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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불황형 흑자 시대, 탈출방법은?

여러분 가정의 경제 지갑은 안녕하신가요?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연간 ‘평균 소비성향’. 즉, 소득에 대한 소비 비율은 71.9%라고 합니다. 쓸 수 있는 돈이 100만 원 있었다면 이 중 71만 9천 원만 쓰고 28만 1천 원은 저축했다는 의미인데요. 소비성향이 떨어졌다는 것은 가계가 소비를 자제하고 비축하는 돈을 늘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갑을 닫아 지출을 줄이는 거죠. 



경기가 불황기에 접어들었을 때 수입이 지출보다 줄어 ‘흑자’가 되기 현상이기 때문에 경기 부진, 소득 감소, 소비 위축, 경기 둔화를 내포하고 있는 반갑지 않은 손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가계가 불황형 흑자에 접어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큰 원인으로 ‘가계부채(Debt)’의 증가를 들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약 1,200조 원의 가계빚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일반 대출과 신용카드,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금액으로 1년 동안 무려 11.2%가 증가한 것인데요.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인 2.6%보다 무려 4.3배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두 번째로 구구조의 변화(Demographic)에 따른 ‘생산 인구의 감소’입니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인구의 자연증가 여력이 한계에 다다른 것인데요. 노년층을 중심으로 한 1인 가구의 증가, 심각한 취업난으로 인해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증가하면서 생산에 뛰어들 인구가 감소하면서 불황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물가(Disinflation)를 들 수 있습니다. 공급이 넘쳐나는데 비해 수요가 부족한대서 오는 ‘저물가’는 경기 부진을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저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계, 기업 등 각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는데요. 소비자 물가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거듭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불황형 흑자가 될 수밖에 없겠죠.


 

불황형 흑자가 계속될 경우 우리나라가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화의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20년’이란 일본 경제 1990년대와 2000년대를 표현하는 단어로 1980년대 후반 발생했던 자산 거품이 급격히 꺼지면서 만성적 저성장과 부동산 붕괴 등 ‘자산 가격 내림세’가 이어진 기간을 말합니다. 



이와 맞물려 최근 일본은 ‘사토리(さとり·달관)세대’, 라는 ‘경제불황 키즈’가 하나의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토리세대란 자동차, 여행, 명품은 물론 기본적인 생활필수품에 대해 무관심할 정도로 지나치게 절제된 소비행태를 보이는 젊은이를 말하는데요. 이들은 1990년대 중반 태어나 이후 20년간 일본의 경제 불황만 보고 자란 일명 ‘디플레이션 세대’입니다. 지지부진한 임금상승, 낮은 직업 안정성, 활력 없는 소비만 보고 자란 젊은이들이 경제적 독립, 결혼 등을 자연스럽게 포기하고 있는 현상으로 우리나라의 삼포세대, 오포세대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다면 불황형 흑자는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전문가들은 2016년에도 불황형 흑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단기적인 경기부양정책 보다는 소득과 직결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통해 소비자들이 노후나 미래에 대해 갖고 있는 불안감을 줄이고 경기 전망에 대한 기대를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죠. 장기침체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일본의 경우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보다 근본적으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경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봄날의 햇살을 기다리는 눈 속의 새싹처럼 기분 좋은 호황형 흑자 시대를 맞이하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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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