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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가속화된 미래, ‘지속가능한 일’을 찾아서 한화생명 드림하우스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고, 그냥 꾸준히 하는 거죠”
 

“한 순간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당했죠. 그 사건을 계기로, 지속가능한 ‘내 일’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드림하우스에서 만난 정현정 하우어의 얼굴은 말간 20대 청년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그 표정과 분위기는 굉장히 단단했죠. ‘트립스토어’란 여행 스타트업 회사에서 일을 하던 정현정 하우어는, 코로나19 때문에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깊은 실의도 잠시, 그녀는 곧 새로운 결심을 하죠. 

 

“훌쩍 제주도로 떠났어요. 그때만 해도 코로나가 빨리 끝날 줄 알았으니까요.”

사실 그녀의 이력은 조금 독특했습니다. ‘로아컨설팅’이라는 IT기업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해, 무작정 일본으로 넘어가 ‘otto’라는 브랜드 회사의 디자이너를 역임했고, 이후 한국으로 귀국한 후엔 ‘오보이 (oh, boy!)라는 환경, 동물복지 문화잡지사에서 취재, 섭외, 디자인, 제작까지 ‘일당 백’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여행 스타트업 회사 ‘트립스토어’에서 BX 디자인을 담당하게 되죠. 

Q) 참 버라이어티한 삶이네요. 제주도로 떠난 이야기 이전에, 일본 회사에 취업한 이야기도 궁금해요. 평소 일본어를 잘하는 편이었나요? 

그럴 리가요. (웃음) 그냥 제 모토는 이것이에요.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고, 그냥 꾸준히 한다’. 

일본에 가서 약 1년 6개월 동안 ‘어학원-회사-어학원’ 생활을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했어요. 처음엔 그냥 바디 랭귀지를 사용해 일을 했다면, 어느 순간 대화가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나중엔 실무 회의는 물론 커뮤니케이션 피티발표까지 익숙하게 되었죠. 지금 생각해도 참 무모한 결정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아마 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예요. 

Q) 운도 좋았겠지만, 대화를 나눠보니 굉장히 신뢰감을 주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제주도에 가서도 그냥 쉰 게 아니라면서요? ‘모루농장’이란 곳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그것도 진짜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어요. 제주도에 가서 처음 시작한 게 ‘찻잎 따기’ 경험이었든요. 일본에서 아무래도 ‘차’를 많이 마시다 보니, 평소 관심이 많은 분야이기도 했죠. 그리고, 그 ‘찻잎 따기’ 프로그램을 주최한 곳이 바로 ‘모루농장’이었는데요. 사장님과 체험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모루농장 대표님이 말씀하시더라고요.  “모루농장 브랜딩을 직접 도와주면 어떻겠냐?”고요. (웃음)

Q) 와 대단하네요! 그럼 ‘모루농장’에서는 정확히 어떤 것들을 담당하셨을까요? ‘브랜딩’이란 말이 워낙 포괄적이잖아요. 하나하나 짚어 말씀주실 수 있을까요? 

네, 그럼요. 당시 ‘모루농장’은 유명 호텔에 티백을 납품하는 도매로 운영되고 있었어요. 호텔에 납품을 한다는 건, 그만큼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이야기인데, 좋은 제품들을 까만색 포장으로 일률화 해서 판매한다는 게 좀 많이 안타까웠죠. 게다가 모루농장 대표님이 ‘유기농부’이자 ‘제주장인’으로 선정된 좀 특별한 분이셨거든요. 이런 좋은 철학과 스토리가 제품과 함께 공유되지 않았다는 것도 참 아쉬운 부분이었고요.  

때문에, 모루농장의 브랜드 스토리를 정리하는 것이 그 첫번째 시작이었어요. 다행히, 모루농장 자체가 실체가 명확한 곳이었기에, 스토리를 정리하는 것 역시 ‘제품 코어’를 강조하는 것으로부터 가볍게 시작할 수 있었죠. 

 


모루 농장 (MORU FARM) 


2006년 한라산과 바다가 보이는 제주도 오지에
제주농민들이 손으로 일일이 유기농 차묘목을 심었습니다.
7년이 넘게 제주의 바람, 물, 햇빛이 차를 키우는 동안 동물들은 그 성장을 지켜보았고,
사람은 8년차 첫 찻잎을 수확해 차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갓 세수한 청년 얼굴 같은’ 청년 차나무의 싱그러움은
모루농장 차맛의 특징입니다


모루농장의 차는 누가, 언제, 어디서 생산했는지 이력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당해 생산한 제품만이 품질을 보증하는 녹차,
발효도에 따라 숙성연도가 다른 청차, 홍차 등
생산자에게 생산시기를 물을 수 있습니다.
차 잎에 섞는 부재료도 농민들과 함께 생산합니다.
생산과 소비가 연결되어 차 맛이 신선하고 순수합니다.


나아가, 제품 디자인 역시 다 리뉴얼했어요. 시그니처 라인인 새봄녹차, 노을홍차, 진피녹차, 진피홍차에 대한 제품특징을 각각 스토리로 만들고, 포장 컬러는 ‘일률적 까만색’이 아닌 ‘찻잎이 우러났을 때의 다양한 색깔들’로 차별화시켰지요. 

