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도자료를 보면 변액보험에 관한 부정적인 기사들이 많습니다. 민원도 많이 발생하고 있고, 이에 따라 변액보험 판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규제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변액보험과 관련된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걸까요? 변액보험은 정말 나쁜 걸까요? 변액보험의 대표적인 상품인 변액연금을 중심으로 변액연금의 특징, 올바른 가입방법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 변액보험, 최근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원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판매 당시에 과도한 수익률로 안내를 했을 수도 있고, 상품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주식시장의 침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장이 좋아서 수익이 많이 났다면 아무래도 민원이 많이 줄어들지 않았을까요?
상단의 그래프는 2004년 이후 종합주가지수 추이입니다. 물론 이건 종합주가지수일 뿐, 개별 펀드의 수익률은 다를 거고요, 모든 펀드가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아니죠. 펀드에는 채권형 펀드도 있고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펀드들이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만큼, 종합주가지수에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일 겁니다.
그래프를 보면 2004년이나, 2009년에 가입하신 상품은 수익이 발생했을 것이고, 2007년에 가입하신 상품은 손실이 발생했을 겁니다.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타이밍인데 그 타이밍을 알 수 있다면 누구나 주식투자로 대박을 이뤘겠죠.
중요한 건 2011년 이후입니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는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박스권 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정한 틀 안에 주가가 갇혀 있는 상태가 상자(BOX)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주식에 직접투자 하지 않고, 적립식펀드나 변액연금 등 간접투자상품에 가입 하셨다면 금융기관을 통해 각종 수수료만 차감되고 별다른 수익은 거두지 못하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다른 간접투자 상품보다 유독 변액보험에 많은 민원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보험'이라는 상품의 특징부터 다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 적립식 펀드와 변액연금 비교
변액연금이 한창 많이 판매되던 때에 많은 사람들이 변액연금과 적립식 펀드를 비교하였습니다.
적립식펀드는 납입하는 동안에는 공제하는 금액이 없지만 적립금 규모가 커질수록 펀드운용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증가합니다. 또한 비과세 혜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자소득이 증가할수록 이에 대한 세금부담도 증가하게 되는 거죠.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유리하지만 장기로 갈수록 불리해집니다.
반대로 변액연금은 납입하는 동안에는 사업비를 공제해서 불리하지만 납입이 끝나면 적립금 규모가 증가하더라도 펀드운용수수료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몇 가지 요건만 충족되면 10년이상 유지 시 전액 비과세가 되니 장기로 가져갈수록 유리한 거죠.
※ 보통 사업비는 납입하는 금액에 비례해서 공제하고, 펀드운용수수료는 적립금 규모에 비례해서 공제합니다.
변액연금에 가입하시는 분들은 보통 5년~10년의 납입기간을 많이 선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2011년 이후에 변액연금에 가입하신 분들 대부분 계속해서 보험료를 납입하는 중일 텐데요. 앞서 소개드린 그래프(종합주가지수 추이)를 바탕으로 보았을 때, 2011년 이후에 가입하신 분들의 경우, 납입기간 중에는 납입금액에서 사업비가 공제되고 있을 테니 원금손실이 발생할 것입니다. 게다가 수익률 마저 좋지 않으니 공제된 사업비가 회복되기는커녕, 원금손실이 더 크게 발생하고 있는 거죠. 이것이 바로 변액연금 민원의 주된 원인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면 변액연금은 왜 이런 수수료 체계를 가져가는 걸까요? 변액연금도 적립식 펀드처럼 사업비를 공제하지 않는 대신 펀드운용수수료를 크게 할 수는 없는 걸까요?
▶ 변액연금의 특징, 그리고 존재의 이유
모든 금융상품에는 고유의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금융사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기능이 다양화되면서 멀티 상품들이 많아 지고는 있지만, 각 금융상품의 고유기능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변액연금 상품 역시 고유의 목적이 있습니다. 바로 연금수령입니다.
연금상품 본연의 목적은 경제활동시기에 돈을 저축하여, 소득이 없는 노후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연금상품은 연금을 받는 시기에 가입자에게 가장 유리하도록 상품이 구성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변액연금이 적립금 비례 수수료는 작게 하고, 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공제하는 이유입니다. 변액연금도 적립식펀드처럼 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공제하지 않고 대신 그 비용만큼 적립금에 비례하여 운용수수료를 크게 공제한다면, 중간에 해약을 하는 가입자는 지금보다 유리하겠지요. 하지만 노후시기까지 계약을 잘 유지하여 연금을 수령하는 가입자는 적립금 규모가 커질수록 운용수수료가 커지기 때문에 지금보다 불리해질 것입니다. 이는 연금상품의 고유 목적에 맞지 않습니다. 중간에 해약할 때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연금을 수령할 때 가장 유리한 구조, 즉 지금의 구조가 연금상품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종신보험도 변액연금과 비슷해요! 종신보험의 가장 중요한 고유 목적은 피보험자 사망 시 사망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유족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것입니다. 사업비를 납입보험료에서 공제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변액보험과 마찬가지로 중간에 해약하는 가입자가 지금보다 훨씬 유리할 것입니다. 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공제하지 않았으니 해약해도 손실을 보지 않을 테니까요. 대신 그 만큼 사망보험금에서 공제되기 때문에, 사망보험금을 지급받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게 되겠죠. |
▶ 금융상품 가입 시 가입목적을 생각하자!
아무리 금융상품이 멀티가 된다 해도 만능 금융상품이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기에 유리한 상품이 있고, 장기에 유리한 상품이 있다는 것이죠. 자신의 목적에 맞게 가입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변액연금은 연금상품입니다. 투자할 목적으로 적립식펀드와 변액연금을 비교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연금의 관점에서 일반연금과 변액연금을 비교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일반연금에는 최저보증이율이 있어서 적립금이 손실될 우려가 없지만, 반대로 향후 금리를 생각해보면 수익이 크게 날 가능성도 매우 작습니다. 반대로 변액연금은 수익이 크게 날 가능성이 있지만 적립금이 손실될 우려가 있습니다. 다만, 변액연금은 연금이라는 고유의 목적을 충족하기 위해 아무리 투자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연금 개시 시 원금을 보증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고, 최근에는 원금 100% 이상을 초과하여 보증해주는 변액연금 상품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변액연금을 중심으로 변액보험의 특징, 올바른 가입방법 등에 대해서 말씀 드렸습니다. 모쪼록 금융상품을 선택하실 때 가입목적과 상품의 고유 특성이 부합하는지를 잘 판단하시고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변액연금은 변액이기 이전에 연금>인 점,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