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11시 콘서트는 대입 수능 시험일이었습니다. 수능시험 날만 되면 귀신같이 추워지는 날씨 속에서도 11시 콘서트를 관람하고자 하는 여러분의 뜨거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오늘 공연된 곡들은 가을을 보내기 아쉬운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곡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 첼로의 선율로 느끼는 가을의 정서
오늘 11시 콘서트는 프랑스 출신 음악가들의 곡으로 알차게 채워졌습니다. 첫 곡은 포레의 <엘레지>입니다. 엘레지는 슬픔을 노래한 시라는 뜻으로 곡의 느낌 역시 슬픈 곡조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가브리엘 포레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가장 중요한 첼로 곡입니다. 이 곡은 원래 포레가 첫 번째 현악 사중주를 완성한 직후에 착수한 첼로 소나타의 느린 악장으로 작곡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소나타가 완성되지 못하는 바람에 독립적인 소품으로 남게 되었는데요. 소위 ‘운명의 조성’으로 일컬어지는 C단조로 작곡되어, 그야말로 절절한 아픔과 슬픔을 토로하는 영혼의 호소처럼 다가옵니다.
이 곡에는 작곡가 포레가 약 10년에 걸쳐 겪은 안 좋은 일들로 인해 고통받은 흔적이 역력합니다. 그 쓰라린 경험들은 내향적이고 우울한 성격을 지닌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그의 가슴 한쪽에 차곡차곡 쌓였던 응어리가 이 곡에서 극적으로 분출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두 번째 곡은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제1번 A 단조입니다. 이 곡은 생상스가 이 곡을 쓴 1872년은 보불전쟁에서 프랑스가 독일에 패배한 직후 ‘국민음악협회’가 설립되는 등 프랑스 문화예술계에 민족주의적 분위기가 한창 고조되던 시기였습니다. 이 협주곡은 단악장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템포 상 ‘빠르게-조금 빠르게-빠르게’로 구분되는 세 부분이 중단 없이 연주됩니다. 규모가 크거나 심오한 내용을 추구한 작품은 아니지만, 대신 ‘프랑스적’이라고 수식할 수밖에 없는 경쾌하고 우미하며 세련된 감각, 밝고 풍부한 색채가 매력적인 수작입니다. 특히 간주곡 풍의 중간부에서는 유창하고 시원한 흐름 속에서 특유의 위트를 발휘하는 동시에 첼로라는 악기가 가진 서정적인 속성을 충분히 부각시킨 생상스의 센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날 11시 콘서트 2부는 조르주 비제의 곡으로 채워졌습니다. 비제는 보석처럼 반짝이는 재능으로 많은 곡을 작곡했는데요. 2부의 첫 곡은 <아를의 여인> 모음곡 제1번이 연주되었습니다. 아를의 여인은 오페라 <카르멘>으로 유명한 조르주 비제가 남긴 인기작입니다. 제1곡인 전주곡은 연극의 막이 오르기 전 연주되는 곡으로 행진곡 주제에 색소폰 솔로가 흐르는 2부, 바이올린에서 나타난 고뇌에 찬 선율이 격렬하게 고조되는 3부로 구성됩니다.
제2곡인 미뉴에트는 축제일을 배경으로 한 제3막에 앞서 연주되는 곡으로, 활기찬 무곡 리듬이 토속적인 정서를 환기시키는 가운데 클라리넷, 색소폰, 바이올린 등이 다채로운 선율을 엮어갑니다. 제3곡은 아다지에토로, 과거 연인 사이였던 노인과 이웃 마을의 노파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 흐르는 곡으로, 오랜만에 재회한 늙은 연인이 과거의 사랑을 떠올리며 나누는 대화가 은은하고도 애틋한 감명을 자아냅니다. 마지막 곡인 4곡은 카리용으로, 종소리를 모방한 음형을 반복해 울리는 가운데, 축하연이 벌어질 농가의 정원에서 사람들이 활기차게 오가는 모습, 결혼식에 참석한 양가의 가족들과 하객들이 인사를 하는 모습 등이 그려집니다. 이 곡의 배경이 된 도데의 ‘아를의 여인’은 원래 1869년에 발표된 단편집에 수록된 소설이었습니다. 하지만 1872년 희곡으로 개작된 후 비제의 음악과 함께 극장에서 상연된 덕에 유명해졌습니다.
