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11시 콘서트는 뜨겁게 달궈진 한 여름 날 열렸는데요. 더운 날씨만큼이나 콘서트장의 열기는 대단했습니다. 7월 11시 콘서트에서는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비발디와 베토벤의 곡들을 연주했는데요. TV나 핸드폰으로만 듣던 곡들을 실제로 들으니 감동이 배가 되었습니다. 2016년 12번째 명품 클래식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명곡이 더욱 명곡으로 빛났던 7월 11시 콘서트의 현장 분위기 전달 드리겠습니다. 또한 다음달 8월 11일 목요일에 열릴 한여름의 11시 콘서트에서는 바그너와 모차르트의 명곡들이 여러분을 반갑게 맞이할 것입니다. 장마의 끝에 열릴 8월 11시 콘서트,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 기다립니다.
▶고전적인 우아함과 세련된 계절 감각이 피어났던 서곡과 협주곡들
아름답고 힘찬 명곡, 로시니의 오페라 <도둑까치> 서곡
힘찬 북소리와 함께 시작된 이 곡은 클래식 콘서트에서 앙코르로도 자주 등장하지만 콘서트의 오프닝 곡으로도 안성맞춤인 곡입니다. 긴장감 있는 북소리와 함께 아침의 고요함을 일깨운 <도둑까치>는 귀에 익숙한 아름다운 선율로 객석을 다시 차분하게 물들게 하더군요.
곡의 제목인 <도둑까치>는 이름 그대로, 극에서 벌어지는 수상한 도난 사건의 등장인물들이 우여곡절 끝에 까치가 진범임을 알아내는 밝고 유쾌한 내용의 오페라입니다. 이 곡의 작곡가 로시니가 <도둑까치>를 작곡하게 되었던 사연도 무척 인상깊은데요. 곡이 제시간에 만들어지지 않아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애를 태우던 로시니가 갑작스럽게 떠올린 악상이 지금의 <도둑까치> 서곡이라고 합니다. 짧은 곡이지만 로시니의 매력을 충분히 맛볼 수 있는 곡이랍니다.
<LA 필하모닉, 로시니 <도둑까치> 서곡 연주>
계절의 매력이 음악에 담긴,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두 번째 프로그램은 과연 이 멜로디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비발디의 '사계' 바이올린 협주곡이었습니다. 비발디 하면 사계라는 말이 따라나올 정도로 너무나 유명한 협주곡이죠.
<마리 사무엘슨, 비발디 여름 연주>
이날 지휘는 김종덕 지휘자께서 맡아주셨는데요. 한국음악상을 수상한 바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지휘자이며 우리나라의 대표 목관 연주자시기도 한 분이라 그런지, 관록의 자연스러움으로 편안하게 악단을 끌어가시는 모습에서 거장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사계 중 봄과 여름 두 계절을 선보였는데요. 각각 삼 악장으로 구성된 이 협주곡은, 본래 지금처럼 사계로 구성된 네 협주곡이 아니라, 무려 열두 곡으로 작곡된 바로크 음악 시대의 걸작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처음의 네 곡이 자주 연주되다 보니 오늘날의 '사계'가 된 것인데요. 각 계절의 협주곡 악장마다 어떤 곡인지를 묘사한 짧은 소네트(시)는 청중들의 이해를 돕습니다. 아마 비발디 자신이 쓴 소네트일 거라고 하네요. 봄 소네트에서의 따뜻한 봄과 시냇물 묘사, 여름의 폭풍우와 번갯불 묘사는 청중들을 곡에 푹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이 날 연주를 맡은 바이올리니스트 정상희 씨는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연주로 관객들에게 때로는 봄의 새소리처럼, 때로는 여름의 폭우처럼 바이올린의 투명한 음색을 들려주며 감동적인 1부 무대를 선사했습니다.
훌륭한 연주가 끝난 후 정상희 씨와 짧게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정상희 씨는 스스로도 만족스럽게 연주를 잘할 수 있었던 것은, 지휘자 없이 실내악 연주자들의 협연으로 이뤄지는 보통의 비발디 사계 연주와는 달리, 김종덕 지휘자의 세심한 지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휘자와 악단에 공을 돌렸습니다.
