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혼란에 휩싸였던 국내외 금융시장은 이후 안정을 되찾아 브렉시트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브렉시트는 정치적 문제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각국이 브렉시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이제 전세계 시장은 브렉시트보다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 펀드 하나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효과
요즘 국내외 금융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일희일비하는 양상입니다. 최근 미국 연준 관계자들은 지난 몇 달간 금리 인상 근거가 강화됐다며, 연내 기준금리가 한두 차례 인상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물론 미국의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시기나 횟수는 달라지겠지만요. 투자자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글로벌 자산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또다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브렉시트나 미국 금리 인상 여부 등과 같이 국내외 금융시장은 커다란 변수에 끊임없이 노출되며 등락을 반복할 것입니다. 국가별과 자산별로 오르내림이 엇갈리고 크고 작은 변수가 계속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멀티에셋 펀드, 즉 자산 배분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멀티에셋 펀드는 국내, 해외 선진국, 해외 신흥국 등 국가별로 투자자금을 배분할 뿐만 아니라, 주식형, 채권형, 대체투자(원자재, 부동산 등), 유동성(예금 등) 등 자산별로 자금을 배분하는 펀드입니다. 하나의 펀드에 가입하는 것만으로 다양한 국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죠. 장기 투자형 보험인 변액에서도 멀티에셋(자산 배분) 펀드가 각광을 받는 것은 펀드 매니저의 탄력적인 분산투자를 통해 자산 관리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 국가별, 자산별 분산투자의 필요성
지난 5년 이상 코스피가 1,700~2,200포인트 사이의 박스권에 갇혀 방향성 없이 등락하는 동안 해외 주가는 커다란 변화를 겪었던 게 사실입니다. 2011~2015년의 5년간 코스피가 4.4% 하락했던 기간에 일본 증시는 84.9% 급등했고, 미국은 62.5% 오른 반면, 브라질과 러시아는 각각 37.5%와 57.2% 급락했던 것입니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전 세계 증시가 세계화의 흐름 속에 동반으로 상승하고 하락하는 움직임이 강했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각국 증시가 경제 회복 속도와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차별화된 움직임을 나타냈습니다. 바로 적절한 자산 선택과 배분이 중요함을 알 수 있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더욱이 연도별로 각국의 주가 상승률을 보면 상당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마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국가들은 존재했기 때문에, 경기 현황과 시장 상황이 양호한 지역과 자산을 중심으로 선별하고 배분하는데 성공한다면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자산 배분 조정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서 국내와 해외, 혹은 선진국과 신흥국 등 지역별로 자산을 배분하고 주식과 채권 혹은 원자재 등 자산별로 분산 투자를 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경기나 시황을 판단하기 복잡하거나 향방이 불확실할 때에는 의사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이 같은 경우 멀티에셋(자산 배분) 펀드를 활용하면, 펀드 매니저 등 운용 전문가들에게 자산 관리를 맡기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운용 전문가들은 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지역별 그리고 자산별로 투자 비중을 조정하면서 자산 운용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기하는 것입니다.
멀티에셋 펀드, 즉 자산 배분 펀드는 국내 주식, 해외 주식, 국내 채권, 해외 채권, 원자재, 리츠, 예금 등 다양한 자산이 주요 투자 대상입니다. 체계적인 시장 전망에 근거한 자산 배분을 토대로 최적화된 투자 대상을 선별하는데 자산 배분과 선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모니터링함으로써 자산 배분을 계속해서 조정해 나갑니다.
또한 멀티에셋 펀드는 처음에 설정한 자산 배분 비중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강세장에서는 주식 편입 비중을 늘려서 초과 수익을 추구하고, 약세장에서는 채권 편입 비중을 확대해 안정적인 위험 관리를 도모하고, 지역별로도 시황과 전망에 따라서 비중을 조절합니다.
▶ 글로벌 변수 감안한 탄력적인 자산 운용 필요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가 호전되고 있음을 확인시키며 미국으로의 투자자금 유입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 금리 인상은 다른 국가, 특히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 이탈을 야기할 수 있으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향방은 여전히 불확실하며 변동성이 심화될 공산이 큽니다. 앞으로 자산 간 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현금을 운용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배분 비중을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있습니다. 2016년 6월 말 현재 국민연금은 535조 4,000억 원 정도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데 국내 주식, 국내 채권, 해외 주식, 해외 채권, 대체 투자 등에 분산 투자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 포트폴리오는 대다수 멀티에셋 펀드와 투자 비중은 상이하지만 투자 대상은 유사합니다.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는 기관 투자가와 고액 자산가의 벤치마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 자산배분 펀드 투자자 유의 사항
다만 멀티에셋 펀드라고 해서 높은 수익률을 무조건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전체 투자 자산 가운데 일부를 멀티에셋 펀드에 분산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산 배분 펀드도 각 펀드 별로 투자 대상과 투자 방식이 상이하다는 점을 감안하고, 기대 수익과 위험도 역시 꼼꼼히 잘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