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의 11시 콘서트는 다소 특별한 공연이었습니다. 이번 ‘2016 교향악 축제’는 11시 콘서트 시간과는 달리 평일 저녁과 주말을 기준으로 18번의 공연을 가졌죠. 그 영향으로 11시 콘서트는 평소의 상임 오케스트라나 자주 만나보시던 악단이 아닌 스페셜 게스트 격인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의 멋지고 개성적인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답니다.
2016 11시 콘서트는 ‘명품클래식’을 시즌 테마로 이어가고 있는데요. 다음 5월은 헨델의 고전파 음악부터 거쉬인의 현대적인 피아노 음률까지 변화무쌍한 계절에 걸맞은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다음 공연도 꼭 챙길 수밖에 없겠죠?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의 개성적 연주가 빛난 환상곡들!
쇼스타코비치 의 "축전" 서곡 Op.96
러시아라기보다 소비에트 시대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꼽히는 쇼스타코비치는 스탈린 시절부터 전성기를 맞으며 정치적인 주문도 잘 소화해 멋진 음악으로 만들어내곤 했답니다. ‘축전서곡’도 그런 곡 중의 하나인데요. 쇼스타코비치의 곡 중 가장 연주 빈도가 높은 이 곡은 본래 러시아 혁명 37주년을 맞아 개최된 음악회에서 축전에 알맞은 곡을 써달라는 당시 지휘자의 부탁에 불과 3일 만에 완성한 곡이지만, 초연부터 큰 인기를 얻으며 그의 대표작이 된 곡이기도 합니다.
상쾌한 음색의 트럼펫이 만들어내는 팡파르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상징으로 곡을 이끌어가는데요. 이 날 연주를 맡은 악단 역시 그런 흥겨운 특징을 잘 살려서 청중 여러분 역시 한껏 흥겨운 분위기에 젖어들 수 있었답니다. 곡의 구조는 쇼스타코비치가 당시 영향을 받은 오페라 서곡 ‘루슬란과 류드밀라’에서 가져온 부분들이 있다 보니 전체적으로 오페라의 느낌이 나기도 했죠.
이 날 번개 같은 손놀림으로 풍부한 음향을 빚어낸 동준모 지휘자의 노련함이 빛났는데요. 동준모 지휘자는 대표적인 한국인 음악가 시리즈의 음반 참여로도 유명하며 여러 교육기관부터 지역 오케스트라에 이르기까지 한국 음악계 발전에 고루 이바지를 해온 명지휘자랍니다. 특히 최근에는 다수의 오페라 순회공연을 여러 도시에서 가진 바 있어 이날 한층 더 서곡의 오페라 분위기를 잘 살려주셨던 것 같습니다.
<영상 출처 : 예술의전당, '쇼스타코비치 축전서곡' https://youtu.be/xK-4SzRmzac>
첼로 명인 보케리니의 아름다운 첼로 협주곡 제9번 Bb 장조 G.482
첫 번째 프로그램이 끝나고 바로 모습을 드러낸 반가운 해설자 박종훈 피아니스트가 이 날 역시 명쾌하면서도 해박한 안내로 명곡의 감상을 더욱 관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애써주셨습니다. 해설에 따르면 보케리니는 하이든이 실내악곡에서 선보였던 보조 악기로서의 첼로를 상세히 연구해 오늘날의 첼로가 연주할 수 있는 음악적 토대를 이룬 작곡자인데요. 그만큼 역사적으로도 가장 위대한 첼로 연주가로 꼽히기도 합니다.
특히 보케리니 이전에는 바이올린으로 연주되었던 파트들의 음 높이를 조절해 첼로곡으로 바꿔나가는 기술을 선보였는데요. 본래 함께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몸이 좋지 않아 휴식이 필요할 때 첼로로 동료의 바이올린 연주를 대신하던 배려에서 나왔다 하네요. 그 외에도 현재의 첼로 연주자들이 따르고 있는 연주 자세까지 모두 보케리니가 확립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니 대단한 연주자였던 게 분명합니다.
이날 첼로 협주곡은 10대 때부터 벨기에 브뤼셀 등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아온 이유정 첼리스트가 맡아 감동적인 연주를 선보였는데요. 국내 다수의 오케스트라에서 항상 협주 초청을 받으면서도 유럽 각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느라 무척 바쁜 뛰어난 연주자 중 하나인데요. 1악장 알레그로부터 3악장 론도 알레그로에 이르기까지 물 흐르듯이 끊기지 않는 연주가 해당 곡이 울려 퍼지는 내내 관객들은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과연 명불허전의 첼로 연주를 뽐내었죠.
