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이 스테이크만큼 비싸진다면 어떨까요? 과자가 파스타만큼 비싸지면 어떨까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로 보이지만 요즘 같은 상황이라면 이 우려가 현실이 될지도 모릅니다. 국제농산물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콩, 옥수수, 밀 등을 포함하는 국제농산물가격은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말 까지 1년 반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습니다. 그 기간 동안 20% 가까이 하락하면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가격까지 떨어졌는데요. 그러던 국제농산물가격이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3월 19일 기준으로 2013년 말 대비 12% 상승한 것입니다. 같은 기간 국제원자재 중에서도 에너지 가격은 0.9%, 금속 가격은 0.3% 오른 데 비하면 상당히 높은 상승률입니다.
농산물 종류별로는 귀리가 22.9%, 옥수수가 14.7%, 소맥이 13.7% 상승하는 등 올해 들어 주요 농산물가격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커피의 경우 가격이 지난 연말 대비 85%나 급등했습니다.
▶농산물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영화 ‘투모로우’를 아시나요? 이 영화는 이상기후가 덮친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국제농산물가격 상승이 바로 이 영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국제농산물가격이 최근 들어 상승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요 농산물 생산지역의 이상기후로 향후 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입니다. 농산물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의 폭설과 한파, 남미지역의 가뭄 등이 발생하면서 농산물 생산에 차질이 생긴 것입니다. 또 세계 밀 생산 5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정치적인 불안으로 밀 공급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농산물 공급량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투기적 수요가 유입되면서 농산물가격 상승세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영화 (바로 가기)>
▶이상기후가 멈추면 농산물가격 상승도 멈출까? NO!
최근의 농산물가격 상승세가 향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산물가격의 상승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먼저 수요 측면을 보면 세계인구의 증가로 식량으로서의 농산물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UN에 따르면 세계인구는 2013년 71억명에서 2018년 76억명으로 5억명 정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인구가 3억명 가까이 늘어나면서 농산물 소비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신흥국의 경제성장과 소득증가로 소비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육류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사료로서의 농산물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공급측면에서는 농산물 재배면적 감소와 기상이변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예상됩니다. 세계적으로 도시화에 따른 농산물 재배면적 감소가 진행되어 왔으며, 그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곡물 재배면적은 1949년 전체 면적의 63%를 차지했지만 2007년에는 51%로 17%가 감소했습니다. 또 최근 중국과 인도의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도 농산물 재배면적의 감소로 이어질 것입니다. 한편 지구온난화로 가뭄, 홍수, 폭염, 폭설 등 기상이변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주기는 짧아지고 있는 점도 농산물 공급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은 농산물 생산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농산물가격의 상승을 가져올 것입니다.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면 농산물에 대한 투자를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농산물 실수요가 아닌 단순 투자 목적이라면 농산물 실물이나 선물을 이용하는 방법 보다는 ETF를 이용한 간접투자 방식이 가장 무난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물투자의 경우 보관비용, 거래절차, 유동성 등에 문제가 있고, 선물투자는 위험성이 매우 높은 반면 ETF는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해주면서 쉽게 매매가 가능한 점이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농산물은 수확까지의 기간이 꽤 길기 때문에 공급량 조절이 어렵고, 또 필수 식량이기 때문에 수요량 변화도 크지 않아 농산물가격은 변동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