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주식은 채권보다 위험하지만 그만큼 높은 기대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인식됩니다. 그런데 2012년 이후 글로벌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종합주가지수(KOSPI)는 1,800p ~ 2,200p 사이의 박스권을 횡보하며 채권 대비 부진한 성과를 기록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기간 동안 모든 주식 수익률이 나빴을까요? 아닙니다. 성과가 나쁜 주식도 있고, 좋은 주식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전체적인 주가는 횡보하더라도 현재 상황에 맞는 주식을 선별하여 투자해 높은 수익을 얻겠다는 목표로 탄생한 것이 바로 ‘스타일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스타일 투자의 대표적인 방법이 가치주와 성장주에 대한 선별적 투자입니다.
▶스타일 투자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가치투자’라는 용어는 1934년에 발간된 Graham과 Dodd의 고전인 <증권분석(Security analysis)>에서 언급되었습니다. 대다수 투자자들은 성장주 투자에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가치주 투자를 말하지만 엄밀히 말해 Graham과 Dodd는 현재 통용되는 성장주와 가치주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제시해준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말한 것은 미래 성장까지 감안한 광의의 가치였기 때문입니다.
실질적으로 성장주와 가치주를 구분해 투자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미국 기관투자자 역할이 커지며 보다 정교한 투자 스타일 분석이 필요해지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1980년대 들어 주식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시장 세분화 전략이 투자 철학의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자산배분과 같은 투자자문 서비스로 유명한 Ibbotson Associates에서 발간한 <Yearbook 2000>에서 1927년부터 1999년까지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치주 성과가 성장주보다 장기적으로 높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분석들로 인해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가치주 투자비중을 늘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가치주, 성장주의 차이점은?
‘가치주’는 시장 평균에 비해 PER, PBR이 낮은 주식, 반대로 ‘성장주’는 시장 평균에 비해 PER, PBR이 높은 주식으로 간단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즉, 기업의 이익이나 자산가치 대비 시장가격이 높으면 성장주, 낮으면 가치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와 다르게 정의하는 사람도 있으나 기본 개념은 대동소이합니다.
위의 정의에 따른다면 가치주는 현재 회사가 벌어들이고 있는 이익 또는 자산가치에 비하여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주식을 말합니다. 회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주가가 정상가격으로 회복하면서 양호한 수익률 보여줍니다. 반대로 성장주는 회사가 이익이나 매출 측면에서 높은 성장률을 지속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주식입니다. 즉, 미래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어 있는 주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치주나 성장할 수 있는 요건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세계 경제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물론 중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지만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연간 GDP 상승률 평균이 세계 4.5%, 한국 4.1%(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제외)를 달성하였습니다. 동기간 국내기업은 중국 성장 모멘텀, 조선업 수주, 인프라 투자 활성화, 부동산 붐 등의 수혜를 얻었고 이때 가치주 주식이 성장주 대비 탁월한 수익률을 거두었습니다. 즉, 가치주는 미래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일 때 주가가 본질적인 가치를 회복하며 상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주의 상승장은 14년 이후 무너지고 성장주 우위 장세가 2015년까지 지속됩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GDP 상승률 평균은 세계 3.3%, 한국 3.0%으로 이전 대비 성장 추세가 하락하였습니다. 저성장∙저금리에 따른 할인율 하락, 원화 강세에 따른 내수주 부각, 저성장에 따른 성장 프리미엄 부각 등 성장주가 태동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때 성장주는 가치주 대비 우월한 수익률을 거두었습니다. 즉, 성장주는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이어서 시장금리가 낮아져 미래에 창출될 예상 기업이익의 현재가치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 주가가 상승합니다.
위의 표를 보면 2003년 이후 가치주, 2014년 이후 성장주에 투자하였을 경우 단순 KOSPI에 투자하였을 때보다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미래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적정한 타이밍에 가치주∙성장주∙기타 스타일에 투자를 한다면 보다 나은 수익률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