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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가짜 교통사고부터 성형미용까지, 보험사기를 낱낱이 파헤치다!

 


얼마 전 ‘크레파스로 사고 위장’을 했다 적발된 수입차 보험 사기 사건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요. 멀쩡한 차에 크레파스를 칠해 사고가 난 것처럼 속인 뒤 수억 원의 보험수리비를 청구해 가로챈 사건이었죠. 


요즘 언론에는 고의 교통사고, 허위 입원 등 보험 사기에 대한 기사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남의 일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보험 사기는 결국 보험료를 인상시켜 선량한 보험 가입자인 스스로에게도 직접 피해로 돌아오게 됩니다.




보험 사기가 끼치는 경제적 손실의 규모


국내 보험 사기 규모는 연간 5.4조 원대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이는 보험금 누수를 초래하여 선량한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추가 부담으로 이어져 국민 1인당 7만 원, 가구당 20만 원 수준의 경제적 손실도 발생시키고 있지요.



제가 4년여간 맡은 파트에서 보험 사기 담당 업무를 하며 가장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바로 보험 사기는 다른 범죄에 비해 죄의식이 낮아 일반 시민들도 범죄인지 인식도 못한 채 잠깐의 유혹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라는 잘못된 인식은 10대 청소년들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있으며 보험 사기로 인해 받는 처벌보다 범죄 이익이 더 크다는 이유로 ‘안 걸리면 대박, 걸려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인식을 갖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지요.


이렇듯 날이 갈수록 다양한 보험 사기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 있는 법, 제가 있는 한화생명 보험 사기 특수조사팀(SIU)에서는 보험 사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꼼꼼한 조사와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답니다. 보험 사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 대표적인 사례들을 통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1. 고의로 사고를 일으키는 차량 보험 사기

역주행 차량에 뛰어들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입원보험금을 편취한 일당 9명이 검거됐는데요. 10대들인 고등학생을 포함한 이들의 범행 수법은 전문 사기 일당 못지않았습니다. 선배나 친구들의 얘기를 듣고 범행을 시작한 이들은 17차례나 일부러 사고를 내 보험금 7천여만 원을 챙겼습니다. 피해자들은 주로 일방통행 길에서 역주행을 하다 보험 사기에 당했기 때문에 고의 사고가 의심돼도 제대로 따지지를 못 했습니다.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 때문에 10대 청소년들까지 범죄에 뛰어든 사례 중 하나였죠.


이렇게 고의로 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받아내는 자동차보험 사기범의 78.4%가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업을 해본 적 없는 20·30대 청년들의 숫자가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보험 사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며 실제로 보험 사기로 적발된 20·30대 가운데 대부분은 직장이 없었습니다. 10대, 20대 낮은 연령대의 보험 사기가 줄지 않는 것은 향후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어 이런 유의 보험 사기 근절을 위해 특히 힘써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보험 사기는 우리 생활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매일 이용하는 자동차를 이용한 사고, 감기약을 지어먹는 집 앞의 병·의원에서도 일어나곤 합니다. 보험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의 생활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2. 외제 차량을 이용한 고액 보험 사기

외제차량과 국산 고급 차량을 이용하여 차선을 급히 변경하는 사례를 범행 대상으로 삼아 접촉 사고를 낸 뒤 수리비는 물론 동승자들이 모두 입원하는 수법으로 고액의 보험금을 편취한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되는 사건이었는데요. 지역 선·후배는 물론 동거녀까지 동원해 차선 변경하던 차량을 자신의 체어맨 차량으로 들이받는 사고로 100여 차례에 걸쳐 6억여 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였습니다. 


이들은 3개 그룹으로 나뉘어 보유 중인 외제차량과 국산 고급 차량 등에 3~4명씩 나눠 타고 돌아다니며 차선을 급히 바꾸는 차량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차선 변경 시 상대 차량에 가까이 다가가 접촉 사고를 낸 뒤 수리비와 입원비를 챙기는 수법으로 많게는 1천만 원까지 뜯어냈다고 합니다. 이들은 교통 법규를 위반했거나 음주가 의심되는 차량을 발견하면 더 적극적으로 사고를 유발해 보험금을 편취한 뒤 유흥비로 탕진하기도 했는데요. 검거가 되자 “쉽게 돈을 벌 수 있어 범행을 계속했다”라고 진술한 사례입니다.





3. 가짜 진단서 발급으로 미용수술비용을 처리한 보험사기

최근 어떤 병원의 피부관리실에서는 “쌍꺼풀 수술”, “코 수술” 등 성형수술 및 피부관리를 받은 뒤 계단에서 넘어져 요추 질환으로 입원치료를 한 것처럼 속여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은 뒤 보험금을 편취하여 적발된 사례가 있었는데요. 이러한 수법을 사용하여 성형 수술비로 나온 몇 백만 원이 모두 실손 보험으로 처리되었다고 합니다. 사고나 예기치 않은 질병 때 지급돼야 할 보험금이 성형수술비로 나간 것이죠. 


이러한 보험사기의 경우 전문 중개인까지 생겨나서 무턱대고 입원부터 하라고 권한다는데요. 질병 치료를 했다고 허위 진단서를 꾸민 뒤 마사지, 피부관리, 비만치료를 해주고 가족이 번갈아 마사지를 받기도 합니다. 실손 보험만 있으면 성형수술과 마사지를 공짜로 받을 수 있다고 광고하는 병원들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4. 장해 환자로 위장한 꾀병 보험 사기

대학병원의 의사와 손해사정사 일당이 같이 불구속 입건된 사례였는데요. 해당 일당은 “장해 진단을 받으면 보험금을 더 탈 수 있다”라며 환자들에게 접근해 대학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로부터 허위 후유 장해진단서를 끊어주고 수수료를 받는 조건으로 총 39억 원의 보험금을 편취했습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라 했던가요. 교통사고로 목뼈 골절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도 하반신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주장해 다시 한번 거액의 보험금을 챙기려 했지만 하반신 마비 영구 장해를 진단받은 사람이 거짓말처럼 걸어 다니는 모습이 경찰에 포착되어 그만 덜미가 잡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누구나 넘어갈 수 있는 보험 사기의 유혹


자기 자신이 애초에 보험 사기 의사가 없다 하더라도 병원에서 “보험금을 받게 해 줄 테니 고액의 치료를 받아라”,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라는 유혹에 넘어가거나 입원기간 중 잦은 외출 외박도 범죄자가 될 수 있음을 주의하지 않으면 작은 규모라도 보험 사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하셔야 합니다.


날이 갈수록 보험 사기는 조직적, 지능적으로 변해가고 있어 그 예방과 적발이 쉽지 않은데요. 보험 사기 제보 창구를 통해 접수된 제보가  보험 사기로 적발될 경우 기여도에 따라 신고포상금(최고 5억 원)을 지급하고 있으니 주위에서 허위 입원이나 가공된 사고 등 보험 사기가 의심되면 제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제보처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내 『보험범죄신고센터』

      - 인터넷 : 보험범죄신고센터 <바로가기>

      - 전화(전용) : 국번없이 1332

한화생명 SIU파트 : 02-789-7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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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