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고사리 같던 내 손보다 엄청 크게만 보이는 엄마의 손으로 조심조심 내 손에 봉숭아 물을 물들어주었던 기억, 새로 산 흰 옷을 입고 포도를 먹다가 흘려 군데군데 보라색 물이 들었던 기억, 누구나 가지고 있으시죠? 예로부터 이런 것들을 지칭해서 천연염색이라고 하는데요. 천연염색이란 전통의 방식으로, 다양한 색을 내기 위해 각종 화학염료를 사용하기 전까지 식물과 동물, 광물과 같이 자연 속에서 재료를 찾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답니다.
<출처 :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 캡쳐>
천연염색은 자연에서 얻은 색을 사용하기 때문에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멋을 낼 수 있으며, 인체에도 해가 없어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가 담긴 방법인데요. 최근 천연염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천연염색을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빠르게 돌아가는 디지털 시대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이 한편으로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그리워 하는 표현이 아닐까 싶어요.
▶ 예로부터 전해오는 ‘색채이론’을 아시나요?
백의민족이란, 우리민족이 남녀 구분없이 흰옷을 즐겨입고, 흰옷을 숭상하였다고 하여 유래한 별칭입니다. 문헌에 따르면 삼국시대부터 백색 옷을 즐겨 입었다고 하며, 태어나 흰 배냇저고리를 입는 것부터 죽어서 입는 흰 상복까지 흰옷에 대한 애착은 하늘과 땅을 숭상하는 민족 의식을 잘 나타낸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우리 민족이 흰색 옷을 즐겨 입었다고는 하지만,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색을 입혀서 옷을 입는 경우도 있었어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색채이론은 ‘음양오행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음양오행사상은 음과 양의 기운이 생겨나 하늘과 땅이 되고, 다시 음양의 두기운이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을 생성하였다는 사상이인데요. 이러한 오행에는 오색이 따르고 방위가 따르는데, 전통 생활을 살펴보면 음양오행에 기반을 둔 오색이 바로 ‘오방색’인 것을 알 수 있어요.
`오방색`이란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을 통칭하는 말이고, 이 색채는 방위와 관련이 있는데요. 중앙은 황색, 동쪽은 청색, 남쪽은 적색, 서쪽은 흰색, 북쪽은 검정으로, 주로 액운을 피하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사용하였습니다. `오방색`이 이용된 경우는 어렵지 않게 우리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양의 색인 `오방색`이 있다면, 음에 해당하는 색인 `오간색`이 있습니다. 다섯 가지 방위인 동, 서, 남, 북, 중앙의 사이에 놓이는 색으로 동쪽 청색과 중앙 황색의 간색인 녹색, 동쪽 청색과 서쪽 백색의 간색인 벽색, 남쪽 적색과 서쪽 백색의 간색인 홍색, 북쪽 흑색과 중앙 황색의 간색인 유황색, 북쪽의 흑색과 남쪽의 적색의 간색인 자색이 있습니다.
▶ 천연염색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천연염색을 배우는데 도움을 줄 책들 / 출처 : 네이버 책>
천연염색은 생각보다 쉽답니다. 주변의 도구들을 이용하고, 약간의 수고로움을 동반한다면 고급스러운 색상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데요. 최근에 들어 천연염색에 관련된 책자들도 많이 나오고 있고, 주변에서도 쉽게 천연염색을 통해 다양한 컬러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따라서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 노력과 시간을 조금만 기울인다면 여러분이 천연염색을 배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 천연염색, 그리고 컬러를 말하다.
요즘 패션계는 ‘비비드’ 컬러가 유행인데요. 천연염색은 그처럼 화려하고 강한 색상이 있는것은 아니지만,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게다가 자연의 의미와 기운을 품고 있기에 더욱 값어치 있고 의미있는 색상이 아닐까 해요. 옛 선조들이 시집올 때 ‘쪽이불’을 하는 이유도 쪽으로 이불을 만들어 덮으면 뭉친 기를 풀어주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쪽은 항균성이 뛰어나 아토피와 같은 피부성 질환의 원인균인 포도당구균 등을 소멸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죠.
무엇보다 천연염색을 통해 천연 색상을 사용한다면, 건강과 환경을 중요시 하는 현대 사람들의 마음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며, 각 색상의 효능을 이용한다면 건강을 위한 보조 수단으로서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전통의 색, 어렵지 않아요~
<출처 : 행복이 가득한 집>
가정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천연염색. 집에서 남편의 넥타이도 만들어 보고, 아이들의 옷이나 가방에도 사용하여 본다면 가족과 함께 작업하면서 추억도 만들 수 있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곧 추석이 다가오는데요. 우리의 전통놀이도 있지만 온 가족이 함께 천연으로 예쁜 색상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지 않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