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완치된 뒤에도 남아있는 긴 후유증, 일명 ‘롱 코비드’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요. 주로 기침, 가래, 인후통 등의 잔여 증상이나 피로감, 기억력 저하, 우울감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최근에는 난청, 이명 등의 청력 문제도 보고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감염자 중 약 6~15%가 겪고 있는 후유증, 이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명은 아무런 외부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귓속∙머릿속에서 소리를 느끼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이명 그 자체는 병이 아니라 귀와 관련된 많은 질환에 동반되는 하나의 증상입니다. 이명 증세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가 하면, 평소에 잘 느끼지 못하다가 조용한 환경이나 어떤 일에 집중할 때 혹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명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명의 종류와 원인
이명은 크게 달팽이관과 청신경계가 주된 원인인 ‘자각적 이명’(비박동성 이명)과 귀 근처 혈관의 흐름, 근육의 움직임 또는 청각 기관의 주위 구조물에서 생겨 청각 기관을 통해 느껴지는 ‘타각적 이명’(박동성 이명)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이명의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경우는 71%, 원인불명인 경우는 29% 정도라고 합니다.
1) 자각적 이명
자각적 이명은 대게 ‘윙~’하는 소리, 매미 소리, 풀벌레 소리, 바람 소리, 기계음 소리, 휘파람 소리 등이 본인에게만 들리며, 이명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요. 귀 속이나 청신경, 뇌 등의 소리를 감지하는 신경 통로와 이와 연결된 신경계통에서 비정상적인 과민 반응으로 인해 생기는 현상으로 판단되며, 환각의 일종인 환청과는 엄연히 다른 경우로 분류됩니다. 자세한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질환에 의한 이명
이명 증상의 원인은 귀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요. 삼출성•급성 중이염•외이도염 과 같은 염증성 질환에 의한 내이 손상 그리고 노인성 난청, *메니에르병 등의 귀 질환이 이명의 대표적 원인입니다. 내이에서 뇌까지 연결되는 신경에 종양이 있는 경우(청신경종양)에도 비정상적인 잡음과 점진적인 청력 감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갑상선에 이상이 생기면서 이명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요. 보통 갑상선기능저하증 및 항진증, 갑상선암 수술 후 이명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고 합니다.
*메니에르병: 발작성 어지럼증과 함께 청력 저하나 이명 같은 청각학적 증상이 동시에 발생
▶소음성 이명
소음성 이명은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청력이 떨어지고, 이것이 이명으로 이어지는 경우인데요. 오랜 시간 이어폰을 사용하고 시끄러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는 게 주원인입니다. 특히 시끄러운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하는 습관을 지닌 젊은 층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하는데요. 주로 ‘삐~’ 하는 소리가 나며, 이를 장기간 방치하면 영구적인 청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어 신속한 병원 검진이 필요합니다.
▶약물성 이명
약물로 인한 이(청각)독성 부작용이 이명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이명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은 고용량의 아스피린(살리실레이트 성분), 해열-진통소염제, 아미노글리코시드 계통 항생제, 세포독성 항암제 등이 있습니다. 특히 아미노글리코시드 계통 항생제는 일시적인 청력손상 뿐만 아니라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스트레스성 이명
청력은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이명이 오는 경우 스트레스성 이명이 가능성이 큰데요. 갑작스러운 정신적 충격이나 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거나, 혹은 일시적으로 큰 소리를 들은 경우에도 이명이 올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들이 뇌의 흥분을 증가시키고, 대뇌피질의 과도한 활동으로 인해 이명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죠.
2) 타각적 이명
타각적 이명은 귀 주변 혈관 혹은 근육에서 나는 욱욱, 딱딱딱, 두두둑 등의 소리와 자신의 숨소리나 목소리를 듣게 되는 증상인데요. 자각적 이명보다 발생 비율이 훨씬 적으며, 비교적 원인이 명확하여 정확한 진단 하에 상담 치료, 약물 치료 및 수술적 치료를 적절히 시행할 경우 자각적 이명에 비해 빠른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근육기원성 이명
근육기원성 이명은 귀 주변 혹은 내부의 근육 수축 시 발생하는 소리를 듣게 되는 증상으로 ‘구개근경련’에 의한 이명과 ‘중이근경련’에 의한 이명이 대표적인데요. 구개근경련성 이명의 증상은 ‘딱딱딱’으로 표현되는 단속성의 클릭음이 가장 대표적이며, 불수의적 혹은 수의적으로 구개근의 경련이 있을 때 발생합니다. 중이근경련성 이명은 ‘부스럭’, ‘딸가닥’, ‘두두둑’, ‘드르륵’ 등으로 주로 표현되는 이명이며, 흔히 소음에의 과도한 노출이나 악기 연주와 같은 중이 내 근육을 자극시키는 과정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혈관성 이명
혈관성 이명은 귀 주변의 큰 동맥 혹은 정맥의 흐름을 자신이 듣게 되는 경우로, 몸의 혈액순환이 빨라지고 그 양이 증가해 발생한다고 합니다. 심박동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고혈압, 빈혈, 고지질혈증, 갑상선기능항진, 심장판막질환, 임신, 뇌압 상승 등이 혈관성 이명의 주된 원인인데요. 환자들은 주로 고개를 좌, 우로 돌릴 때 혹은 맥박이 빨라지는 신체 활동에 따라 달라지는 크기와 박동 속도를 느낀다고 합니다.
▶턱관절 이상에 따른 이명
턱관절 장애로 인해 이명을 경험할 수도 있는데요. 턱관절 장애는 턱관절에 염증이 생기거나, 관절 사이의 디스크가 본래의 자리를 벗어나거나, 턱관절을 움직이는 저작근이 뭉쳐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입을 벌릴 때마다 ‘딱’ 소리가 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턱관절의 이상이 주변부 근육의 장력변화를 가져와 귀가 먹먹해지면서 아프거나, 이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이명은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도 있고, 심하게는 뇌종양을 포함한 여러 중증질환의 전조 증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명을 임의로 방치하거나 치료를 중도에 포기할 경우, 두통, 난청, 어지럼증, 위장 장애, 구토 등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키거나,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불안감, 우울증, 노이로제 등과 같이 정신적 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요. 이명 증상과 함께 또 다른 동반 증상이 있는지 파악하고, 동반증상이 없어도 수 일 동안 이명이 지속되면 이비인후과 검진을 통한 진단 및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더불어 평소 생활습관을 점검해보며 이명을 개선 및 예방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이명은 큰 소리로 인한 충격이나 지속적인 소음으로 귀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은데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이어폰 또는 헤드폰을 사용할 때 소리의 크기를 85dB 정도로 유지하고 최대 110dB을 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명에 좋은 돼지고기, 토마토, 브로콜리, 산수유 등의 음식을 꾸준하게 챙겨 먹고, 염분이 너무 많은 음식, 탄산음료, 담배 등은 멀리하는 것이 이명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일상생활에서의 꾸준한 절제와 노력이 이명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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