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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자녀에게 들려주는 세뱃돈 관리 노하우

매서운 추위가 늦겨울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민족의 명절인 설날이 다가오고 있어 마음만은 따뜻해지는데요. 오랜만에 찾아갈 고향 길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설레기도 하고, 온 가족이 모여 도란도란 정을 나눌 생각만으로도 훈훈해집니다. 그런데 설날 일가친척이 모였을 때 직면하는 한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세뱃돈인데요. 그동안 조카들, 자녀들에게 나눠줄 세뱃돈 예산은 얼마를 준비해야 할 것인지가 큰 고민이었는데요, 올해부터는 자녀들이 받아온 세뱃돈을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요? 




 나갈 세뱃돈이 아닌, 들어온 세뱃돈 관리에 관심 갖자!


설날을 맞아 어른들을 찾아뵙고 드리는 세배(歲拜)의 기원은 무엇일까요.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세배는 예로부터 어른들이 무사히 지난겨울을 넘기고 새해를 맞이한 것을 기념해 인사드리는 것에서 유래됐다고 하네요. 세배를 받고 답례로 떡이나 과일 등 차례 음식을 나눠주던 풍습이 현금을 주는 것으로 바뀌면서 세뱃돈이 정착된 것이지요. 우리나라 외에도 중국과 일본 그리고 베트남 등지에도 세뱃돈이 오고 가는 관습이 있다고 합니다. 


세뱃돈으로 신권을 준비하는 것도 새해 첫날이니 남의 손 타지 않은 깨끗한 돈으로 출발하라는 의미가 있겠죠. 그러다 보니 설날을 앞두고 한국은행에는 신권으로 교환하기 위한 행렬이 길게 늘어서기도 하는데요. 올해에는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은행권에서 세뱃돈은 꼭 신권이 아니더라도 깨끗한 돈과 정성이면 된다는 신권 덜 쓰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죠.  


그렇다면 세뱃돈은 과연 얼마가 적정할까요. 최근 한 교복 브랜드가 설날을 맞아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세뱃돈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바에 의하면, 학생들은 세뱃돈으로 평균 15만 6,000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희망하는 세뱃돈은 평균 24만 2,000원이라고 합니다. 어른 한 사람에게 받는 세뱃돈은 1~2만 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이같이 답했다고 하네요. 

 


반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생에게 주기에 적절한 세뱃돈은 1~3만 원으로 나타났고,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에게는 4~10만 원 정도가 적절한 것으로 답했다고 합니다.  


초중고 학생들은 대부분 세뱃돈으로 평소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거나 저축을 하곤 하죠. 본인들이 세뱃돈을 갖거나 부모님께 맡기기도 할 것이고요. 설날 처음 생기는 세뱃돈인 만큼 의미 있고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녀와 함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세뱃돈이 자녀들의 경제관념을 바로 세우고 종잣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고요. 




 어렸을 때 배운 자산관리 습관이 여든까지 간다!


지난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뒤흔든 이후 미국에서는금융문맹”을 퇴치하자는 움직임이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확산됐는데요. 글을 봐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을 문맹이라고 하듯, 금융을 잘 모르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금융문맹”이라고 합니다. 당시 미국 금융위기가 과도한 대출이 야기한 부동산 버블과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위험한 투자를 일삼은 결과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죠. 학생들은 물론이고 성인들도 제대로 된 금융교육이 필수적임을 일깨워준 사례이지요. 


어려서부터 용돈을 잘 관리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익힌다면, 어른이 됐을 때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부자가 되는 습관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3살 때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도 있고, 습관은 제2의 천성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잘 배운 습관은 성공적인 인생의 지름길이 되겠죠. 


세뱃돈은 용돈 관리 습관을 기르는 좋은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죠. 세뱃돈 가운데 얼마를 평소 사고 싶었던 것을 사고, 또 얼마는 저축할지를 스스로 정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적 의사결정의 결과를 직접 확인하고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죠. 


