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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10년, 강산이 변해도 변하지 않은 사망사유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죠. 그동안 우리 생활도 참 많이 변했습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즐길 수 있고, 하이브리드카가 대중화되어 한 번 주유하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해도 기름이 남고 있습니다. 그 뿐인가요? 공상과학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꿈의 에너지, 태양빛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꿈꿔왔던 미래가 하나하나 실현되고 있는 셈이죠.    



반면에 변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생로병사에 관한 것인데요. 아무리 생활이 변하고 과학이 발전해도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수명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언젠가는 인간은 죽고 그 빈자리는 새로운 생명이 채우게 되는 것이 순리입니다. 다만 자연사를 제외하고 질병이나 사고로 사망한 경우, 10년 전이랑 어느 정도 차이가 있었는데요. 대한생명에서 조사한 지난 2001과 2011년을 비교해 사망보험금 지급 트렌드를 분석해 본 결과, 이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인별 사망자수 1위는 ‘암(癌)’


자, 그럼 2001년 사망자와 2011년 사망자는 어떤 원인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했을까요? 대한생명은 얼마 전 2001년과 2011년을 비교해 지급한 사망보험금 19,800여건을 통해 사망보험금 지급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사람들의 사망 원인은 1위가 ‘암’ 이었습니다.




전체 암 사망자수는 2001년 3,239명에서 2011년 4,050명으로 약 1.25배 늘어났는데요. 특히 여성의 경우 유방암과 대장암 사망자수가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암 종류별로 보면 1위가 간/담관암, 2위가 위암, 3위가 기관지/폐암, 그리고 4위가 대장암 순이었는데요. 이 순위는 2위와 3위만 바뀌었을 뿐 2011년에도 그대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곧 우리나라 사람들이 술담배를 그만큼 많이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특히 1위를 차지한 간/담관암의 경우 술을 많이 마셔서 발병한다는 사실, 모두 알고 계시죠? 그리고 기관지/폐암의 경우 흡연으로 인해 발병하는 대표적인 암입니다. 술담배를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자꾸만 술담배에 손이 가게 하는 스트레스 유발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출처 : MBC 무한도전> 


 

교통재해로 인한 사망은 줄고 자살은 늘고



그리고 암의 뒤를 이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한 것은 교통재해입니다. 하루에도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뉴스와 신문지면을 차지한다는 것을 볼 때 예상할만한 결과지요? 교통재해로 인한 사망은 2001년 전체 사망보험금 지급 대상자의 11.9%를 차지했는데요. 10년 사이 이 비중은 크게 줄어 2011년에는 6.2%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질병이나 노환 등 일반사망자는 늘어나 생명보험을 가입하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갑작스러운 사고나 재해보다는 암, 뇌출혈, 간경화 같은 질병으로 인한 사유로 사망보험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충격적인 결과는 2001년 5위를 차지했던 자살이 2011년 2위로 뛰어올랐다는 사실인데요. 2001년 382건으로 전체 사망자의 5번째 순위를 차지했던 것이, 2011년 암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901명이 자살로 사망해 약 2.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살기 힘들어졌다는 말이지요. 


이는 대한생명의 조사 결과뿐만 아니라 통계청의 발표에서도 드러나는데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0년 사망원인통계에서도 10만명 당 자살자수가 OECE 국가 중 1위일 뿐만 아니라, 그 수에 있어서도 OECD 평균 11.3명의 3배에 달하는 31.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우울증과 절망감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입니다. 



<브라질 CVV(Centro de Valorizacao da Vida)에서 제작한 자살방지 포스터>



이는 10년 간의 사회 변화 중 비정규직 증가에 따른 고용불안, 물가 상승, 부의 양극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여지는데요. 특히 사회에서 가장 활발히 경제활동을 해야 할 30~50대 자살자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 국가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습니다. 너무나 안타까울 따름이지요.


 

당뇨 사망자 감소, 알코올성 간질환 사망자 증가



대표적인 성인병인 당뇨로 인한 사망자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1년 126명으로 10번째로 높은 사망순위를 기록했던 당뇨는 2011년에는 67명으로 21위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것은 의학기술의 발달이나 웰빙 식습관의 증가 때문은 아니구요. 당뇨의 특성상 합병증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기에 ‘아프지만 오래 사는’ 만성질환이 되면서 나온 결과로 분석됩니다. 처음에는 당뇨에 걸렸지만 최종적으로는 당뇨에서 전이된 합병증으로 죽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죠.


위의 결과는 개별 보험사의 조사결과이지만, 어쩌면 이것은 우리 사회를 비추는 작은 거울과 같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질병인지, 사고인지. 혹은 그 질병이 걸리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자살자는 왜 늘어나는지. 확대해보면 모든 것은 결국 사회와도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인데요. 이번 결과를 본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박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