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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은퇴, 인생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최근, 창업 관련 세무 상담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 경제의 주역인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본격적으로 퇴직하는 시기라는 것을 체감합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노후준비를 하지 않은 60대가 많아, 은퇴 후 여가만 즐기는 사람보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60대에 새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나마 자기 전문분야를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으면 다행이지만 대다수는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으로 일자리를 얻거나, 소규모 자본과 대출로 창업에 나서곤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은퇴 후 삶에 대한 계획에서 유형의 자산과 무형의 자산에 대한 꼼꼼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 꼼꼼한 준비가 필요한 은퇴 후 창업


올해 4월 창업진흥원에서 발간한 ‘2018년 창업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립 7년 차 이내의 기업 8천여 개를 표본으로 분석한 결과, 창업자의 연령 분포는 50대가 가장 높은 33.5%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40대 32.9%, 60대 이상 17.9%, 20대 이하가 1.4%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50대 이상의 창업자가 전 연령대 창업자의 절반을 넘는다는 것인데요.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시장 환경 속에서 경험이 부족한 60대가 자영업으로 뛰어들 경우, 실패가 반복되어 창업할 때 빌린 대출을 갚지 못하여 대부업체까지 손을 벌리거나 신용불량자로 내몰리는 경우까지 생깁니다. 20~30대 젊은 층은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이 있지만, 6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뒤늦게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감당하기 힘든 결과를 맞이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은퇴한 중·장년층이 창업할 때 따져봐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일단 목적성이 뚜렷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무엇을 하고, 어디에 자리를 잡고, 어떤 사람들을 주 고객으로 삼을지 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처음부터 제대로 설정해야 가게 인테리어를 비롯해 영업시간, 마케팅 등 방향을 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술집을 하고 싶다 하면 사무실이나 대학가 근처, 역세권이 좋겠죠. 그리고 배달하는 음식점을 하려면 아파트나 주택이 밀집한 곳이어야 할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목적을 뚜렷하게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에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지 개인 창업을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데요. 사업 성격에 따라서 어떤 것은 프랜차이즈가 실패확률이 훨씬 적을 수 있고, 어떤 것은 개인 창업이 더 나을 수 있으니 이 점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노후의 창업은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꼼꼼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또한, 노후에 시작하는 사업의 성패는 충분한 사전준비와 치밀한 전략도 중요하지만, 폭넓은 인간관계도 중요합니다. 역사적으로 변하지 않는 것 중의 하나가 성공과 실패는 사람과의 인간관계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은퇴 후의 인간관계는 더욱더 중요해서 전직하거나 창업을 할 때 주변 사람의 도움과 충분한 조언을 얻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인맥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죠. 많은 시간과 적지 않은 비용이 뒤따릅니다. 학교 선후배를 수시로 만나고, 지인의 경조사에 성의를 표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외롭고 쓸쓸한 노후를 맞이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은 수고스럽더라도 남을 배려하고 희생하며 특히 남과 한 약속은 잘 지키는 것이 나중에 훨씬 더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신뢰를 쌓은 인맥이야말로 그 사람의 최고의 능력이자 무형 자산이기 때문이죠.



▶ 창업하지 않는 경우, 노후의 현금흐름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아직 은퇴 전이라면 현재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후 재취업 또는 공공일자리에 근무할지, 창업할지, 나의 미래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이죠. 그렇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은퇴 후 삶에 대한 계획에서 유형의 자산과 무형의 자산에 대한 꼼꼼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창업 계획이 없다면, 노후의 현금 흐름에 대한 준비가 더욱더 필요합니다. 준비해야 할 유형의 자산 중 가장 추천하는 것은 본인의 최저생활비 수준을 고려해 죽을 때까지 현금 흐름을 끊임없이 유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현금흐름은 개인연금, 퇴직연금, 국민연금 등의 연금소득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노후에 연금소득이 어느 정도 지급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내가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예상 연금을 확인하고 싶다면 금융감독원의 통합 연금 포털 사이트를 추천합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공적 연금 및 사적 연금도 확인이 가능하므로 나의 은퇴 준비 수준을 확인할 수 있으며 추가로 노후에 대비해 보완할 부분에 대한 점검이 가능합니다.


 



은퇴를 앞둔 사람이 부족한 생활비를 보완할 수 있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거주하고 있는 집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발상을 전환하여 주택을 단순한 ‘거주’의 수단뿐만 아니라 은퇴 후 생활비를 해결할 수 있는 주택연금으로 활용하는 것이죠. 2007년에 처음 생긴 주택연금제도는 그 해 515명이 가입하고, 2018년 1월에는 5만 명의 누적가입자를 돌파하여 주택이 노후자금 확보의 중요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 노후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는 것은 건강


노년의 급격한 체력감소와 만성질환은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자신감 상실과 경제적 압박까지 더해져 더욱 큰 심리적 부담감으로 작용합니다. 건강하지 않은 신체는 불행한 노년을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 됩니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구나 알고 있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의 조절과 절제입니다. 자극적인 음식에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전환해 나가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또한 꾸준한 운동이 필요합니다. 많은 전문가가 걷거나 조깅하기, 무리하지 않는 수준의 근력 운동하기를 추천하며, 이런 운동들을 규칙적으로 하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하버드대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에 따르면 ‘빨리 걷기 등 중·고강도의 신체활동을 지속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사망확률을 60~70%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습관을 고치면 인생이 바뀌고, 결국 운명이 개선됩니다.




행복한 은퇴 생활을 유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돈보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은퇴를 의미하는 영어단어 retire는 뒤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반환점에서 타이어를 새로 갈아 끼우는(re-tire) 것. 즉,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은퇴란, 인생 후반의 스퍼트를 내기 위해서 타이어를 바꿔 끼우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어제의 삶과는 다른 삶을 살기 위하여, 본래의 나를 찾는 새로운 인생의 여행길을 떠나기 위한 은퇴 준비는 지금부터 해야 합니다. 땀 흘리지 않고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듯이 현재의 인생을 절약해서 나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요? 인생의 최종 승리자는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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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