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은 풍요로운 계절의 상징임에 틀림없지만 모든 사람에게 풍요로운 시간은 아니리라 생각됩니다. 반갑게 맞이하는 가족들과의 자리에서도 소리 없이 생기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발생하고, 장시간의 운전이나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몸의 피로는 쌓여만 갑니다. 그렇게 명절증후군은 조용히 우리 곁을 찾아오곤 하는데요. 끝나버린 추석, 명절증후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명절이면 장거리 운전에 피곤한 아빠
고향으로 가는 길, 올해도 어김없이 가장인 남편이 운전대를 잡습니다. 저희 남편의 경우 제가 면허가 없어 늘 운전은 본인의 몫임을 알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막히는 도로에 더운 날씨, 떠들썩한 아이들의 소리에 졸음을 참으며 운전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가족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표현은 하지 않지만 연신 껌을 씹고, 자신의 목덜미를 주무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까지 한데요. 오랜만에 처가로 가는 길이지만 장거리 운전에 피곤한 남편을 보면 마음이 썩 편하지는 않네요. 이럴 땐 아이들의 힘이 되는 응원 한마디와 휴게소에서 안마서비스가 그 어떤 피로회복제보다 효과적이겠죠~?!
▶명절 음식, 기름과의 사투를 벌이는 엄마
명절이면 구워야 하는 전은 왜 그리 많고, 준비해야 할 음식들은 또 왜 그리 많은 걸까요~? 저는 친정으로 가는 길이라 외가로 제사 준비를 도우러 갔습니다. 외가의 제사 음식은 처음 만들어 보았는데요. 별 생각 없이 평소처럼 전을 부치려다 기름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고 이모님께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시어머니보다 더 매운 잔소리에 눈물을 쏙 빼고 왔네요. 친정에 간다고 마음 편하게 갔다가 명절 스트레스만 잔뜩 받고 왔습니다. 명절에 친정에 잘 들리지 않아 모르는 게 많아서 그렇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서운한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명절 음식하랴 시댁 식구들 눈치보랴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명절증후군을 날려버리는 것은 어떨까요~? 명절증후군을 날리는 이색 스트레스 해소법을 공개합니다!!
1. 명절 음식 만들고 수고한 여성 동지(?)들과 시원한 맥주 한잔 하기
2. 적은비용으로 큰 만족을 주는 인터넷 쇼핑을 하거나, 마트에 가서 먹고 싶은 것 실컷 먹기
3. 소셜커머스로 마사지 쿠폰을 싸게 구입해서 명절에 고생한 스스로를 위해 전신 마사지 선물하기
4. 명절 전후로 남편에게 아이들과 집안일을 맡기고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보내기
5. 차 안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소리를 질러가며 운전하기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상처받는 아이들
즐겁게 할아버지 댁에 왔건만, 듣기 싫은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공부는 잘 하니?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 있니?” 라는 질문을 하시는 어르신들도 계시고, 결혼 적령기의 조카들에게는 취업이나 결혼, 만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가 않습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지인들의 경우 명절에 들리신 친척분들께서 "결혼은 언제 하니?" 라고 물으시는 것에 일일이 대답을 하다 지쳐 이제는 슬그머니 방으로 피해버린다고 합니다. 아무리 좋은 말도 계속 들으면 잔소리가 되는 것이죠~? 즐겁고 행복한 명절에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우리의 아이들의 가슴에 상처를 줄 수 있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어색하기도 하고 나름 진심으로 걱정이 되어서 하는 말일지라도 이런 이야기만큼은 피해주는 센스를 발휘해보는 건 어떨까요~?
1. 결혼은 언제할꺼니? (만나고 있는 사람은 있니?, 눈높이가 너무 높은 것 아니니?)
2. 아직 취업 안 했니? (누구는 벌써 취업해서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더라)
3. 연봉은 얼마나 되니? (돈은 많이 모았니?, 누구는 연봉이 얼마더라)
▶명절증후근 싹!! 가족들과 힐링타임을 가져보세요~
명절에 받은 스트레스를 그냥 쌓아두거나 슬그머니 피해버린다고 해결 될 일은 아니겠죠? 차례를 지낸 후 지친 가족들과 잠시 집밖으로 나서는 것 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해소된답니다. 저희 부부는 가까운 커피숍에 들려 차 한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기분 전환을 한답니다. 평소 아이와 함께 하지 못했던 취미생활이나 나들이를 다녀오는 것도 좋답니다. 이번 추석에는 아이가 소원하던 볼링장도 가고 물 맑은 곳으로 나들이도 다녀오면서 가족 모두가 힐링이 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명절은 가족들과의 반가운 시간이지만 말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쌓이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쌓인 스트레스를 그냥 두지 마시고 집안 일을 잠시 내려놓고 산책을 하며 잠시 바깥 바람을 쐬어보세요. 이렇게 하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개운해 진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다가오는 명절증후군을 슬기롭게 이겨내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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