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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소아암 투병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꿈, 레슬링 선수 김형수

격투기 선수 하면 어떤 이미지가 생각나시나요? 강인하고 건강한 이미지? 오늘 만나볼 김형수 선수는 소아암 환우였는데요. 힘든 현실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더 나아가 주위에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김형수 선수의 이야기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국가대표를 꿈꾸던 소년

Q. 어떤 계기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초등학교 때 맛있는 것을 사준다는 코치님의 말에 처음 씨름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막상 운동을 시작해보니 재미있고 잘 맞아서 즐거웠어요. 그리고 5학년때 쯤 스카우트 제안을 받아 레슬링으로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레슬링은 세계 무대인 올림픽이 있는 종목인 만큼 국가대표가 되어서 세계 최고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소아암 진단을 받다

Q. 소아암 첫 진단과 재발 할때의 상황은?

8살 때 처음 재생불량성빈혈이라는 혈액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치료가 잘 되어서 금방 완치된 줄 알았는데, 한창 운동으로 꿈을 키워가던 고등학교 1학년 때쯤 재발 판정을 받았어요. 지금은 조혈모세포 이식이라는 말을 쓰지만 그때는 골수이식이라고 했는데, 골수 이식을 받아도 생존 확률이 50%, 안 받아도 생존 확률이 50%라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그냥 '버티고 운동하겠다. 죽어도 매트 위에서 죽겠다'며 고집을 피우기도 했었죠. 그만큼 꿈이 간절하기도 했고요. 처음에는 버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점점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단계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 가서 골수이식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었던 꿈

Q. 힘든 투병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

골수 이식이 다른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저한테 이식하는 것인데요. 이때 전처리라고 해서 무균실에서 제 몸 안에 있는 세포를 전부 죽이고, 새로운 세포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하는 단계가 있는데 그 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무균실이니까 아무래도 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럴 땐 유리창에 비친 제 모습을 보면서 혼자 레슬링 포즈를 잡아보기도 하면서 버텼어요. 잘 치료받고 나가서 다시 레슬링을 하겠다고 다짐했던 그 마음이 힘든 병원 생활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 준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모두를 위한 꿈을 나누다

Q. 복귀 후에 생활은 어떠셨나요?

치료가 끝나고 22살 때쯤 레슬링으로 복귀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근육이 다 빠지다보니 따라가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이때 조금 현실적으로 생각을 하게 됐고, 재활 트레이너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막상 재활 트레이너 일을 시작하니까 제가 선수들의 마음을 너무 잘 이해하는 거예요. 투병 기간도 길었고, 재활 기간도 길었다 보니 선수들의 마음이 너무 잘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다른 사람을 위해서 노력하다 보니 단순히 선수들을 케어하는 것에서 나아가 조금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게 아주나무재단입니다.

 

Q. 아주나무재단은 어떤 곳인가요?

‘아주나무재단’은 소아암 어린이들과 집안 형편이 어려운 운동선수들을 도와주는 재단인데요. 처음에는 소아암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을 삭막한 공간이 아닌 웃고 떠들고 행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공놀이나 볼링 같이 재미있는 놀이로 함께 놀아주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얼마 전에 길에서 어떤 친구가 인사를 하는데 처음에는 그냥 저를 아는 어떤 팬인가보다 했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 병원에서 제 수업을 들었던 친구 중 한 명이었던거에요. 그 친구가 그때 수업 너무 재밌었다고, 덕분에 치료를 잘 받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렇게 잘 치료받고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Q. 기증자를 위한 특별한 서비스가 있다던데?

저도 투병을 하면서 조혈모세포를 기증받았잖아요. 누군지는 모르지만 기증해주신 게 정말 감사한 일이다 보니, 이 감사한 마음을 기증자분께 꼭 돌려드리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조혈모세포를 기증하신 분들은 체육관을 평생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게 해 드리고 있어요!

 

 

전하고 싶은 이야기

Q. 마지막으로 소아암 환우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지금은 많이 힘들겠지만 치료 잘 받으면 형처럼, 오빠처럼 다시 건강을 찾고, 꿈을 이룰 수 있으니까 포기하지 말고 힘내라고 전해주고 싶습니다.

 

레슬링에서는 어깨가 땅에 3초 이상 닿아 있으면 폴(fall)이라고 패배를 선언하는데요. 우리 인생은 레슬링이 아니잖아요? 지금은 비록 차가운 침대에 아이들의 어깨가 3초 이상 닿아 있지만 그 누가 패배를 선언할 수 있겠어요. 오히려 3일, 3달, 3년 그 이상이 걸려도 일어나길 기다리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죠. 그러니까 얼마가 걸려도 좋으니 꼭 다시 일어나 우리 아이들이 자신만의 멋진 경기를 펼쳐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기억하는 폴이 패배가 아니라, 매년 함께하는 아름다운 가을이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오늘은 소아암을 극복하고 격투기 선수로, 아주나무재단으로 여전히 꿈을 나누고 있는 김형수 선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다른 분들과 나눠가는 모습에 마음이 더 포근해지는 것 같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주위에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 조금 더 따뜻한 말들과 마음을 나눠 보는 것은 어떨까요?

 

 

범상치 않은 사람들 '김형수 선수'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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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