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까치 설날은~” 어느덧 이 노래 흥얼거리고 계시죠? 민족의 최대 명절,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랜만에 친지들을 만나고, 즐거운 전통놀이를 즐기며 보내게 되는 설날! 하지만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데요. 한 온라인 취업 포털의 최근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성인 남녀 1,546명 중 무려 22.1%가 ‘설을 앞두고 가장 걱정되는 것’으로 ‘늘어나는 지출’을 지목했습니다. 그래서 설은 즐거운 명절이지만 가계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이기도 하죠. 설을 보내기 위해 드는 비용과 오가는 선물들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명절 경제학’이 한 눈에 들어온다는 사실! 설과 경제의 모든 것,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세뱃돈 재테크 열풍! 평균 세뱃돈 비용은?
설 명절이 다가오면 은행창구가 무척 바빠집니다. 세뱃돈을 주기 위해 신권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기 때문인데요.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아동과 청소년들이 가장 큰 돈을 만지게 되는 시기가 바로 설날이기도 하죠. 세뱃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라면 무척 달콤한 기회이지만,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기도 한데요. 올해 세뱃돈은 얼마나 준비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면 평균 세뱃돈 비용으로 기준을 정해보는 건 어떨까요? 최근 취업 포털 잡코리아는 남녀직장인 728명에게 ‘세뱃돈’ 설문조사를 시행했는데요.
먼저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에게 적당한 세뱃돈은 1만 원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59.5%. 그리고 중•고등학생을 위한 세뱃돈 금액은 3만 원,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에게 줄 세뱃돈으로는 5만 원이라고 답한 응답자 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분석해보면, 가구당 평균 세뱃돈 지출 금액은 151,000원! 결코, 작은 액수는 아니죠? 이 때문에 요즘은 ‘세뱃돈 재테크’라는 단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세뱃돈이 흐지부지 사라지기 전에, 자녀 명의의 통장을 만들어 경제감각을 키워주는 가정이 늘고 있는 것인데요. 세뱃돈을 모아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어린이 적금에 가입하기도 하고, 어린이 펀드나 어린이 보험을 드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 명절 가장 큰 경제 이슈! 세뱃돈~ 그 유래는?
세뱃돈을 주어야 할 나이가 된 성인 남녀들, 설날이 다가오면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대체 ‘세뱃돈’은 언제부터 생겨난 걸까~하는 의문인데요. 중국에서는 춘절에 붉은 봉투(홍바오)에 돈을 넣어 전하던 풍습이 있었고, 일본 에도 시대에도 오도시다마 라는 비슷한 풍습이 존재했습니다. 조선 시대에도 ‘세뱃돈’의 유래로 볼만한 사례가 발견되는데요. 당시 왕래가 자유롭지 못했던 여성들은 설날이 되면 하인을 보내 일가친척들에게 인사를 하는 ‘문안비(問安婢)’가 있었죠.
이때 인사를 받는 쪽에서는 그 하인에게 ‘세배삯’과 세배상을 주고, 답례의 문안비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세뱃돈’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은 1921년 최 영년의 세시풍속서 ‘해동죽지’. 원래 설날 세배를 온 아이들에게 떡이나 과일을 주다가 시간이 흘러 먹거리보다 돈을 주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세뱃돈의 개념이 생긴 것이죠. 선조들은 세뱃돈을 줄 때 꼭 봉투에 넣어, 겉면에는 ‘책값’ ’붓값’ 등 용도를 적어주었는데요. 아이들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려는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입니다.
▶ 설 가계부를 좌지우지, 평균 차례상 비용은 얼마?
설 가계부에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차례상 차림에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설이 가까워지면, 각 가정에서는 올해 설 차례상 비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는데요. 최근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전국 17개 지역의 전통시장 16곳과 대형유통업체를 상대로 설 차례상 관련 26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했습니다. 이 조사의 결과를 보면, 배•대추 수확량이 증가하고, 다시마의 생산량도 늘어 가격이 하락했죠. 반대로 나물류와 쇠고기 가격은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과일류는 풍년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쇠고기의 도축은 줄어 구매 비용이 올라간 것인데요. 따라서 설 차례상 준비에 필요한 평균 비용은 전통시장 20만 8천 원, 대형유통업체는 30만 1천 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1%, 2.1%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13월의 세금폭탄’이 된 연말정산 때문에 고단해진 가계부, 차례상을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아 보이는군요.
▶ 명절 선물, FTA와 소비추세가 유행을 바꾼다?
차례상 준비비용을 알아봤으니, 그 다음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바로 가족, 친척을 위한 설선물이겠죠? 설선물은 다 그게 그거지 하고 그 동안 상품권, 현금, 건강식품이나 과일 등 언제나 비슷한 선물만을 고르셨나요? 하지만 명절 선물의 유행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 한 대형유통업체에서 지난 5년간의 설 선물세트를 비교해봤더니, 국내 경제와 소비문화에 따라 매년 매우 색다른 선물이 등장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막걸리 열풍이었던 2010년에는 ‘막걸리 선물세트’가, 경기 침체가 완화된 2011년에는 고가의 선물세트가 등장했습니다. 또, 태블릿 PC의 선풍적인 인기를 끈 2012년에는 스마트 기기가 설 선물로 사랑받았고요. 내수가 급격하게 부진해진 2013년에는 생활용품으로 직접 꾸미는 DIY 선물세트가 등장했죠.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경제영토가 확대된 지난해에는 수입식품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올해는 소비 추세를 반영해 수입 맥주 선물세트나 수입 과일 선물세트 그리고 실버 전용 선물세트 등 다양한 설 선물 세트들이 등장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세계 경제와 내수 상황 등이 명절 선물 트렌드를 바꾸는 모습~설과 경제의 뗄 수 없는 관계를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지금가지 세뱃돈과 설 선물, 차례상 준비 등 설 명절 지출과 함께 소비 트렌드를 알아보았습니다. 설 명절 비용 부담을 묻는다면, 꽤 많은 분이 ‘큰 부담을 느낀다’고 대답할 텐데요. 실제로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더라도 전체 응답자의 65.6%가 부담을 토로했죠. 그 중에서도 명절 선물 준비 비용이 42.8%, 제수상 차림 비용이 42.2% 그리고 세뱃돈이 10.2% 순으로 집계되었는데요. 설에 지출하게 될 예상 비용 평균은 무려 82만 원을 넘어서는 상황. 평범한 직장인들이 명절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더구나 기혼자의 경우는 평균 88만 원 이상으로 미혼자의 평균 설 지출 비용과 무려 30만 원 차이를 보이고 있죠. 지출 규모가 가장 큰 50대와 그 뒤를 이은 3,40 대 직장인들. 설 명절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명절 전 꼼꼼하게 지출 계획을 세워야겠죠? 또, 알뜰한 선물 선택과 현명한 지출로 부담을 줄여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