<영상 출처 : ‘보케리니 첼로 협주곡 9번’ https://youtu.be/VZ3YXnXGOEk >
화려하고 아름다운,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
사라사테는 파가니니 사후 나타난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데요. 그래서인지 그가 작곡한 곡들은 하나같이 세계에서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바이올린 곡들로 꼽히기도 합니다. 카르멘 환상곡 역시 무척 어려운 곡인데요. 그렇게 어렵게 만든 이유가 단순히 그의 테크닉을 청중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서였다고 하니, 오로지 바이올린 연주 그 자체를 위해 만들어진 독특한 곡이기도 하죠.
본래 오페라 곡으로 유명한 ‘카르멘’의 명장면들에서 스페인풍 선율들을 뽑아 줄이고 다듬어 만든 곡이라 귀에 익은 멜로디는 멜로디대로 흥겹고 사라사테의 당시 테크닉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엿볼 수 있는 곡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날 연주는 <클래식 오디세이>와 <예술TV Arte> 등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던 바이올리니스트 김현지 연주자가 맡아 청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답니다. 김현지 연주자는 서울시향 협연의 협주곡 전석 매진을 비롯해 중국 상하이 대극장의 연주와 캄보디아의 자선 음악회 등에서도 멋진 공연을 펼쳐 무척 팬이 많은 연주자이기도 합니다.
이 날 연주가 너무 아름답고 화려해 그 선율에 흠뻑 빠져버린 관중들은 도입부인 알레그로 모데라토가 끝나자마자 그만 큰 갈채를 보내버리는 오랜만의 실수를 보여주기도 했답니다. 본래 한 곡이 모두 끝날 때까지는 손뼉을 치지 않는 것을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이었지만 종종 너무나 뛰어난 연주가 그것마저 잊게 만들 때가 있죠. 바로 이 날 김현지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가 그런 공연이었습니다.
난곡 중 난곡으로 불리는 이 곡이 끝나자마자 박종훈 해설자가 즉석에서 인터뷰를 마련하기도 했는데요. 너무나 힘든 곡이었기 때문에 한참 숨을 고르면서 이야기를 해야 했지만 바이올린만큼 매력적이면서도 소탈한 김현지 연주자의 소감과 이야기가 또한 감동이기도 했습니다.
<영상 출처 : ‘사라사테 카르멘 환상곡’ https://youtu.be/L44QmaY4_VA>
시베리우스 교향곡 제2번 D장조, Op.43
이 날의 공식적인 파이널 프로그램은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중 3악장과 4악장이었는데요. 본래 시벨리우스가 작곡한 일곱 개 교향곡 중 가장 개성이 강한 곡인데다 그 중 경쾌한 3악장과 소나타 형식의 4악장이 연속해서 연주되니 원곡 전체의 분위기보다 더 호화롭고 아름다운 흥취가 흘렀습니다.
각종 관악기와 현악기가 화합하는 어려운 부분도, 트롬본과 팀파니가 리듬을 타는 부분도 모두 동준모 지휘자의 탁월한 통제력이 빛을 발하며 더없이 개성적인 연주로 거듭나는 게 감탄스러웠는데요. 항상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되는 11시 콘서트이다 보니 이 날 듣게 되는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 그만큼 색다른 기대를 가진 분들이 적지 않았는데요. 과연 그 기대에 부응하는 멋지고 개성적인 연주로 4월의 콘서트를 빛냈던 것 같습니다.
<영상 출처 :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중 4악장’ https://youtu.be/rHEIjJ44hVA>
앙코르로 연주된 라데츠키 행진곡과 갤럽
이날 연주를 마치고도 앙코르곡이 두 곡이나 연달아 연주되어 청중들의 기쁨과 만족을 자아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관객들과도 호흡이 잘 맞는지, 크고 작은 객석의 박수소리도 멋진 연주의 일부가 된 요한 슈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에 이어 연주된 오펜바흐의 무곡인 갤럽까지 너무나 멋진 무대가 끝까지 함께 했습니다.
<영상 출처 :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중 지옥의 갤럽’ https://youtu.be/7pKS8VA7dx4>
▶[Special Event] 2016년 5월 11시 콘서트 초대권 증정 이벤트 오픈!
12번째 시즌 ‘명품 클래식’으로 계속 2016년을 채워가는 11시 콘서트의 5월은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 서곡부터 프로코피예프의 ‘고전’ 교향곡까지 아름다우면서도 정교한 곡들이 프로그램으로 대기 중인데요. 프로그램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점도 혹시 하는 마음으로 잘 기억해주시길 바라고요.
계절의 여왕 5월에 어울리는 매혹적인 11시 콘서트 초대권 이벤트 부디 놓치지 마시고 참여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응모방법 또한 무척 간단하니 사랑하는 연인, 가족, 동료와 함께 즐기실 수 있도록 초대권 신청 댓글을 우선 공개로 남겨주신 후 그 글에 다시 비밀댓글로 성함과 휴대전화번호와 주소를 남겨주시면 신청이 완료됩니다. 그럼 5월 11시 콘서트에서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