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11시 콘서트는 특별한 테마로 편성된 무대였는데요. 이번 11시 콘서트의 테마는 브런치 시간대의 주제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밤’이었습니다. ‘정오에 가까울 무렵 과연 밤의 음악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는데요. 연주가 시작되며 그것은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음악의 마법이 무대의 시간을 환상의 밤으로 바꾸다
모차르트의 매혹적인 세레나데,제13번 G장조 K.525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뮤지크’
밤과 음악을 뜻하는 나흐트와 뮤지크의 붙임 말에 ‘작다’는 의미를 더한 이 곡은 ‘밤의 작은 노래’ 혹은 ‘소야곡’으로 알려진 모차르트의 대표적인 세레나데입니다. 현악기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곡이기도 하죠.
곡의 구성은 교향곡에 버금가면서도 악기 배치는 실내악에 가깝기에, 실내악과 교향곡의 중간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 이유로 귀족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정원 같은 아담한 장소에서 자주 연주되었다고 합니다.
이날 해설을 맡은 조재혁 피아니스트는 곡 연주에 앞서 악장의 특징적인 소절마다 피아노로 그 멜로디를 선보이며 모차르트의 음악 세계와 해당 곡에 대해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카를 뵘 지휘 빈 필하모닉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뮤지크 1악장>
이날 연주를 맡은 악단은 과거 ‘서울바로크 합주단’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였는데요. 실내악 관현악단을 뜻하는 챔버 오케스트라라는 이름 그대로 정말 실내악 합주란 게 이런 것이구나 감탄이 나올 정도로 정교하면서도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지휘를 맡은 이병욱 지휘자는 첫 프로그램에서는 지휘봉 없이 두 손으로만 지휘하며 마치 고요하고 깊은 밤의 적막을 깨트리지 않으면서도 즐거운 분위기를 자아내듯 세심하면서도 유연한 손짓으로 객석에도 큰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모차르트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피아노 협주곡 제 23번 A장조 K.488
첫 프로그램이 끝나고 다시 이어지는 해설이 반가울 정도로 기대가 되기 시작한 조재혁 진행자의 소개는 기대를 넘어서는 재미를 연거푸 선사했는데요. 왜 이 피아노 협주곡이 모차르트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것 인지와 더불어 기쁨과 슬픔이 묘하게 공존하는 음악의 영역들에 대해서도 청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찬 해설을 선보였습니다.
이날 피아노는 다양한 해외 콩쿠르와 콘서트에서 큰 호평을 받는 피아니스트 박진우 연주자가 연주하였는데요. 1악장부터 3악장에 이르기까지 맑으면서도 깔끔한 피아노 선율이 쉬지 않고 달려가는 그 느낌은 든든한 악단을 타고 힘차게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처럼 조화로우면서도 박력이 넘치기도 했습니다.
<마우리치오 폴리니 피아노, 카를 뵘 지휘 빈 필하모닉,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
앙코르곡은 영화 ‘피아니스트’로 대중들에게도 최근 다시 널리 알려진 쇼팽의 녹턴 중 20번 곡으로 평소 이런 무대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곡이었기에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답니다.
<조성진 피아니스트, 쇼팽의 녹턴 20번>
▶콴츠 시대의 원곡 분위기를 살린 플루트 협주곡 G장조
2부의 첫 프로그램은 플루트 무대였는데요. 18세기 플루트 음악을 이끌어간 당시 최고의 플루트 연주자이자 음악이론가인 콴츠의 협주곡을 중심으로 따스하면서도 부드러운 음악의 향연이 펼쳐졌습니다.
