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를 예상하지 못하고 바로 앞에 닥친 상황만 고려하는 ‘근시안적 마케팅 전략’을 ‘마케팅 마이오피아(Marketing myopia)’라고 합니다. ‘마케팅 마이오피아’는 1960년 테오도르 레빗(Theodore Levitt) 하버드대 교수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논문 제목이기도 합니다. 레빗 교수는 해당 논문에서 근시안적 시각을 가진 조직 또는 기업은 오래 갈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 100세 시대에 커져가는 장수 리스크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한국 노인 빈곤율은 45%를 넘고 있습니다. 은퇴 이후의 여생은 점차 늘어나는데 노후 빈곤으로 인해서 ‘장수 리스크’가 오히려 커지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은퇴자의 ‘장수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선 세상을 사는 동안 계속 연금이 지급되는 ‘종신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퇴직금 등을 연금 형식이 아닌 일시금으로 받고 이를 다른 곳에 투자해 은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하죠. 이처럼 소비자들이 ‘장수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종신) 연금을 선택하지 못하는 근시안적 시각, 즉 ‘연금 마이오피아’에 빠져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연금에 대한 투자를 비용이나 손실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죠. 종신연금 가입자가 일찍 세상을 뜨면 낸 보험료보다 받은 연금이 적을 수 있는데, 가입자들은 이런 경우를 떠올리면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 단기 지향 심리의 위험성은?
미래보다 현재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른바 ‘단기 지향 심리’도 소위 ‘연금 마이오피아’를 유발합니다. 인간은 먼 미래에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행동들을 미루려는 습성이 있으니까요. 먼 미래의 이익은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또한, 많은 사람은 ‘비현실적인 낙관주의자’ 이기에 자신의 기대 수명을 과소평가하고 보유한 은퇴 자산 정도면 충분하리라고 낙관하죠. 종신연금에 가입하면 은퇴 자산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하고 유동성을 상실할 수 있다고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 합리적인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인 금융회사를 찾아야
이런 이유로 고령화 시대에 유리한 종신연금을 꺼리는 사람이 여전히 많이 있습니다. 금융회사는 소비자가 근시안적 시각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일시금 또는 확정연금보다 종신연금이 유리한 이유를 상품설명서 등에 쉬운 용어로 안내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표준화된 상품이 아닌 소비자 삶의 패턴과 요구가 잘 반영되고 은퇴 이후 생활비를 개인의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할 필요도 있죠. 소비자가 비합리적인 결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금융사가 당장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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