 출판을 허락하지 않게 된 곡이기도 합니다. 5월 11시 콘서트에서는 교향곡 중 4악장이 연주될 텐데요. 알레그로 마에스토소와 알레그로 비바체의 전환이 이뤄지는 곡의 특성만큼 매우 다채로운 인상을 받으실 것 같습니다.
▶2018년 5월 두 번째 목요일, 11시 콘서트에 초대합니다.
건강하고 활기찬 5월을 맞이하길 바라며 다음 <11시 콘서트>에서도 웃음으로 만나실 수 있길 기원합니다. 한화생명 블로그에 공개 댓글로 신청을 먼저 해주시고, 다시 그 댓글에 ‘비밀 댓글’로 성함/핸드폰 번호를 적어주시면 그 활기찬 행운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