 

나아가 이 제품을 도매를 넘어 소매로 확대하기 위해, 직접 공장에 발품을 팔러 다니며 제품 양산과 패키지 생산에 힘을 썼어요. 이 모든 스토리들이 하나의 공간에 담길 수 있도록 직접 ‘홈페이지’도 구축했고요. 솔직히 돈을 바라고 했다면,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모루농장 대표님과 철학이 같았고, 무엇보다 ‘이 과정들’이 정말 즐거웠어요. 이러한 경험을 밑천 삼아, 저도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Q) 제품 소개 중, ‘빼기’ 디자인이란 부분이 인상 깊어요.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친환경’ 요소를 고려했을까요? 

 

네, 맞아요. (웃음)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무인양품’이기도 한데요. 쓸모를 억지로 더하는 것이 아닌, 에센스만 남을 수 있도록 ‘뺀다’는 점이 참 좋아요. 

모루농장의 디자인 역시, 지구 환경에 기여하는 친환경이 기본 컨셉이에요. 배송 포장 과정에서도 불필요한 요소를 최소화하고, 차를 즐기는 다구 역시 최대한 현대인의 생활에 맞게 최대한 심플하게 디자인했죠. ‘자연과 사람이 함께 행복해지는 차 생활’, 모루농장의 철학을 고스란히 녹여내려 노력했어요.

Q) 앞으로 마포 쪽에 개인 ‘차 공간’을 여실 계획이라 들었어요. 축하드립니다. ^^ 혹시 다음 목표가 있으실까요? 

아, 감사합니다. 사실 설레면서도 굉장히 두려워요. 제 얼굴이나 이름을 적극 내세우지 않다 보니, 혼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게 잘 맞을까 하는 생각도 있고요. 하지만 ‘브랜드’ 만큼 ‘셀링’의 요소도 중요하니, 저 역시 차차 변해야겠죠? (웃음) 

‘지속가능한 일’을 한다는 것 역시, 굉장히 설레지만 두려운 일이에요.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건 굉장한 안정감이지만, 동시에 언제라도 그 연속성이 끊길 수 있으니까요. 아마,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이중적 감정을 겪으며 살아갈 것 같아요. 

 

하지만 이 감정들이 힘들다고 해서, 무언가를 억지스럽게 엮어 갈 생각은 없습니다. 

계속, 자연스럽게, 빼 가면서, ‘나’ 란 사람의 실체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가고 싶거든요.



멋진 결과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에겐 누구나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가 있죠. ‘요리사’란 직업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적어도 ‘정믿음’이란 사람을 만나면서는 ‘요리사’란 직업에 대해 무한한 가능성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단, 여기엔 아주 특별한 단서가 붙습니다. ‘그냥’ 요리사가 아닌, ’21.2세기’ 요리사란 부분이죠. 

 

“도제식으로 배우는 요리가 싫었어요. 뻔한 루트, 뻔한 성공. 더 창의적인 길을 개척하고 싶었죠.” 

좀 놀랐습니다. 정믿음 하우어의 경우, 누가 봐도 요리의 정석이라 생각할 만한 커리어 패스를 거쳐왔거든요. 고등학교 때부터 요리를 시작해,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험난한 단계를 거쳤고, 이제 남은 것은 꽃길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길의 끝에서 정믿음 하우어는 ‘완전히 새로운 방향’을 택했습니다. 그냥 ‘요리사’가 아닌 ’21.2세기 요리사’가 되겠다고요. 

Q) 뭐랄까, 좀 특이한 이력인 것 같아요. 어떤 것이 ‘믿음’이 되어 이렇게 움직였을까요? 

확실히 좀 특이하죠. (웃음) 아무래도 남들이 원하는 길을 가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솔직히 틀에 박힌 일을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언젠가 제가 참여했던 요리 관련 공모전에서, 한 심사위원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두려워하면, 평생 차선으로 살게 된다”고. 그 말이 진짜 마음에 ‘콕’ 하고 와 닿았어요.  

스스로 ‘N잡러’라 지칭하는 것처럼, 정해진 길만 쫓다 보면 정작 하고 싶은 부분들을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때문에, 그냥 요리사가 아닌,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토론하고, 새로운 것들을 융합해 가는 ’21.2세기’를 표방한 것이기도 하고요. 이런 생각을 굳이 저만의 ‘믿음’이라 하면 믿음인 것 같고, 앞으로도 이렇게 새로운 과정을 보다 끈기있게 기록해 가고 싶어요. 

Q)  ‘21.2세기 요리사’란 단어가 참 흥미로워요. 잠시 설명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21.2세기 요리사는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요리사의 새로운 방향성을 선보인다’는 의미도 있고, ‘과정을 공유하는 요리사’, 나아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의미도 있어요. 한마디로 개인 혹은 특정 직군에 한정 짓지 않고, 보다 거시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거죠. 

