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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고령화시대에 갈 곳 잃은 노인들, 장기요양보험제도의 필요성



남편과 함께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최 씨는 얼마 전 혼자 계신 어머님이 치매 진단을 받게 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낮에는 간병인을 두고 식당일을 하고 있지만 저녁이면 어머님을 간병해야 합니다. 간병인에게 지불하는 간병료 부담도 만만치 않지만 어머님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있어 다음 달부터 일을 그만두고 자신이 직접 간병해야 할 상황입니다.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주변에 노인성 질환으로 스스로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운 어르신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노인성 질환은 한번 발생하면 회복이 어렵고 오랜 기간 간병이 필요합니다. 앞의 사례와 같은 치매는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앞으로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란


현재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약 72만 명으로 65세 이상 전체 노인의 10.2%에 달합니다. 중앙치매센터는 고령화에 따른 노인 인구 증가로 2025년이면 국내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을 초과하고 2045년이면 200만 명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0년마다 치매 환자가 두 배씩 증가하는 셈입니다. 

 


이처럼 장기요양이 필요한 노인환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65세 이상 노인에게 신체 및 가사활동과 같은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로 올해 도입 10년 차를 맞이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재원조달방식에 따라 ‘사회보험방식’과 ‘조세방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독일 등은 사회보험방식을, 영국과 스웨덴, 호주, 캐나다 등은 조세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객관적인 등급판정기준에 따른 급여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과 마찬가지로 법률상 의무가입이고 매달 건강보험료의 6.55%를 장기요양보험료로 납입해야 합니다. 본 제도는 ‘신청주의’기 때문에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공단에 ‘장기요양인정신청’을 해야 합니다. 공단에 신청하면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등 자격을 갖춘 소속직원이 현장을 방문해 환자의 심신(心身)상태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등급판정위원회로부터 1~5단계 중 한 단계로 등급판정을 받게 됩니다



등급판정은 "건강이 매우 안 좋다", "큰 병에 걸렸다." 등과 같은 주관적 개념이 아닌 "심신의 기능상태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도움(장기요양)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지표화한 장기요양인정점수를 기준으로 합니다. 장기요양인정점수를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5개 등급으로 등급판정을 하게 됩니다. 



수급자로 인정되면 주·야간보호, 방문간호, 방문목욕과 같은 ‘재가급여’나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해 ‘시설급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의 부양 의무를 대신하는 국가제도


2015년 말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자는 약 47만 명으로 이는 전체 노인의 7% 수준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간병서비스나 복지용구 지급과 같은 현물급여를 기본으로 일정 비용은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자택서비스 중심의 재가급여의 경우 비용의 15%, 시설급여는 20%가 수급자 부담입니다. 단,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의료급여 수급자의 경우 비용이 면제됩니다.


간병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비단 고령화뿐만 아니라 가족구조의 변화와도 관계됩니다. 과거 대가족 제도에서는 가족의 부양기능이 작동하면서 몸이 불편한 노인의 간병과 요양은 가족이 책임져 왔습니다. 하지만 핵가족과 맞벌이 등 인구·사회환경이 변화하면서 간병 문제는 이제 중요한 노후리스크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살펴본 바와 같이 장기요양과 간병을 요하는 노인성질환자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고령화·핵가족시대 중요한 사회안전망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치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