조재혁 진행자는 해설을 마치며 플루티스트 조성현 씨를 잠시 인터뷰하였는데요. 음악 초심자의 시점으로 옛날의 플루트와 지금의 플루트 차이, 그리고 콴츠의 곡을 조성현 연주자가 어떻게 편곡을 했는지 등등을 문답 형식으로 끌어내 관객의 호기심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플루트 독주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는 플루티스트 조성현 연주자의 손가락과 음색은 마치 부드러운 마법의 주문처럼 객석을 휘감으며 아름다우면서도 황홀한 선율들로 공연장을 내내 채웠고 어느새 따스한 음색의 하프시코드까지 합류한 악단과의 앙상블이 끝날 즈음에는 이미 추운 겨울 날씨가 물러나고 봄이 온 것이 아닌지 싶은 뿌듯함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베네데크 칼로그 연주, 콴츠 플루트 협주곡 G장조>
끊이지 않는 청중들의 박수에 정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돌아온 조성현 연주자의 앙코르는 바흐의 무반주 플루트를 위한 파르티타(모음곡 혹은 변주곡을 가리키는 바로크 시대의 음악 형식) 중 3악장이었는데요. 들으면 들을수록 ‘플루트가 이렇게 멋진 악기구나’하며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데니스 보리아코프 연주, 이시바시 나오키 피아노, 바흐 무반주 플루트 파르티타 3악장>
▶콘서트홀의 계절을 바꾼, 멘델스존의 ‘한 여름 밤의 꿈’ 서곡 Op.21
2부의 마지막 프로그램은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서곡이었습니다. 조재혁 진행자는 멘델스존이 어떻게 셰익스피어의 환상적인 희곡을 음악으로 잘 풀어냈느냐에 대해 피아노 건반을 통해 그 분위기와 곡에 숨어있는 요소들을 명료하면서도 재치 있게 설명해 마지막까지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렸습니다.
<쿠르트 마주어 지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멘델스존의 ‘한 여름 밤의 꿈’ 서곡>
해설자가 미리 안배한 음악의 지도를 마음에 펼치며, 겨울 정오에 ‘한여름 밤의 꿈’ 서곡을 듣고 나니 이번 11월 콘서트는 밤과 계절이 시간을 바꿔서 등장하는 매혹적인 마술 무대처럼 느껴졌습니다. 1부에도 2부에도 앙코르곡이 빠짐없이 있었기에 지휘자와 악단에게 더 이상의 여유도 체력도 없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중들의 열광 같은 앙코르 요청을 받아들여 모차르트의 또 다른 교향곡으로 마무리했답니다.
<오자와 세이지 지휘, 미토 챔버 오케스트라의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D장조 K.136 "잘츠부르크 교향곡 제1번" 중 3악장>
이날 지휘를 맡은 이병욱 지휘자의 멋지면서도 섬세한 지휘도 인상적이었지만 고전 시대의 실내악과 교향악이 이렇게 매력적이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감탄을 자아내게 해준 ‘코리아 챔버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실내악과 바로크 음악에서 독보적이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런 악단이 3월에는 아예 바로크와 고전파의 거장들인 비발디, 하이든, 베토벤을 중심으로 다시 11시 콘서트 무대에 오르니 다음 달에 대한 기다림이 생길 수밖에요.
▶[SPECIAL EVENT] 2017년 3월 11시 콘서트 초대권 증정 이벤트 오픈!
2017년 3월은 비발디부터 베토벤까지 고전파 음악의 거장들이 봄의 전주곡을 들려주는 시간이 될 텐데요. 한화생명 블로그와 포스트를 찾아주시고 아껴주시는 독자분들을 위한 초대권 증정 이벤트도 마련되어있답니다!
쉽고 간단한 응모방법 덕에 누구든 초대권의 행운을 찾아보실 수 있는데요. 초대권 신청 댓글을 1. 공개댓글 형태로 남겨주신 후 그 글에 다시 2. 비밀댓글로 성함과 휴대폰 번호, 초대권을 받을 주소를 남겨주시면 신청이 완료된답니다.
항상, 소중한 분들과 함께하실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초대권 1매에는 두 분이 입장 가능하시답니다. 그럼 3월 11시 콘서트에서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