자녀 이름의 통장을 만들어 세뱃돈을 비롯한 용돈을 넣어간다면, 잔액을 불려가는 재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용돈 기입장을 마련해 지출과 저축 내역을 적음으로써 용돈을 잘 관리하고 씀씀이를 조정하는 방법을 깨칠 것이고요. 더욱이 저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이자 개념을 터득하고 경제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될 수도 있겠죠. 한국은행 홈페이지 경제교육 사이트(www.bokeducation.or.kr) 에 가면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일반인들 각각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경제 교육 자료를 받아 볼 수 있습니다. 




 투자 체험으로 경제 환경에 대한 시야 넓히기!


어려서부터 금융 교육이 돼 있지 않으면 막상 성인이 됐을 때 돈에는 관심이 많지만 어떻게 벌고 쓰고 불려야 할지 몰라 답답해집니다. 차곡차곡 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금리 시대 돈을 불리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도 깨달을 필요가 있는데요. 


금리가 3% 일 때는 원금을 두 배로 만드는데 23.4년이 걸리지만, 금리가 2%로 떨어지면 원금을 두 배로 만드는 기간이 35년으로 늘어납니다. 게다가 지금처럼 금리가 1%로 하락하면 70년이나 기다려야 하지요. 뿐만 아니라 금리가 미국처럼 0.5%로 떨어지면 원금을 두 배로 늘리는데 139년이 소요되고, 0.1%로 떨어지면 무려 693년이라는 믿을 수 없는 시간이 걸린답니다. 심지어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라 저축하면 오히려 손해인 셈이죠. 


금리가 낮아 이자가 도움이 되지 않을 때에는 흔히 투자를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 연간 변화율을 보면, 최대 92.6%에서 최저 -50.9%로 집계되는데요. 1980년 이후 평균적으로는 13.7%로 계산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식에 투자할 때에는 연간 10%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합니다. 다만 상승장에서는 10%를 훌쩍 뛰어넘는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큰 폭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유의해야겠죠.  



주식형 펀드에 가입해 세뱃돈을 밑천으로 적립식 투자에 나선다면 투자를 시작하는 바람직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펀드 투자는 주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경제 환경에 대한 시야도 넓힐 수 있고요. 어린이 펀드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어린이 펀드라고 해서 투자 대상이 일반 펀드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주로 장기적으로 보유할 만한 저평가 우량주에 투자하는데요. 어린이 금융교육이나 경제캠프 등 부가 서비스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펀드평가 금액을 확인하도록 해 저축과는 달리 투자를 하면 가격 변동의 리스크가 수반된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것도 중요하지요.  


투자기간과 수익률에 따른 자산 증가 속도를 보면, 똑같은 수익률이라면 투자기간이 길수록, 똑같은 투자기간이라면 수익률이 높을수록 자산을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이왕이면 투자기간은 길게 하고 수익률은 조금이라도 높이는 방법을 병행한다면 자산 증가 속도를 배가할 수 있겠지요. 어려서부터 돈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것은 투자기간과 수익률을 동시에 늘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저금리 저성장을 넘는 확실한 방법은?


흔히 풍요로운 노후 생활을 위해 필요한 여유 자금을 10억 원 정도 설정하는데요. 65세에 10억 원을 모으기 위해서 매월 적립해야 하는 금액은 젊을수록, 그리고 수익률이 높을수록 줄어듭니다. 젊은 나이에 하루라도 빨리 적립할수록, 그리고 금융지식을 키워 수익률을 높일수록 유리하다는 것이죠. 앞으로 우리나라에 고착될 가능성이 높은 저금리 저성장 환경을 극복하는 확실한 방법은 어려서부터 익힌 금융 감각을 토대로 빨리 준비하고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높이는 것이겠죠. 이번 설에는 자녀들의 세뱃돈을 통해 금융교육을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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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