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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분양형 호텔, 지금 시작해도 괜찮을까?



저금리로 인해 새로운 투자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수익형 부동산은 고정적인 수입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분양형 호텔’도 수익형 부동산 중의 하나입니다. 최근 거리에서 수익형 부동산 중 분양형 호텔에 대한 현수막을 쉽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명동이나 강남 같은 번화한 거리에서는 분양형 호텔의 모델하우스까지 심심찮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높은 수익률을 장담합니다. 정말 분양형 호텔이 저금리 시대를 깨부술 도깨비방망이일까요?




 분양형 호텔이란?


분양형 호텔은 객실을 투자자들이 분양받고 호텔 운영으로 나오는 수익을 배분 받는 상품입니다. 오피스텔이나 상가와 같은 기존 수익형 부동산 상품은 투자자가 직접 임대관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반면 분양형 호텔은 전문운영사가 운영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노력 없이도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소유 형태도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분양∙구분 등기를 통해 객실별로 소유권을 부여하는 형태여서 한때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분양형 호텔, 일반호텔과 다른 점



우리가 잘 아는 조선호텔∙신라호텔 등과 같은 일반호텔은 모두 ‘관광호텔’입니다. 일반호텔과 분양형 호텔은 일단 법규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호텔은 관광호텔이기 때문에 관광진흥법의 적용을 받지만, 분양형 호텔은 공중위생관리법의 적용을 받는 일반 숙박시설로 흔히 모텔이나 여관으로 부르는 숙박시설과 같은 법규의 적용을 받습니다. 일반호텔과 분양형 호텔에 적용되는 법규가 다르기 때문에 분양형 호텔은 일반 숙박시설로 등록하여 분양이 가능하지만 관광호텔은 분양이 불가능합니다.




 분양형 호텔의 투자 현황


분양형 호텔은 2013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분양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국내 관광숙박시설을 늘릴 필요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는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 관광호텔에 대해 용적률 완화 등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어 주면서 지원했습니다.



이런 정책들에 힘입어 2014년, 2015년에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강원도 속초, 경기도 평택 등 관광지와 산업단지 인근을 중심으로 분양형 호텔 공급량이 대거 증가되었습니다. 그 결과, 국내 분양형 호텔의 35%가 몰려있는 제주도도 현재 숙박시설 공급과잉으로 분양형 호텔의 수익률 저하는 물론 기존 숙박업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대체 상품인 관광호텔도 지난 2012년 2만 7,156개에서 올해 4만 5,136개, 내년에는 4만 9,804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최근에는 대형호텔 체인들까지 비즈니스호텔로 사업영역을 넓혀서 분양형 호텔의 공급과잉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분양형 호텔의 피해 사례


분양형 호텔이 성행하면서 그에 따른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경기 평택 분양형 호텔에 투자한 김씨는 2년간 10% 수익률 보장이란 말에 투자를 시작했지만 입지상 이미 수익률 10%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계약 후에야 알았습니다. 김씨는 부랴부랴 분양홍보관에 찾아갔지만 계약해지도 불가능했고, 대출도 저축은행에서 받은 것이라 이자가 은행권의 두 배에 육박해 절망했다는 안타까운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 제주도에서도 분양형 호텔이 무리하게 투자자를 모집하고 시행사와 시공사의 부도로 진통을 겪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공사와 시행사의 부도로 부실공사가 이루어지자 객실가동률과 연동된 수익률이 감소되었던 것입니다. 현재 투자자와 시행사 간에 법정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분양형 호텔, 투자 시 유의점은?


다양한 피해 사례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명확한 투자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첫째, 구분 등기가 되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구분 등기는 오피스텔처럼 객실 하나하나에 등기를 내는 방식이고, 지분 등기는 등기를 하나로 내되 투자자들이 투자한 만큼 지분을 나눠 갖는 방식입니다. 구분 등기는 분양받은 객실을 사고팔거나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지분 등기는 이 같은 재산권 행사가 어려울 수 있으니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관련업계의 근거 없는 고수익 제시에 유의해야 합니다. 상당수의 분양형 호텔이 수익 보증기간 10% 이상의 수익률을 내세우지만 현실은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객실가동률이 하락할 경우 시행사가 제시하는 확정 수익률보다 실제 수익률이 밑돌 수 있다는 것에 유념해야 합니다.


셋째, 시행사와 운영사의 운영능력이나 재무상황을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시공사(건설사)의 브랜드에 웃돈이 붙는 아파트와 달리, 분양형 호텔은 시행사와 운영사의 운영능력이나 재무상황 등이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대기업 책임준공'이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시공 이후의 상황을 예상해야 합니다. ‘수익률 보장’ 같은 문구가 계약서에 있더라도 사업자가 부도 날 경우 확정수익률을 지키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계약 전에 주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지역별 분양형 호텔 공급량을 확인해야 합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장성이 높은 제주도는 이미 과잉 논란까지 일고 있습니다. 여러 지역들에서는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고 있는 만큼, 분양형 호텔 투자에 임하는 투자자들은 꼼꼼히 살펴보고 보수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분양형 호텔은 투자가 성공한다면 매우 편하게 정기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상품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상품의 매력이 높은 만큼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으니 성급하게 뛰어드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투자 전, 많은 돌다리를 두드려보는 투자자만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은 항상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