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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내가 죽은 후 받는 사망보험금도 유언에 따라 나눠줄 수 있을까?



사람이 죽은 뒤의 법률관계를 정하기 위해 생전에 남기는 최종적인 의사표시를 유언이라 합니다. 유언을 남기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유언을 할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이를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유언의 방법과 종류는 무엇이 있는지 또, 사람이 죽은 뒤의 보험과 관련된 계약관계도 유언으로 지정하는 것이 가능한지 알아보겠습니다.



▶ 유언은 법으로 정한 엄격한 방식에 따라야 한다는 것, 알고 있나요?


일반적으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이나 당부를 유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유언이라고 해서 모두 법적 효력을 갖는 유언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유언이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유언능력을 갖춘 유언자가 법적 사항에 대하여 엄격한 방식에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법이 정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그것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하더라도 무효가 됩니다.



 

이처럼, 유언에 엄격한 방식을 필요로 하는 것은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를 명확하게 하여 법적 분쟁과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유언을 남기기 위해서는 법이 정한 요건과 방식을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민법으로 규정한 법정 유언 사항은 무엇이 있을까요?


유언을 통해 법적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유언 사항에 대하여는 ‘민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법’은 가족관계에 관한 사항, 재산의 처분이나 상속에 관한 사항 등 ‘유언 집행’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법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 아무리 유언자가 법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유언을 하더라도 그 내용은 효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법정 유언 사항이 아닌, “형제들과 사이좋게 지내라”거나, “타인의 채무에 절대 보증을 서지 마라”는 등의 도덕적 의미나 훈계의 표현은 민법상의 유언이 아니고 법적인 효력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 유언을 남기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유언은 반드시 민법에서 규정한 방식에 따라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은 유언은 효력이 없습니다. 우리 민법은 5가지의 유언만 규정하고 있는데요. ①자필증서, ②녹음, ③공정증서, ④비밀증서, ⑤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이 있습니다.



 

자필증서 유언의 경우, 글자를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은 누구나 간편하게 작성할 수 있고 비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필의 사실 여부나 불명확한 내용으로 유언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2인의 증인이 필요하고 공증 수수료 등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유언서의 멸실 또는 훼손,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고 공정증서는 일단 진정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분쟁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 사망보험금도 유언으로 남길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사망보험금에 대하여 특정 상속인에게 받을 권리를 부여하거나, 일부 단체에 기부한다는 내용의 유언도 효력이 있을까요? 보험금 청구에 관한 내용은 원칙적으로 법정 유언 사항으로 볼 수 없고 유언을 통한 유증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사망보험금은 피보험자가 사망하게 되면 보험계약 상 수익자(보험계약 상 지정된 수익자가 없으면 피보험자의 법정 상속인)에게 지급되는 것이고, 이때 보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수익자의 고유재산에 해당합니다. 즉, 법적으로 보험금은 유언자가 남기는 상속재산이 아니고 수익자가 보험계약의 내용에 따라 지급받는 것이기 때문에 유언으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생명보험 계약에서 보험계약자의 지위를 유언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법원판결이 있었습니다. 

문제가 된 생명보험 계약의 약관에서는 보험계약자의 지위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보험사의 승낙’이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보험계약자 사망 후 일부 상속인이 유언장을 토대로 계약자를 변경해달라고 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보험사의 승낙 없이 유언 등 일방적인 의사표시만으로 계약자를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죠. 이처럼, 유언으로 보험금 수익자를 정하거나 계약자를 변경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음으로  보험금을 남기고 싶다면 미리 보험 계약자나 수익자를 변경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입니다. 



오늘은 유언의 방법과 종류, 그리고 보험과 관련한 계약 관계도 유언으로 지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나라는 가족관계에 관한 사항, 재산의 처분이나 상속에 관한 사항 등 ‘유언 집행’에 관한 사항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과 같이 수익자가 ‘보험 계약의 내용’에 따라 지급받는 사항은 유언으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닙니다. 때문에 남겨줄 보험금이 있다면, 미리 보험 계약자나 수익자를 변경해 두는 것을 잊지 마세요. 


 










노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