바이올린 솔로와 수석 바이올린 주자의 앙상블, 첼로 주자와 따뜻한 음색의 하프시코드도 부드러운 조화를 이뤘던 비발디 <사계> 연주 시간은 봄과 여름 만났던 시간이었답니다.
밝은 희망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 G장조 Op.58
인터미션(중간 휴식시간)을 마친 뒤 시작된 음악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이었는데요. 이 곡은 대중들에게 아주 잘 알려진 곡은 아니지만 협주곡의 완성도로는 높은 평가를 받는 곡입니다. 본래 음악가 하이든 밑에서 교향곡과 협주곡 구성을 배운 베토벤이었기에 이 협주곡 이전까지의 곡에서는 하이든의 색채가 많이 묻어나지만, 4번 피아노 협주곡부터는 비로소 베토벤 본연의 색깔이 잘 드러난다고 합니다.
<예술의 전당 청소년 음악회,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이 날 베토벤 피아노를 재현한 오윤주 피아니스트는 그 경력만큼이나 다양하고 화려한 활동으로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인기 피아니스트인데요. 박종훈 해설자의 소개에 의하면 둘은 고교 동기로 같은 시대 같은 음악세상을 만들어나가는 훌륭한 동료라고 합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은 이 날 1악장만 연주되었지만, 한 악장임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주제와 더불어 피아니스트의 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카덴차가 잘 들어있어 알찬 곡이기도 한데요. 이 날 연주는 '베토벤 피아노가 이런 느낌이지' 하는 공감을 선사해주었습니다.
많이들 놀라신다는, 하이든 교향곡 제94번 G장조 '놀람'
하이든의 이 곡은 청중을 두 번 놀라게 하는 곡으로 유명합니다. 하나는 이 교향곡의 번호가 무려 '94번'이라는 점. 하이든이 많은 교향곡을 작곡했고, 또 그 곡들이 긴 세월을 지나 오늘까지도 계속 인기리에 연주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10Th FAVORI CHAMBER ENSEMBLE>
또 하나는 제2악장에서 팀파니가 갑작스럽게 포르테로 연주되며 듣는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는 사실이죠. 조용한 분위기에 젖어있던 관중들이 깜짝 놀라 의자에서 미끄러지는 상황이 생길 정도니까요. 그래서 '놀람'이라는 부제가 붙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 날 '언제 놀랄까' 하고 기다릴 관중들을 생각한 프로그램의 배려인지, 1악장은 생략한 채 바로 2 3 4 악장으로 연주된 구성 덕에 관중들은 처음부터 마음껏 놀랄 수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재미있는 곡 구성과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연주 때문에 객석이 한껏 흥겨워졌습니다.
앙코르의 단골손님, 로시니의 빌헬름 텔 서곡(윌리엄 텔 서곡)
'놀람' 교향곡을 끝으로 콘서트가 마무리가 되는 듯 했지만, 그 아쉬움을 달래듯 이어진 앙코르 곡은 3월 11시 콘서트에도 등장했던 빌헬름 텔 서곡이었습니다. '이대로 끝나기에는 섭섭한데' 싶은 순간을 위로해주기에 안성맞춤인 마무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날 연주를 맡은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는 열정적인 분위기가 특징인 악단인데요. 김종덕 지휘자와의 뛰어난 호흡으로 새롭고 신선한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의 매력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호흡만큼 뜨거운 감동으로 공연이 끝나고도 한참 동안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고 하네요.
8월 11시 콘서트에서는 또 어떤 연주들이 객석에 울려 퍼질지 기대하게 만드는 한 여름의 11시 콘서트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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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펼쳐질 한여름의 11시 콘서트 역시 뛰어난 라인업을 자랑하는데요. 독일 음악협회에서 선정한 미래의 거장 10인 중 한 명이자 독일 울름시립극장의 수석지휘자인 지중배 지휘자께서 지휘봉을 잡습니다. 또한 11시 콘서트의 해설을 맡고 계신 박종훈 피아니스트가 치하루 아이자와씨와 함께 비발디와 모차르트의 명곡들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비발디의 사계를 국내 최초 포핸즈로 연주했던 2015년의 감동을 이어나간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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