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혼인 신고를 한 전체 부부 가운데 78%는 남편과 아내가 모두 초혼이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22%에 해당하는 부부는 남편과 아내 중 1명 이상이 재혼한 부부였는데요. 한해 결혼하는 부부 다섯 쌍 중 한 쌍은 재혼 부부일 정도로 재혼 가정은 더는 특별한 가정이거나 선입견의 대상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재혼 가정의 경우, 재산 상속과 보험을 둘러싼 법률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 재혼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해야만 상속권이 인정됩니다
보통, 사람이 사망하면 사망자(피상속인)의 재산 등 법률관계에 대해 상속이 발생하게 됩니다. 상속인은 상속이 개시되어 법률에 따라 피상속인의 재산상 지위를 승계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아직 출생하지 않은 태아, 이복형제 등도 상속인이 될 수 있으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배우자나 이혼한 배우자에게는 상속권이 없습니다.
위의 표에서 보듯, 배우자는 직계비속과 직계존속이 있으면 이들과 같이, 없으면 단독으로 상속권을 갖게 됩니다. 이때 배우자는 법적인 배우자를 의미하므로 재혼의 경우도 혼인신고를 했다면 당연히 상속권이 인정됩니다. 하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상태만 유지하고 있다면 원칙적으로 상속권을 주지 않습니다.
▶ 재혼 자녀도 상속권이 있나요?
재혼한 경우, 상대 배우자가 전혼 가정에서 출생한 자녀에게도 상속권이 있을까요? 즉, 새아버지가 사망했을 경우, 재혼 자녀(계자녀)에게도 상속권이 인정될 수 있는지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전혼 가정에서 출생한 계자녀는 상속권이 없습니다. 다만, 재혼 배우자가 생전에 계자녀를 입양한 경우에는 법률상 친자관계가 성립하며, 상속권도 갖게 됩니다.
입양에는 일반 양자 입양, 친양자 입양, 기관 입양, 국제 입양 등이 있는데요. 일반 양자입양의 경우 친생부모의 친자녀로서 지위와 양부모의 양자의 지위를 모두 갖지만, 친양자 입양은 양친의 성과 본을 따르고 친생부모와의 친자관계는 종료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 재혼 자녀의 보험금 청구권은 어떻게 되나요?
재혼가정의 경우 계자녀의 보험금청구권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생명보험 계약에서는 수익자를 특정인이 아닌 ‘피상속인의 법정상속인’으로 지정한 경우가 많은데요. 이때는 특히 보험과 관련된 법률관계를 유의해야 합니다.
위의 그림을 통해 살펴보면, 계약자 A(아내)가 피보험자 B(남편)의 생명보험에 가입하면서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지정했다고 가정합니다. 생명보험에 가입한 상태에서, 재혼 남편 B가 사망하는 경우, 발생하는 사망보험금에 대한 법률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B의 상속인들은 자신의 상속분에 상응하는 범위 내에서 보험회사에 대하여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1) 먼저 B(남편)가 A(아내)의 친자녀 C’를 입양한 경우,
B의 상속인은 A, B’, B”, C가 됩니다.
이들 상속인의 법정상속분은 각 1.5: 1: 1: 1(A: B’: B’’: C)에 해당합니다.
(2) 반면 B가 C’을 입양하지 않은 경우,
B의 상속인은 A, B’, B”이고 이들의 법정상속분은 1.5: 1: 1에 해당하게 됩니다.
위의 경우를 살펴보면, 계약자 A는 자신이 보험료 전부를 납입하였고, 재혼 남편의 친자녀 B’. B”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B’, B”의 보험금 청구를 막을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A의 경우는 미리 보험금을 받을 수익자를 지정하는 것이 원치 않는 보험금 지급을 막을 수 있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지금까지 재혼가정의 상속과 보험금청구권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상속과 보험에 관련된 복잡한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재혼가정의 상속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현명한 상속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