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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행복한 은퇴의 비밀을 여는 다섯 가지 열쇠는?

 

고대 로마의 정치철학자 이자 문학가 키케로는 ‘노년에 관하여’ 라는 저서를 통해 실존했던 역사적인 정치가 카토의 입을 빌려 사람의 인생은 유년기의 연약함, 청년기의 격렬함, 중년기의 장중함을 거쳐 오랜 항해 뒤 마침내 항구에 들어서는 배처럼, 노년에는 인생의 원숙함이 자연스럽게 풍긴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특히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다음과 같은 심경의 변화가 진행된다고 하죠. 은퇴를 10여 년 앞둔 시점에서는 은퇴 후 가지게 될 삶에 대해 막연히 ‘꿈’과 ‘상상’을 펼치게 되지만 은퇴 전후 1~2년 시점에서는 ‘우울’과 ‘분노’를 표출하게 되다 결국은 현재의 ‘삶’을 그대로 ‘수용’해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특히 남성의 경우 돈을 버는 경제적 주체였다가 은퇴와 함께 경제적 주체로서의 존재감이 사라지게 되면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는 돈, 시간, 건강, 인간관계 등 여러 가지 자산 분야에서 급격히 증가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현명하고 지혜로운 노후의 삶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요? 중국 남송시대의 사관 주신중(朱新仲)이 설파한 세시오계(世是五計)인 ‘인생 오계론(五計論)’ 을 통해 현명하고 지혜로운 노년의 삶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는 생계(生計)이다!


은퇴 후 나는 무슨 일(Work)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는 전체 고용인구 가운데 자영업자 비중이 28.2%로 터키, 그리스, 멕시코에 이어 4위이며, GDP 대비 사업체 수 비율도 매우 높아 소규모 사업체가 넘쳐나고 있죠. 자영업자 수는 전반적으로 감소추세지만 50,60대 이상 중/고령층의 자영업자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고요. 더구나 생계형 창업비중은 세계최고수준(63%)이면서도 동종업종 간 경쟁으로 인해 소득 또한 감소하고 있어 중/고령층 창업자의 노후의 삶은 여전히 고달픈 것으로 나타납니다.  



최근에는 창업을 넘어 창직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데요. 창직은 자신만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활동을 통해 새로운 직업을 만들고,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말합니다. 요즘처럼 청년은 물론이거니와 중/장년층에게조차 일자리 부족으로 힘든 이 시기에 이러한 ‘창직’은 충분히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고 가슴 설레는 구직방법일 수 있죠. 그러니 항상 창직을 염두에 두는 것은 물론 지금부터라도 자신만의 경력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둘째는 신계(身計)이다!


통계청,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81.9세, 건강수명은 70.7세로 나이가 들면 최소 10년 이상 병치레를 하며 살아가야 하는데요. 특히 한 사회에서 가장 많이 사망하는 연령을 최빈사망연령 또는 최빈수명이라고 하는데 최빈수명이 90세 이상인 사회의 도래를 이른바 ‘100세 시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문사회연구원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 최빈사망연령이 85세인 점을 고려할 때 병치레 기간은 점점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이랍니다. 결국, 100세 장수(長壽)시대에는 ‘건강수명’을 늘려가는 생활방식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셋째는 노계(老計)이다! 


어떻게 하면 가족과 자식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고 당당한 노후를 보낼 것인가에 대한 계획입니다. 지난 9월 9일에 UN 산하단체 Help Age에서는 ‘세계노인복지지표’를 발표한 바 있는데요.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소득보장 부문’에서는 96개 조사 대상국 중 82위로 최하위권에 그쳐 노후소득 부문이 매우 열악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부문은 아시아 주변국 태국, 베트남, 중국보다도 낮은 수준이기도 합니다. 은퇴 후에는 많은 금액이 아닐지라도 안정된 현금흐름(Cash Flow)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즉,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금액이 죽을 때까지 나오는 내 몸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장성한 자녀가 독립해서 잘 살아주는 것이 부모에게 최고의 선물이듯이, 은퇴한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경제적 자립이기 때문이죠. 



 



넷째는 가계(家計)이다!


최근 노후준비의 개념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가족 차원의 문제로 이해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아직 그렇게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부부의 문제일 수 있고요. 특히 부부 사이에서는 기대수명과 황혼이혼이 늘어나는 와중 경제적 주체였던 남편이 은퇴 후에 그 존재감이 희미해지면서 노후준비의 부족이 큰 부부싸움으로 번지게 되기도 합니다. 결국, 은퇴문제는 남편과 아내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가장 큰 숙제이기도 한 것입니다. 배우자, 자녀와의 관계는 은퇴가 임박해서 벼락치기로 준비한다고 해서 준비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바쁜 일상에서도 가족들과 아침이나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소박한 가족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보면 어떨까요?





다섯째는 사계(死計)이다!


인생의 아름다운 마침표. 은퇴 후 긴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는 가족에게 어떤 모습을 남기고 떠날 것인가에 대한 계획입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사회 현상 중 하나가 老老 상속과 부모 부양에 대한 문제인데요.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 보였던 시대와 달리 요사이는 부양을 조건으로 자식에게 재산을 이전해주는 부모 사연이 생기는 등 웃지 못할 현실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90대가 넘은 노인을 쉽게 찾을 수가 있고, 이런 노인이 사망하면 그 재산은 사망자의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상속되는 것이 보통인데요. 그 상속자들 역시 60대의 노년층이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법정상속을 거론할 정도로 많은 재산이 있지 않더라도 조부모가 보다 미래를 염두에 두고 손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세대생략증여 등 자산이전에 대한 새로운 계획이 필요합니다.


이상, 세시오계 인생오계론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은퇴를 만들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이뤄나갈 것인지에 대해 돌아봤습니다. 다섯 가지 계획으로 앞으로의 여생을 알차게 꾸며나가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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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