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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숫자로 보는 한국 노년층의 삶


지난 10월1일은 UN이 정한 세계 노인의 날이었습니다. 이날 UN산하단체인 헬프 에이지 인터내셔널은 세계 노인의 날을 맞이해 ‘2014년 세계노인복지지표(The Global AgeWatch Index)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것은 한국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받은 노인복지 성적표이죠. 


세계노인복지지표는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의 개발을 도모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노인의 사회, 경제적 복지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세계 최초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세계노인복지지표는 크게 노인복지 수준소득, 건강, 역량, 우호적 환경 4개 영역의 13개의 지표를 기준으로 조사 분석했으며, 우리나라 노인의 복지수준은 전체 96개국 중 50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보다는 높아졌으나 여전히 당혹스런 순위가 아닐 수 없는데요. 왜 우리나라의 경제 순위보다 노인복지 수준은 한참 뒤쳐질까요? 우리나라 4개영역의 구체적인 노인복지 지표를 숫자로 살펴보았습니다. 그럼, 함께 살펴볼까요? 








80위 한국 노인의 아킬레스건    


먼저4개 영역 중 노인의 소득관련 부분은 80위로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마디로 ‘한국의 노인은 매우 가난하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요. 연금수령 노인비율 평가에서는 77.6점/100점, 노인 빈곤율47.2%, 노인의 상대적 복지수준62점으로 낮게 나타났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91개국 국가 중에서 90위 한 것을 감안하면 그나마 몇 계단 상승한 수치이긴 하지만 2012년20-50클럽을 세계에서 7번째로 가입하고 내후년에는 30-50클럽에 가입이 예상되는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규모를 감안할 때 기대에 못 미치는 낮은 소득보장 순위에 머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연금수준의 적정성과 보편적인 복지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적인 논의와 고민이 필요한 시기로 보입니다. 





  

▶ 20-50 클럽


  1인당 소득 2만달러, 인구5000만명을 동시에 충족하는 나라를 뜻한다. 국제사회에서 1인당 소득 2만달러는 선진국 문턱으로 진입하는 소득기준으로, 인구 5000만명은 강국과 소국을 나누는 기준으로 각각 통용한다. 한국은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에 이어 세계 7번째로 20-50클럽 국가가 됐다    





54위 노인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사회    


사회적 환경 즉. 사회적 연계, 안전, 시민적 자유, 대중교통 접근성 등을 지표로 평가한 부문에서 한국은 지난해 35위에서 올해 54위로 하락했습니다. 서울여자대학교(최혜지)에 따르면 70% 이상의 노인은 어떠한 형태이든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지만 갑자기 돈을 빌릴 일이 생길 경우, 경제적 지원은 취약하다고 지적하면서 한마디로 정서적으로는 지원하지만 돈 얘기는 사절한다는 냉정함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체로 사회적 안전에 대해서 노인들은 비교적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요. 노인의 5.7%는 우리사회를 매우 불안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비교적 불안하다는 얘기도 31.6%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42위 건강하지만 정신적으로 취약한 한국 노인  


노인의 건강상태 영역에서는 42위로 노인의 정신적 복지 데이터가 개정되면서 지난해보다(8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60세의 기대수명은 24년으로 다른 아시아 지역 비해서는 평균이상의 수준을 보였지만, 자신의 삶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35세~49세 응답자대비 50세이상 응답자의 비율인 정신적 복지지표에서는 0.7점/100점을 기록해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60세 기대수명에 비해 건강수명은 약 18년정도로 평균 6~7년은 결국 병치레를 하면 살아가야 하는 고단한 노인의 삶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19위 일 하고 싶은 한국 노인  


고용과 교육부분은 작년과 동일한19위로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노인들은 실제로 오랫동안 일을 하고 싶어하죠.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연령대별 고용률이 ‘60~64세’가 57.2%로 ‘20대’ 56.8% 보다 0.4%p 높게 나타났는데요. 이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시작한 1963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또한, 2011년 ‘전국노인생활실태 및 복지욕구조사’에 따르면 65세이상 노인의 취업률은 34%로 나타나, 비교적 노인고용취업률높은 국가로 인식되고 있죠. 하지만 직접 일하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한국 노인의 삶의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실제로 근로 희망 사유가 ‘생활비에 보탬(54.0%)’이 가장 많았고, 다음은 ‘일하는 즐거움(38.8%)’입니다. 높은 고용률과 취업률이 바람직하다거나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고용률

-생산가능인구(15세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

▶ 노인취업률

-65세 이상 노인 중 수입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 비율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는 말이 있듯이, 인생 100세 시대에 나이는 단순한 숫자에 지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사회는 나이 자체가 우리 노년의 삶을 가난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며, 은퇴 후에도 계속 일을 한다는 것이 단순히 먹고 사는 일로만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노인복지지표를 통해 들여다 본 한국 노인의 삶은 아직은 녹록치 않은 것을 확인했는데요. 앞으로는 나이가 들어도 가난하지 않고 사회적 연대와 관계를 통해서 오히려 나이가 드는 것이 행복하고 즐거움이 되는 위풍당당한 실버세상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