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찾아왔습니다! 주위에서 하나 둘 여행을 떠나니 저도 두근두근한데요.
요즘에는 특정 나라보다 와인, 박물관, 쇼핑, 먹거리 등 테마를 먼저 정하고 해당 나라로 떠나는 '테마여행'이 유행인데요. 쇼핑이나 먹거리 투어도 좋지만, 색다르게 '금융'을 테마로 여행을 떠나보는건 어떨까요? 전 세계의 경제를 움직이는 곳이니만큼 배울 거리도 많고 주변에 관광지도 많답니다. '금융 여행'하면 빠질 수 없는 곳이 바로 미국의 '워싱턴 D.C.'입니다!
미국은 작년 한 해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이 두 번째로 많이 여행간 곳이기도 한데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정원 같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에요. 하지만, 그 아름다움에 가려진 이면에는 세계의 경제와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파워를 지닌 곳이기도 하죠. 오바마 대통령이 있는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이 있고, 그리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국제통화기금(IMF)’의 본사와 미국 경제의 핵심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있는 곳이랍니다. 여름 휴가, 어디로 갈지 망설이고 계시다면, 저와 함께 정치와 금융의 중심지, ‘워싱턴 D.C.’로 떠나볼까요?
▶국제 사회의 경제적 안전 지킴이, IMF에 가다!
워싱턴 경제 여행의 첫 코스는 IMF입니다!
IMF는 한국인들에겐 낯설지도 반갑지도 않은 단어인데요. IMF하면 1997년의 힘들었던 외환위기가 떠오르기 때문이죠. 그러나 IMF는 사실 세계 환율의 균형을 맞춰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 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 ; International Monetary Fund)
1944년 체결된 브레턴우즈협정에 따라 1945년에 설립되어, 1947년 3월부터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와 함께 업부를 개시한 국제금융기구.
2011년 기준 188개국이 가입 중. 세계무역의 안정된 확대를 통해 가맹국들의 고용증대, 소득증가, 생산자원개발에 기여하는 역할을 함.
IMF는 무엇보다 국제통화결제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요. 각 나라별로 통화가 달라 환율이 급변하게 되면 시장에 큰 혼란이 찾아옵니다. 또 이를 악용하는 세력이 나올 수도 있고요. 그래서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외환시세 안정, 외환제한 철폐, 자금 공여의 역할을 합니다. 대신 일반은행과는 다르게 돈을 빌리는 나라와 협의해 그 나라의 경제에 개입, 해당국의 자본주의적 경제발전을 도모합니다.
1997년 한국도 IMF의 지원을 받았었죠. 당시 한국정부가 IMF와 여러 기관, 나라들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은 최소 570억 달러(한화 약 55조 원)나 됐죠. 1998년 한국의 총지출이 115조 원이었으니 나라 살림의 50%에 달하는 큰 돈을 지원받은 샘이죠. 다만 IMF의 과도한 간섭으로 기준금리가 30%까지 올라가 대출을 많이 받았던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단점도 있지만, 세계경제의 안정을 유지하는 순기능이 더 큰 곳이죠.
▶IMF 주변엔 어떤 볼거리가 있을까요?
IMF는 워싱턴 D.C.에 총 2개의 본부를 두고 있어요. 그 중 제 1본부가 있는 19 street의 경우 주변에 알찬 관광지도 많답니다. 특히 미국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정말 많은데요. 대부분이 무료이기 때문에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에요.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자연사 박물관도 놓치지 마세요!
▶IMF 근처 여행지
- 백악관, 국회의사당, 자연사박물관, 국립미술관 등
▶미국 금융의 핵심,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가다
한국은행이 모든 것을 총괄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12개의 지역 준비은행과 연방준비은행이사회, 통화정책결정기구인 공개시장정책위원회(FOMC), 통화정책을 실행하는 연방준비제도위원회 등 각 기관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그 중 연방준비제도이사회란 미국 12개의 연방준비은행(FRB)을 연결하고 통괄하는 중앙기관으로, 지급준비율을 변경하고 가맹은행의 정기성 예금 금리의 규제, 주식거래의 신용 규제, 그리고 연방준비은행의 재할인율결정에 대한 인가 등의 업무를 합니다.
복잡하시죠?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거는 아니에요. 미국이 독립하고 중앙은행 비슷한 것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곧 지역적으로 분할해 자체적으로 화폐를 발행하자는 의견과 중앙집권적 은행을 만들자는 의견이 대립했고 1918년에 재정된 연방준비법에 따라 12개로 분할된 연방준비국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후 미국은 엄청난 경제 대공황을 거쳐 1935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로 이름을 바꿔 현재와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의장은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2012년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던 유럽국가의 재정위기 때,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사 유럽 6개국 중앙은행과 달러 스와프를 채결하고 낮은 금리로 달러를 공급하면서 유럽에 유동성을 공급해 살린 적도 있었죠. 또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행정부와 완전히 독립돼 미국의 경제정책을 전반적으로 주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런 힘 있는 기관의 의장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갖추었을지 감이 오시죠?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주변에서 링컨 대통령을 만나보세요!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백악관이 있는 프레지던츠 공원 옆, 컨스티츄션 가든스 위에 위치해 있어서 도심을 떠나 잠시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기기에 좋답니다. 워싱턴 D.C.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인 워싱턴 기념탑 같은 경우 엘리베이터를 타고 70초 만에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도 있답니다. 워싱턴의 경치를 한 눈에 보기 좋겠죠?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근처 여행지
-프레지던츠 공원, 컨스티츄션 가든, 워싱턴 기념탑, 링컨기념관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있는 컨스티츄션 에비뉴까지 왔다면 바로 아래에 있는 링컨기념관에 꼭 가보세요.
링컨기념관은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공적을 기리는 기념관으로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을 본떠 만든 건물인데요. 총 36개의 기둥이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데, 이 ‘36’이라는 숫자는 링컨 대통령이 암살된 당시 북부 연방 36개 주를 의미한다고 해요. 기념관에 들어가보면 거대한 링컨 대통령 조각상이 있는데요. 조각상의 왼쪽 벽에는 그 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말이 새겨져 있답니다. 오른쪽 벽에는 두 번째로 취임했을 당시의 연설문이 새겨져 있어요. 또한 미국의 1센트짜리 동전 뒷면과 5달러권 지폐 뒷면에 링컨기념관이 그려져 있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여행을 떠났을 때보다 그 나라의 역사나 주요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알고 가면 더 유익하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 가능한데요. 맛집이나 휴양지로 여행을 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이처럼 세계의 금융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여행을 해보는 건 어떠세요? 어렵게만 느껴졌던 금융이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질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