이날 마지막으로 연주된 곡은 비제의 교향곡 제1번 C장조입니다. 이 교향곡은 비제가 파리 음악원을 다니던 시절에 남긴 초기작입니다. 이 곡에서 훗날 <카르멘>과 <아를의 여인>에서 활짝 꽃피운 그의 천재성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은 오랜 세월 파리 음악원 도서관에서 잠자고 있다가 1933년에야 발견되어 1935년 스위스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고전적인 4악장 구성으로, 처음과 끝 악장은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전체 연주 시간은 30분 남짓으로 연대를 감안하면 그리 큰 규모는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비제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과 다채로운 리듬, 매혹적인 색채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프랑스의 전원을 연상시키는 쾌적하고 상쾌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오늘 연주된 곡은 마지막 악장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요. 모차르트 풍의 경쾌하고 활달하며 우아한 흐름에 멘델스존 풍의 장난기 어린 요정음악을 섞어놓아 상큼하고 짜릿한 칵테일 같은 피날레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클래식으로 먼저 만나는 크리스마스, 12월 11시 콘서트
12월의 11시 콘서트는 러시아 출신 음악가들의 곡으로 여러분을 찾아올 예정입니다. 특히, 12월에 가장 기대되는 날인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곡들이 가득합니다. 어떤 곡으로 구성되어 있을지 미리 살펴볼까요?
쇼스타코비치 <축전> 서곡 Op. 96
이 작품은 소련의 당 중앙위원회가 1954년 제37회 혁명기념일을 위해 위촉된 곡으로, 작곡가 내면에서 나온 순수 음악이 아닌 일종의 목적 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은 소비에트를 찬양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즐거운 분위기로 넘치는 밝은 내용 때문에 취주악용으로 편곡되어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서두에서 나오는 트럼펫의 팡파르는 상쾌한 느낌을 주고, 이어서 나오는 혼과 바이올린 등의 반주를 타고 흐르는 클라리넷의 선율은 오라트리오 <숲의 노래>에서 사용된 바가 있습니다. 이 곡을 감상할 때는 다양한 관악기와 타악기의 매력을 맛보는 데 있습니다.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1번 D 장조 Op. 10
이 곡은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던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5개의 협주곡 가운데 하나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재학 중이던 1911년에 작곡을 시작해 1912년 겨울 완성되었는데요. 프로코피예프의 최초 성숙기 작품으로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삶을 개척해 나가야 했던 인생의 과도기에 작곡된 곡입니다. 지휘 선생인 니콜라이 페르프닌에게 헌정된 이 작품은 원래 짧은 소규모 협주곡으로 계획되었지만, 후에는 17분 정도의 단일 악장 작품으로 규모가 커졌습니다. 몇 번씩 반복되며 절정을 준비하는 형식은 러시아적 특징을 고수하고 있으며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스케르초는 후에 프로코피예프만의 독특한 양식이 되었습니다.
차이콥스키 발레 모음곡 <호두까기 인형> Op. 71a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의 대표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 곡은 크리스마스 전날 밤을 배경으로 주인공 소녀 마리가 환상적인 꿈속으로 여행한다는 동화적인 내용을 기본 줄거리로 하고 있습니다. 장난감 병정, 쥐들의 왕, 눈의 나라, 크리스마스 랜드 등 재미있는 등장인물과 재미있는 소재들도 많이 나오고, 사탕 요정의 춤 꽃의 왈츠 등 경쾌하고 아름다운 음악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어 익숙한 곡입니다.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동화적 환상의 속의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1891∼1892년에 작곡되었고 작품번호는 71입니다. 1892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되었고, 이는 독일의 작가 E.T.A.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쥐의 임금님》(1819)을 대본으로 하여 쓴 곡입니다. 이 곡의 주인공 소녀 클라라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호두까기인형을 받는데, 꿈속에서 그 인형이 쥐의 대군을 물리치고 아름다운 왕자로 변하여 클라라를 과자의 나라 등 환상의 나라로 안내한다는 이야기입니다.
▶ 환상적인 크리스마스의 분위기, 12월 11시 콘서트로 미리 느끼세요
12월 11시 콘서트는 음악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연말 분위기를 내기 딱 좋은 공연이 될 예정입니다. 연인, 가족 등 소중한 사람과 함께 로맨틱하고 즐거운 연말 분위기를 내고 싶은 분이라면, 11시 콘서트 이벤트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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