 

저는 개인보다는 사회, 그리고 내가 왜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끝임없이 하는 편이에요. 이 과정에서 제 소울 메이트인 현수 (해방촌 소울다이닝 셰프)와도 대화를 많이 나누고, 드림하우스에 사는 다양한 직군의 친구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죠. 

특히, 드림하우스에서 만난 정지운 디자이너가, ’21.2세기 요리사’란 개념을 브랜딩화 할 수 있도록 로고 작업을 많이 도와주었어요. “유행을 타지 않는 브랜드, 오래 가는 브랜드, 향후 플랫폼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하자, 제게 딱 한마디를 하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들이 로고에 아주 직관적으로 담겨 있으면 좋겠어” 라고요. 

때문에, 이 같은 많은 고민을 담아 탄생한 로고가 바로 ‘ZIZ’ (지즈, 21.2세기를 영문 형식으로 표현한)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사용 용처를 고려해 기본 타이포 로고는 기본이고 굿즈, 교육, 음악, 캐릭터 로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주 버전을 만들었어요. 물꼬가 탁 트이자 뭔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느낌? 지운이에게 진짜 고마워요. 

*21세기는 2000년-2100년을 의미하지만, 21.2세기는 ‘올해’부터 새로운 시기가 시작함을 뜻한다. 21.2세기는 그만큼 고전적인 요리에서 벗어나 젊은 요리사들이 재해석한 트렌디한 관점의 요리 프로젝트다. 

Q) 대단하네요. 실행력도 좋고, 플랫폼으로 확장해가는 요즘 추세와 딱 맞는 작업인 것 같아요. 혹시 ZIZ와 관련된 구체적 콘텐츠도 소개주실 수 있을까요? 

네, 저는 결국 사회적으로 확장하는 브랜드, 그리고 선한 영향력을 공유하는 브랜드와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것 같아요. 무슨 일이든 단지 개인의 이익을 넘어 사회를 향해 있어야, 그 목표가 보다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때문에 아까 말씀드린 친구 현수와 같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요리 재능 기부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어요. ‘정오의 희망 샌드위치’란 주제로 직접 만든 샌드위치를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께 배달해보기도 하고. 최근엔 ‘푸드 리퍼브’ 제품에 주목해 밀키트 메뉴, 굿즈 등을 만들어보는 작업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이란 테마가 확산되는 만큼, 요리에서도 ‘환경’이란 요소를 결코 빠트릴 수 없거든요. 

둘째는, 교육이에요. 저는 ‘믿식당’이란 유튜브와 ‘블로그 글쓰기’를 통해 매일 제 삶을 기록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결정한 모든 것이 쉽지 않았고, 아무도 그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제 시행착오를 누군가와 공유하는 것이 꽤 의미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실제 제 글을 보고 현직에서 일하고 계신 셰프님이, 절 ‘주목하고 있는 요리사’로 직접 소개 주기도 하셨죠. (웃음)   

이처럼 글과 영상은 생각보다 파급력이 큰 것 같아요. 때문에 제 삽질의 기록을 하나의 ‘교육 컨텐츠’로 연계해 강연으로 연결시키는 것도 제가 준비하는 또 하나의 콘텐츠라 말할 수 있겠네요.  

셋째로는, 온/오프라인을 활용한 커뮤니티 빌딩에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이곳 드림하우스에 들어온 것처럼, 전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연결에서 더 큰 커뮤니티의 힘이 생긴다고 봐요. 한마디로 같은 철학을 가진 사람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고, 더 큰 목소리를 내자는 것이 그 핵심이죠. 달리 말해, 그것이 향후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진화할 ZIZ (지즈)의 목표이기도 하고요. 

Q) 요즘 가장 고민하는 일들이 무엇일까요? 시행착오 아님 앞으로의 목표도 좋고요. 

음, 아무래도…수익’ 이지 않을까요? (웃음) 냉정히 말해서, 제가 지금 하고 있는 활동들은 언제라도 끊길 수 있는 플러스 알파의 일들이에요. 때문에 아까 이야기한 ‘ZIZ (지즈)’가 제게 ‘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일’이 되도록 콘텐츠를 내실화 하고 판을 확장하는 중이죠. 

물론 그 과정들이 쉽진 않을 거에요. 하지만 나로 인해 누군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때, 전 굉장히 뿌듯함을 느끼는 편이에요. 솔직히, 성공한 후에 전달되는 스토리들은 뭔가 막연하고 생생하게 전달되긴 힘들잖아요? 현재를 고민하고 있는 제 또래들에게, 저의 실패와 성공, 그리고 그 과정까지 ‘그대로’ 공유하고 그들도 잘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싶어요. 그렇게 꾸준히 무언가를 빌드 업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더 큰 무언가’가 되어 있겠죠. 

Q) 마지막으로, 당신을 대변하는 키워드를 말해줄 수 있나요?  

행복한 미소를 선물하는 요리사, N잡러, 요리크리에이터, 도전, 그리고 끈기? 솔직히 딱 한 가지 키워드로 절 말하긴 힘들어요. 오히려, 앞으로 더 많은 키워드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긴 하네요. ‘완벽한 완성형’ 보다 ‘계속 완성되어 가는 사람’? 그게 바로 진짜 저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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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