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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달콤한 맛에 ‘적색경보’, 세계는 지금 설탕과의 전쟁 중!



며칠 전, 마트에 갔던 김한화 씨는 요즘 핫하다는 ‘바나나맛 초코빵’을 발견하곤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한 상자를 집어 드는 순간, 아침에 본 뉴스가 뇌리를 스칩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당류 줄이기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김한화 씨는 품귀현상으로 구하기 힘든 초코빵 상자를 든 채로 깊은 고민에 빠지고 말았는데요. 최근 세계보건기구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에 이어 우리나라 정부도 ‘당류 저감’을 선언하면서, 식품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성인 기준 1일 설탕 권장 섭취량을 50g에서 25g까지 대폭 낮춘 것인데요. 이를 하루 총 섭취 칼로리로 환산하면, 2000칼로리 중 10%인 200칼로리 이내가 권장량이죠. 10%라는 기준을 만든 이유는 전체 일일 열량 중 당을 10% 이상 섭취했을 때 비만과 대사질환, 여러 가지 심혈관 질환에 걸릴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해외에는 ‘설탕세’라는 것이 있습니다. 영국은 설탕 섭취를 줄이기 위해 2018년부터 100ml 당 5g이 함유된 음료에 1리터당 약 300원의 설탕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는데요. 설탕 35g이 들어간 콜라 1캔(330ml)의 경우 8펜스(한화로 약 133원)의 설탕세가 매겨지게 됩니다. 이미 프랑스와 멕시코, 네덜란드는 설탕이 든 음료수에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고, 캐나다도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가당 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다섯 살 아이가 매년 자신의 몸무게만큼 설탕을 먹고 있는 현실을 타파’하고자 ‘설탕세’라는 초강수를 두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금을 매겨서라도 국민들의 단 맛 섭취를 줄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 정부도 당류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나섰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0년까지 당류가 많이 들어간 고열량, 저영양 식품에 대한 표시를 의무화하는 ‘당류 저감 종합 계획’을 발표한 것인데요. ('제1차 당류저감 종합계획(2016~2020) 이 내용은 국내에서 제조 및 판매되고 있는 과자류, 음료류, 초콜릿류 등 2646개 식품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2015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DRI)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61.4g으로 설탕 15 스푼에 달합니다. 이를 1일 평균 에너지 섭취량으로 환산하면 12.8%의 에너지를 당류에서 섭취하고 있으며, 가공식품을 통한 당 섭취 비율은 총 열량의 8.9%라고 합니다. 이 수치는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인 10% 이내로 안정권이지만 연령별로 분석했을 때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은 1~2세와 30세 이상의 연령대 뿐 아동, 청소년, 20대는 모두 10% 기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식생활 습관이 점점 서구화되면서 당 섭취량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 지금부터라도 ‘당을 줄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세 살 단 맛이 여든까지 간다는 것이죠.


 

정부의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고당류 제품’으로 분류되는 제품의 생산업체는 ‘적색경보’가 켜졌니다. 특히, 막걸리, 초코빵을 중심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바나나맛 열풍’에 제동이 걸릴 것을 보이는데요. 바나나맛 제품의 경우 ‘강한 단 맛이 핵심’이 때문이죠. ‘제2의 허니버터칩’이라 불릴 정도로 많이 팔리고 있는 ‘바나나맛 초코빵’의 경우 ‘바나나 원물’ 등을 넣어 기존 제품보다 단 맛이 강하고 열량이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새로운 단 맛’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의 기호 충족과 정부의 단맛 줄이기 정책 사이에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겠네요. 


과감하게 당류 저감을 선언한 기업들도 있습니다. 한 쿠르트社는 당 함량을 30% 낮춘 제품을 출시했고, 스타벅스는 설탕을 70%을 줄이는 대신 ‘건강한 천연감미료’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남양유업은 ‘믹스커피’의 당 함량을 30% 줄인 ‘저당상품’을 내놓았습니다. 설탕 대신 자일리톨’과 같은 천연재료를 사용해 단 맛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죠.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대체 감미료 및 조리법 개발로 건강한 단맛’을 내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당류 저감화 정책이 가져올 경제효과는 어떨까요?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과도한 당 섭취 등으로 인한 비만 발생과 치료비 등 각종 기회비용은 연간 6조 8천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따라서 다 년간의 당류 저감화를 실천할 경우 국민 개인의 건강 개선, 국가적으로는 비만,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치료비를 줄일 수 있게 되는데요. 여기에 질병에 따른 노동력 상실이나 사망까지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러분은 ‘당류 줄이기’와 ‘새로운 단 맛 제품’ 중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어요? 적당히 섭취하면 훌륭한 에너지원이 되지만, 과하면 만병의 근원이 되는 ‘당(糖)류’에 대한 ‘달콤살벌한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