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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남편들에게 인기, '멍텅구리 통장'을 아십니까?

 


요즘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다수 선진국의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고, 개도국에서도 역시 저물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런 현상은 한국도 마찬가지.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2개월 연속 0%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상승한 담뱃값이 아니었다면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죠. 한국의 물가와 글로벌 디플레이션 리스크, 한 주간의 경제 이슈들과 함께 그 핵심을 살펴보죠. 


 




 남편들에게 인기, '비밀 통장'의 정체는?

 

최근 인터넷에서는 ‘아내 몰래 비상금을 숨기는 획기적인 방법이라는 게시물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들켜도 아내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미리 쪽지를 써두는 기발한 아이디어죠. 이처럼 가정 경제권을 아내가 가지고 있는 경우, 남편들은 자신만을 위한 비상금을 만들기가 무척 어려운데요. 아내가 잘 보지 못하는 비상금 보관장소를 찾아 헤매던 남편들, 요즘은 당당히 은행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멍텅구리 통장’이라고 불리는 비밀계좌를 이용하기 위해서인데요. 은행 계좌, 다양한 계정의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배우자의 눈을 피할 수 있다고 해서 ‘스텔스 통장’이라고도 불리는 이 비밀통장. 계좌개설할 때 인터넷 조회, ATM 거래 제한 등을 신청할 수 있고, 이용할 때는 예금주가 은행에 직접 가야만 입금이나 출금을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아니고서는 계좌의 존재조차 파악하기 힘든 ‘보안 계좌’인 셈이죠. 4대 시중은행이 조사한 바를 살펴보면, 이런 비밀통장의 수는 2012년보다 무려 54% 정도 증가했는데요. 사용하기 불편하고 은행의 홍보도 없지만,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애초 비밀계좌는 금융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서비스였지만, 비자금 관리 좋은 통장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이용자가 늘어난 것이죠. 비밀 통장의 인기를 보며, ‘금융 주권’금융 프라이버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인터넷 쇼핑 무분별한 '베스트, 추천' 금지 - 소비자 보호지침 강화

 

     

최근 쇼핑몰에서 ‘베스트 추천 상품’이라는 문구를 보고 흰 구두를 구입한 H 씨. 그러나 막상 물건을 받아보고 상품의 질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흰 색상의 상품은 환불이나 교환이 금지라는 조건이 있어 신발장에 자리만 차지하게 되었는데요.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전자상거래 소비자 보호지침’ 개정안발표하면서 H 씨와 같은 피해사례가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이번 개정안에는 허위 이용 후기 작성 등의 행위가 법 위반 사례포함되었습니다. 광고임을 알리지 않고 상품을 추천하거나, 거짓 후기를 작성하고 ‘베스트’등의 명칭을 붙이는 것이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불법 행위라고 규정한 것이죠.


또 다수의 쇼핑몰에서 흰색 등 특정 색상이나 소재의 상품환불 불가의 조건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많이 목격할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도 법적으로 볼 때는 청약 철회가능합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청약철회를 방해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되었습니다. 인터넷 쇼핑, 해외 직구, 소셜 커머스 등을 통한 시장이 커지자 새로운 유형의 위반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는 상황.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와 같은 위반 행위를 통한 소비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개정안을 발표한 것인데요. 앞으로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 ‘소비자 보호지침’ 개정안을 파악해보는 것도 좋겠죠?



▶ 줄어드는 유학생, 유학 · 연수도 동남아로 간다

 

   

<해외 유학, 연수 ‘불황 속 열풍’ 지난해보다 8.6% 증가> 

위의 제목은 1997년 5월의 한 신문기사 헤드라인인데요. 이 시기 유학이나 연수를 위해 출국한 인원은 무려 8만8천9백 명을 넘어섰었죠. 당시 불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해외 유학이나 연수 열풍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는 최근 한국의 상황과는 전혀 달라 흥미로운데요. 지난 3일, 한국은행은 2014년 한국인 유학생의 학비나 체류비를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이를 살펴보면, 유학생을 위해 외국으로 나간 금액은 약 4조 801억 원. 이는 전년보다 무려 14% 줄어든 수치인데요. 이처럼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유학생(어학연수생 포함)급격하게 줄어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교육부가 매년 4월 1일을 기준으로 조사하는 한국인 유학생 수는 3.3% 감소한 상황. 더구나 호주, 미국, 영국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지역유학생 수줄었습니다. 대신 유학, 어학연수지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은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인데요. 최근 불황이 이어지자, 유학생들이 학비나 체류비가 적게 드는 동남아시아 국가로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1년 이상을 계획하고 어학연수를 떠나던 예전과는 달리 단기연수가 주목받는 상황이죠. 경제적인 상황이 교육이나 학업의 트렌드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0% - 디플레이션 우려 커져





지난 3일, 통계청은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했습니다. 1월 소비자물가의 상승률은 2개월 연속해서 0%를 기록했는데요. 표적인 가격 하락 품목석유류와 농산물. 특히 양파나 감, 배추 등의 가격이 대폭 내려갔고 휘발유, 경유, LPG 등의 가격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또 상수도료는 전년 1월에 비해 올랐으나, 도시가스가 6.1%의 가격하락을 보이면서 이를 상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 품목도 있는데요. 올해부터 갑당 2,000원 오른 담뱃값이 대표적입니다. 담뱃값이 오르면서 소비자물가가 0.58% 포인트 오른 것이죠. 만약 담뱃값 상승이 없었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에 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처럼 소비자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한편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는데요. 최근 물가상승률이 1% 미만인 선진국무려 82%(27개국)의 나라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내려가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아진 한국경제 역시 디플레이션 위험을 피해가기 힘들다는 것인데요. 그러나 이런 우려에 대한 통계청의 의견은 조금 다릅니다. 가격 하락 품목이 석유류와 농산물 정도이며 물가 상승 요인인 설 명절을 앞두고 있으므로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인데요. 한국 경제에 따뜻한 봄이 찾아와 글로벌 디플레이션 리스크 피해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겠죠?




 고령층 일자리 늘었지만, 질은 하락
 

최근 60대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39.7%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는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데요. 한국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하고자 하는 고령층이 늘어난 것이죠. 한국은행과 통계청의 발표를 살펴보면, 60대 이상 나이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0년에 37%, 2011년에는 37.4%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렸는데요. 이는 고령층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가 양적으로 많이 늘어났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령층 취업을 자세히 살펴보면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60대 이상 인구의 취업이 주로 자영업 또는 저임금 일자리에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조사에 의하면 전체 자영업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25.2%까지 상승했는데요. 이는 2007년에 비해 3.0%나 증가한 수치죠. 또 전체 저임금 근로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3.5%. 고령층 근로자 중 상당수가 이처럼 질이 낮고 불안한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가 2015년부터 60대에 접어들게 되는데요. 고령사회의 안정을 위해서는 은퇴 후 공백을 위한 가교 일자리를 늘리고, 공공근로확대하는 등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번 주의 경제브리핑에서는 어떤 이슈가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금융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비밀통장과 인터넷 쇼핑 소비자 보호지침 개선안은 가정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식이었죠. 또 고령층 일자리의 질 문제와 유학•연수 트렌드의 변화도 가족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한 소식이었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디플레이션 리스크’와 한국 물가 상승률에 대한 문제는 조금 더 큰 경제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소식이었고요. 세계 경제의 움직임에서부터 세밀한 경제 뉴스까지 한눈에 확인하는 경제 브리핑! 여러분의 ‘경제 센스 100점’을 위해 계속됩니다. 





정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