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푼돈이라도 아껴 적립금을 마련하자는 소위 ‘티끌 모아 재테크 전략’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첫 순서로 다뤄봤습니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금리 인상 사이의 세계 경제 소위 G2 경쟁 효과가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왜 어떻게 그런 영향이 오는 걸까요? 그 외에 미국 정부의 원유 수출 허용 소식, 그리스 3차 구제금융 합의 소식 등 글로벌한 경제 소식이 가득한 8월 4주차 경제브리핑입니다.
▶ 푼돈도 아끼는 ‘티끌 재테크’ 시대
매일 주부들이 특정한 스마트폰 앱에 접속한다고 하는데요. '노티투미'(Noti to me)라는 스마트폰 앱에 접속하는 최 모 씨는 앱 접속이 주된 일과 중 하나라고 합니다. 여러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의 광고를 한데 모아서 보여주는 이 앱은 그 상품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10포인트씩 적립을 시켜주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렇게 모은 포인트를 현금화하면 특정 쇼핑몰에서 사용하거나 문화 상품권 등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최 씨는 최근 5개월 동안 이 앱을 통해 하루 평균 200포인트씩 총 3만 포인트가량을 모았다는데요. 은행 예금 이자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답니다.
이렇듯 은행 예-적금 이자는 초저금리고 하니 은행 이자보다 낫지 않나 싶은 포인트 적립에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티끌 모아 재테크' 전략으로 초저금리, 불경기, 고용불안 등의 위기를 버텨내는 것이라 할 수 있죠.
금융권 역시 이런 고객들의 심리를 겨냥해 비슷한 '금리 미끼 상품'을 내놓기도 하는데요. 모 저축은행의 경우 작년 여름부터 단체가 함께 영업점에 올 경우 사람 수에 따라 금리를 0.1~0.5%포인트 더 얹어주는 '끼리끼리 정기적금' 제도를 운용 중이라고 합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끼리끼리 적금에 함께 가입할 사람을 모집하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꽤 호응을 끌어냈다고 하네요.
모든 결제에 대해 0.1~0.5%가량의 소액을 깎아주는 '묻지마 혜택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티끌'을 모으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0.1~0.5% 할인은 10만 원어치를 사면 100~500원을 절약하는 셈인데요. 이천 희망 재무설계 대표는 "적은 액수라도 여윳돈을 굴릴 수 있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티끌 모아 재테크'가 직장인, 주부, 학생들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네요.
전문가들은 '티끌 모아 재테크'의 확산을 저성장-불황 사회의 한 단면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종대 김대종 경영학과 교수는 "사회 전체적으로 소득 기반이 취약해졌기 때문에 '티끌 모아 재테크'가 주목을 받고 있다"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경제가 장기 불황으로 접어드는 가장 위험한 징후 중 하나인 만큼 임금 체계 개편이나 고용 문제 등을 개혁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이런 풍경을 진단하고 있습니다. 듣고 보니 그렇게 좋은 풍경만은 아닌데요. 어서 경제 불황의 여파를 벗어나 이런 재테크가 널리 유행하지 않기를 바라야겠네요?
▶ G2 금융전쟁에 한국경제 위기 오나
G2 미국과 중국을 가리키는 경제국가 표현입니다. 이 G2의 ‘경쟁과 협력’이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계속 파장을 몰고 있죠. 아시아 등 신흥국가의 환율과 주식은 일제히 급락세를 빚는가 하면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도 합니다. 국제금융가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신흥국 외환위기 가능성이 제기돼 ‘세계 경제 9월 위기설’까지 나돌고 있는데요.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 자체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맞불이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계속 경제브리핑에서도 소개해 드린 바 있지만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로 볼 수 있는데요. 블룸버그가 최근 금융시장 전문가들에게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관해 물은 설문조사에서 곧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한 전문가는 77%에 달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아시아 신흥국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공산이 크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혼동을 막기 위해서라도 위안화 가치를 일부러 절하시켜 자금의 급격한 변동을 막겠다는 것이 중국 금융당국의 경제전략인데요. 이런 G2의 주거니 받거니 정책은 국내 금융 그 파장을 가늠키 어려운 상황입니다. 코스피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에 들어간 지난 11일 2,000선이 맥없이 붕괴했는데요. 지난달 초부터 이달 13일 사이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는 6.8% 떨어져 아시아 주요 국가 중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낸 것입니다. 여기에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하네요. 거기에 시중에서는 안정적인 투자처를 계속 찾느라고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자금이 뜻밖에 늘고 있어 이 또한 경제 자금의 불씨로 꼽히고 있습니다.
16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단기 부동자금은 지난해 12월 말 794조7000억 원에서 90조 가까이 늘어 884조4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니 이는 경기 전망이 불확실하고 장기간 돈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시중에서 돈이 얼마나 활발히 돌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통화 승수도 지난 6월 18.2를 기록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고 하네요. 결국, 미국과 중국의 금리 및 위안화 가치가 국내 단기 투자자금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인데요. 국제 경기의 변동이 국내 경기를 더욱 변동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투자자 여러분은 특별히 주의하셔야 하는 시즌이 아닐까 합니다.
▶ 미국 정부 멕시코에 원유수출허용
15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가 자국산 경질유와 멕시코산 중질유를 교환해달라는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Pemex)의 요청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는데요. 미국 정부 관계자는 멕시코 이외에 10여 개의 국가가 미국산 원유 수입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통신은 또한 전했습니다. 이 경우 미국에서 멕시코로 수출되는 원유는 반드시 멕시코에서 정제돼야 한다는 게 조건이라고 하네요.
셰일가스 붐에 따라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이 4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원유 가격이 계속 내려가자 미국 국내 정유사들은 계속 미국 정부를 졸라 해외로의 원유 수출을 허가해달라고 로비를 해왔는데요. 그 결과가 멕시코로의 원유 수출이 허용된 것입니다. 멕시코는 이를 무척 반기며 미국산 원유를 수입해 더욱 높은 품질의 휘발유와 디젤유 생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본래 1975년 '에너지 보호법'을 제정, 캐나다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 미국산 원유 수출을 금지해 왔는데요. 미국의 자국산 원유 수출이 국내 공급을 줄여 유가가 오를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자 그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일어나는데요. 과연 미국이 멕시코 외에 다른 나라에도 원유를 수출하게 될는지는 미정이라고 합니다.
▶ 그리스 3차 구제금융 합의안에 IMF 고민
계속 그리스발 경제위기를 완화하려는 유로그룹과 국제통화기금의 팽팽한 기 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로그룹이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합의안을 승인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 즉 IMF는 해당 협상안 유보의 뜻을 밝혔습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14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어 860억 유로 규모의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합의안을 승인했는데요.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은 "이번 합의가 타결되면서 그리스는 유로존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자 그리스 정부는 환영의 뜻을 밝혔고 유로그룹 회의 수석들의 분위기도 시종일관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합의에 따라 유로그룹은 우선 1차로 260억 유로를 그리스에 지원할 계획이었죠.
그러나 IMF가 그리스 구제금융에 관련해 기존 태도에 변함이 없다고 시사하면서 해당 합의안이 독일 등 회원국 의회의 승인을 얻는데 다소 난항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다소 열기가 있던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인데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유로그룹 회의가 끝난 뒤 "그리스의 채무는 지속 불가능하며 그리스의 독자적인 행보만으로는 채무 지속성을 회복할 수 없다는 기존 태도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어서 빨리 지원금을 많이 확보해 국내 은행들의 채무 불안정부터 해결하고 싶어하는 그리스와 그런 그리스를 달갑지 않게 보는 독일을 사이에 두고 유로그룹과 IMF가 대결을 하는 양상인 것입니다. 과연 그리스는 올 하반기 안에 예정대로 대규모의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 지구 기온 5도 오르면 천문학적인 경제 손실
지구 기온이 5도가 오르면 무려 7조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증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까요? 11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내부 연구소인 ‘인텔리전스 유닛’이 최근 펴낸 ‘무대책의 비용-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 가치의 인식’ 보고서를 보면 기후변화로 인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들은 심각한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기업들은 홍수, 가뭄, 폭풍 등으로 인해 보유자산이 직접 감소하고, 성장률 하락과 자산수익 감소로 주가도 하락하는 간접적인 피해를 당할 것으로 추정한 것입니다.
이 보고서는 이코노미스트의 기관-연기금 투자가들을 위해 작성된 것인데요. 보고서 자료로는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한 전 세계의 평균 손실액은 4조2000억 달러로 추정되며 기온이 5도 상승하면 7조2000억 달러가 증가한다고 예측합니다. 이는 전 세계 금융자산 총액의 10%에 해당하는 액수에 가깝습니다.
해수면 상승에 따른 해안침식, 항만 피해 등을 나타내는 공공부문의 손실액은 더 심각했습니다. 기온 상승에 평균치를 적용해보면 13조9000억 달러 손실이 예상됐지만 5도 상승 때는 18조4000억 달러로 확대됐습니다. 특히 6도 상승 때는 43조 달러(약 5경 568조 원)까지 늘어났다. 이는 전 세계 주식시장 시총(70조 달러)의 60%에 달하는 액수라 너무 어마어마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기온 상승에 따른 글로벌 자산시장의 자본금 감소율은 평균 9%로 5도가 상승하면 14%, 6도가 올라가면 28%를 잃게 됩니다. 손실액은 노동의 생산성 하락과 화석 연료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되는 데 따른 손실금 등을 모두 합산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같은 자산 손실은 기업의 성장 둔화와 자산수익률 악화를 가져와 기관투자가들에게는 투자 손실로 이어지며 부동산, 인프라 산업, 목재, 농업, 관광산업이 기후변화에 취약한 업종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런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더욱 환경변화에 관련해 노력하고 힘을 써야 하는데요. 스웨덴 국민연금기금은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고탄소 150개 기업을 선정해 투자를 회수했으며 추가로 350개 기업에 대해서도 투자 철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영국의 대표적인 보험사인 아비바는 향후 5년간 저탄소 인프라에 7억8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는데요. 이런 세태에 대해 보고서는 “투자자들은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탄소발생량이 많은 최악의 회사를 제거해야 한다”며 “포트폴리오에 남아 있는 회사들에는 탄소배출과 관련해 배출량을 줄여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을 신경을 쓰지 않는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충격적인 경제지표로 풀이한 보고서인 것입니다. 과연 환경을 지키는 것이 지구에도 좋고 기업에도 좋다는 이야기네요.
이번 경제브리핑은 국내 경제와 맞물려있는 글로벌한 경제소식 중 실시간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현안들에 대해 시사적으로 간추려봤습니다. 푼돈 모아 티끌 재테크 여러 가지 방법들이 저금리 시대에 쏠쏠하게 느껴지지만 알면 알 수록 그런 현상들이 너무 오래 지속하면 좋지 않다는 씁쓸함도 포함하고 있죠? 국내는 저금리 해외는 금리 인상시대 한쪽 방향으로 치우친 경제테크 보다 조금 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관련 글 더보기
▶ [경제브리핑] 해외여행 면세 한도는 어디까지 일까? <바로가기> ▶ [경제브리핑] 드론 경제는 고공비행 중 <바로가기> ▶ [경제브리핑] 대륙의 실수? 샤오미의 사물인터넷 전략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